[IB토마토](수주만 큰 설계사)①압구정·목동 수주에도…현금 70% 급감한 까닭
수주 확대 속 매출채권·계약자산 동반 증가
공사 진행에 매출 늘지만…대금 회수는 후행
정비사업·하이테크 모두 나타난 현금흐름 괴리
2026-06-12 07:00:00 2026-06-12 07:00:00
이 기사는 2026년 06월 10일 10:5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압구정·목동·여의도 등 대형 정비사업이 본격화하면서 설계사와 건설사업관리(CM)·프로젝트관리(PM) 업체들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수주 확대가 곧바로 재무안정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설계·프로젝트관리 업종은 인건비 비중이 높고 용역대금 회수 기간도 길어 외형 성장과 별개로 현금흐름 부담이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비사업 중심 포트폴리오와 반도체·데이터센터·해외 인프라 등 하이테크 사업 중심 포트폴리오는 발주처의 신용도와 사업별 수익성, 대금 회수 구조에서 차이를 보인다. 이에 <IB토마토>는 정비사업 수혜로 주목받는 희림을 비롯해 한미글로벌, 포스코A&C 등 주요 설계·CM·PM 업체의 매출채권 회수기간(DSO)과 영업현금흐름, 발주처 신용도, 사업별 수익성을 비교해 수주 확대가 실제 수익과 현금 창출로 이어지고 있는지 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김소윤 기자] 압구정·목동·여의도 등 대형 정비사업 수주전이 본격화되면서 설계·CM(건설사업관리)·PM(프로젝트관리)업계가 전성기를 맞고 있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이야기는 다소 다르다. 수주잔고와 매출 증가와 다르게 실제 현금 유입 속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 매출채권과 미청구채권(계약자산) 증가하지만 현금성 자산은 감소하거나 정체되고 있다. 희림(037440)한미글로벌(053690) 등 대표 업체들의 재무제표에서도 프로젝트 기반 사업 특유의 현금흐름 시차가 뚜렷하다.
 
목동1단지 정면 투시도 (사진=희림)
 
압구정·목동 설계 따냈지만…현금화는 '시간과의 싸움'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희림은 최근 국내 정비사업 시장 확대에 힘입어 설계 부문 중심의 매출 구조를 강화하는 가운데 국내 설계 매출은 1086억원에서 1191억원으로 9.66%(105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2319억원)이 전년(2410억원) 대비 3.92%(91억원)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5%에서 51%로 커졌다.
 
올해 1분기에도 이러한 흐름은 이어졌다. 국내 설계 매출은 307억원으로 전체 매출(597억원)의 51%를 차지했다. 국내 감리 매출은 214억원(36%)을 기록했다. 
 
희림은 최근 압구정·목동·한남 등 서울 핵심 정비사업지와 공항·신도시·복합개발 프로젝트를 잇달아 수주하며 국내 건축설계 업계에서 가장 화려한 수주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회사의 올해 1분기 수주잔고는 1조 1676억원다. 작년 말(1조 1083억원)보다 5.35%(593억원) 증가했다.
 
대표 수주 사업장은 압구정3구역 재건축 설계용역(239억원), 목동12단지 재건축 설계용역(120억원), 가덕도신공항 여객터미널 설계용역 (315억원),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종합개선 설계용역(222억원), 백현마이스 도시개발사업(311억원), 송도 랜드마크타워1 설계용역 (149억원) 등이다. 특히 압구정·목동·한남하이츠·반포미도1차 등 서울 핵심 재건축 사업장을 선점해 눈길을 끈다.
 
화려한 수주 실적은 현금 유입으로 직결되지 않았다. 희림의 수주잔고 상당수는 재건축·도시개발·공항·복합개발 등 장기 프로젝트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특히 설계·CM 업종에서 중요한 계약자산(미청구공사)과 매출채권 관리 부담이 커졌다.
 
올해 1분기 기준 설계부문 미청구공사는 412억원으로 지난해 말(378억원)보다 9.07%(34억원) 늘어났다. CM부문 미청구공사는 작년 말(142억원) 대비 177억원으로 24.08%(34억원), 매출채권은 439억원에서 495억원으로 12.73%(56억원) 증가했다.
 
반면 현금및현금성자산은 314억원에서 95억원으로 69.79%(219억원) 급감했다. 수주 확대와 함께 매출 인식은 늘고 있지만, 현금 회수 속도는 이를 못따라 가고 있다.
 
희림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최근 대형 정비사업 수주 확대에 따라 미청구공사와 매출채권도 자연스럽게 증가한 측면이 있다"며 "정비사업은 사업 기간이 길어 매출 인식과 대금 회수가 단계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프로젝트별 채권 회수 현황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비사업 수주는 중장기 수주잔고와 매출 기반 확보 측면에서 의미가 크며 향후 사업 진행에 따라 안정적인 매출 창출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프로젝트 쌓였어도 현금 유입은 후행
 
또 다른 대표 상장 설계사 한미글로벌은 희림과 사업 구조 측면에서 차이를 보인다. 희림이 정비사업과 건축설계를 중심으로 성장해 온 기업이라면, 한미글로벌은 PM(Project Management)·CM(Construction Management)을 주력으로 하며 반도체 공장, 데이터센터, 첨단산업시설, 해외 인프라 프로젝트 비중이 크다. 
 
두 회사 모두 인력과 기술력을 기반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대표적인 건설기술 서비스 기업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 만큼, 수주 이후 프로젝트 진행에 따라 매출을 인식하고 대금을 회수하는 구조가 유사하다. 즉, 매출채권·계약자산 관리 현황이 수익성 못지않게 중요하다. 
 
한미글로벌은 PM 중심의 사업 구조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용역 매출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477억원으로 전년 동기(445억원) 대비 7.22%(32억원) 증가했다. 이 중 용역형 매출이 454억원으로 전체 95.15%를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국내 용역 매출은 355억원, 해외 용역 매출은 99억원이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도 전체 매출 1642억원 가운데 용역형 매출이 1629억원에 달해 대부분의 매출이 PM·CM 용역에서 발생했다. 
 
특히 해외 용역 매출은 2023년 220억원, 2024년 275억원, 2025년 307억원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3개년 동안 39.26%(87억원) 늘어났다. 올해 1분기도 전년 동기(92억원)보다 7.38%(7억원) 증가한 99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공장, 데이터센터, 첨단산업시설 등 하이테크 프로젝트와 해외 PM 사업 확대가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수주 측면에서도 한미글로벌은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수주총액은 약 8850억원, 수주잔고는 3936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업장 중 삼성전자 평택 P4 라인 등 민간 용역 프로젝트가 수주총액 6889억원, 수주잔고 2953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물량의 75% 이상을 차지했다. 관급 프로젝트 또한 가락동 농수산물시장 2단계 사업 등을 포함해 약 156억원의 수주총액을 확보하고 있다. 해외 사업 역시 리비아 주택·인프라 프로젝트 등 13개 사업을 통해 536억원의 수주잔고를 보유했다. 전체 수주잔고의 대다수가 삼성전자 등 민간 발주처 프로젝트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정비사업 조합 중심의 설계사들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한미글로벌도 수주 확대와 함께 계약자산과 매출채권이 증가한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계약자산은 504억원으로 지난해 말(371억원) 대비 35.60%(132억원) 증가했다. 용역계약 관련 미청구채권(484억원) 비중이 96.10%로 대부분이었다.
 
같은 기간 매출채권 또한 554억원에서 582억원으로 5.18%(29억원) 늘었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은 829억원에서 784억원으로 5.38%(45억원) 줄었다. 프로젝트 수행에 따라 매출은 먼저 인식되지만 실제 청구와 대금 회수는 후행하는 프로젝트형 사업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다. 희림과 마찬가지로 한미글로벌 역시 수주 증가가 곧바로 현금 유입으로 직결되지 않고 있다.
 
희림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평가는 나온다. 한미글로벌은 삼성전자(005930) 등 대형 민간 발주처 프로젝트 비중이 높아 매출채권 증가 폭이 크지 않은 반면, 현금및현금성자산도 700억원 이상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PM·CM 사업 특성상 프로젝트 초기에는 계약자산이 증가하고 이후 정산 단계에서 매출채권과 현금으로 전환되는 구조가 나타난다며, 향후 계약자산의 회수 속도가 실제 현금 창출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소윤 기자 syoon133@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