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술주 우려에 코스피 숨고르기
코스피, AI 투자 둔화 우려에 장중 3%대 급락
정부 메가프로젝트 발표에 낙폭 대부분 만회
코스닥, 정책기대에 8%대 '점프'…920선 회복
2026-06-29 16:31:46 2026-06-29 16:34:42
[뉴스토마토 김현경 기자] 미국 인공지능(AI) 투자 둔화 우려가 국내 반도체 대형주를 흔들면서 코스피가 하락 마감했습니다. 다만 장 후반 기관과 개인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장중 3% 넘게 밀렸던 낙폭은 0.20%로 줄었습니다. 반면 코스닥은 정책 기대감과 반도체 쏠림 완화에 따른 순환매에 힘입어 900선을 훌쩍 넘기며 8%대 급등했습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6.56포인트(0.20%) 내린 8394.65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76.93포인트(0.91%) 내린 8334.28로 출발한 지수는 한때 8100선 초반(8127.99)까지 밀리며 3% 넘는 낙폭을 기록했지만, 오후 들어 기관과 개인의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하락폭을 상당 부분 만회했습니다. 수급별로 외국인이 7조7332억원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린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4조5971억원, 2조9326억원 순매수했습니다.
 
코스피 약세는 미국 빅테크의 AI 수익성 우려가 다시 부각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기업공개(IPO)를 내년으로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고, 애플이 메모리 가격 상승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인상한 데 이어 중국산 메모리 칩 구매 승인을 미국 행정부에 요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반도체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국제결제은행(BIS)이 AI 거품 붕괴 가능성을 세계 경제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하며 AI 투자 둔화가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 점도 투자심리에 부담을 줬다는 분석입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가격 급등에 따른 비용 부담 우려와 극단적인 변동성이 겹치며 반도체 업종 투자심리가 약화됐다"며 "최근 반도체 업종이 국내 증시의 극심한 변동성을 야기했던 만큼 경계심리가 확대되며 매물 출회가 지속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오후 들어서는 정부가 청와대에서 개최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계기로 지수가 소폭 반등하기도 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과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 정부는 반도체·AI 데이터센터·피지컬AI를 아우르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공개했습니다. 서남권에 800조원 규모 메모리 반도체 생산 거점을 구축하고, 충청권에는 81조원 규모 패키징 거점을 조성하며, 15년간 30조원을 연구개발에 투입한다는 내용입니다.
 
발표 이후 두 종목 모두 장중 낙폭을 줄였습니다. SK하이닉스는 한때 상승 전환하기도 했으나 결국 1.68% 내린 262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삼성전자는 대규모 설비투자에 따른 단기 비용 부담 우려에 이어, 성과급 지급에 따른 충당금 반영으로 2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 수 있다는 전망까지 겹치며 4.86% 하락한 32만3000원에 마감했습니다.
 
코스닥은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지수는 69.20포인트(8.13%) 오른 920.57에 장을 마치면서 3거래일 만에 900선을 회복했습니다. 장중 프로그램 매수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습니다. 이는 지난 11일 이후 약 12거래일 만입니다.
 
코스닥 강세는 반도체 쏠림 해소에 따른 순환매에 더해 정책 기대감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다음달 1~3일 열리는 코스닥 30주년 기념행사에서 승강제 도입 등 활성화 정책이 발표될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했고, 지난 25일 금융위원회가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리가켐바이오에 5000억원 투자를 승인한 점도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를 끌어올렸습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에코프로(086520)(23.69%), 에이비엘바이오(298380)(20.18%), 리가켐바이오(141080)(14%) 등 이차전지·바이오주가 급등했습니다. 
 
김현경 기자 kh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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