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미래에셋증권(006800) 노동조합이 과거 대우증권 시절 체결한 노사 합의를 근거로 회사를 상대로 경영성과급 지급 소송에 나섭니다. 노조는 지난해 회사 실적이 노사 합의상 경영성과급 지급 기준을 충족했음에도 회사가 지급을 거부하고 있다며 집단소송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반면 회사는 해당 합의의 효력과 적용 여부를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ROE 15% 이상 달성 시 기본월봉 100% 경영성과급"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노조는 오는 15일부터 21일까지 조합원을 대상으로 소송 위임장을 접수하고, 이달 2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경영성과급 지급 청구 소송을 제기할 예정입니다.
핵심 쟁점은 대우증권 시절 체결된 노사 합의의 효력입니다.
노조가 근거로 제시하는 것은 2007년과 2008년, 2010년 체결된 경영성과급 관련 노사 합의입니다. 당시 노사는 회사의 경영 성과를 임직원과 공유하기 위해 경영성과급 지급 기준을 마련했고, 2010년 노사협의회를 통해 지급 기준을 구체화했습니다.
<뉴스토마토>가 입수한 합의문에는 세전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5% 이상이면 기본 월봉의 100%를 경영성과급으로 지급하고, 생산성 지표를 충족하면 기본 월봉의 50%를 추가 지급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2007년과 2010년 미래에셋증권의 노사 실무합의서 및 노사협의회 합의서. (사진=미래에셋증권 노조)
노조는 해당 합의가 일회성 합의가 아니라 별도의 폐지나 변경 절차가 없는 한 계속 효력을 유지하는 제도라고 주장합니다. 실제 회사도 2011년 해당 합의에 따라 월 기본급 100%의 경영성과급을 지급한 만큼 회사 스스로 합의의 효력을 인정한 전례가 있다는 설명입니다.
오랜 기간 지급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별다른 분쟁이 없었지만, 지난해 회사 실적이 합의상 지급 요건에 도달했다고 판단하면서 갈등이 본격화됐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연결 기준 세전이익 2조794억원, 순이익 1조5829억원을 기록했고 연결 ROE는 12.4%를 달성했습니다.
연결 기준 ROE가 순이익(세후) 기준으로 산출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래에셋증권의 지난해 세전 ROE는 약 16.3%로 추산됩니다. 이는 공시된 연결 ROE(12.4%)에 세전이익(2조794억원)을 순이익(1조5829억원)으로 나눈 비율(약 1.31배)을 반영해 산출한 수치입니다. 회사의 세전이익과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0%, 71% 상승했습니다.
또 회사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ROE가 29%를 웃돌아 올해 연간 실적 역시 노사 합의상 경영성과급 지급 기준을 충족할 가능성이 큽니다.
'합병 존속법인 대우증권…합의 승계' VS '효력 없어'
노조는 대우증권 시절 체결된 노사 합의가 미래에셋증권에도 그대로 승계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 합병 당시 존속법인이 대우증권이었던 만큼 노동조건과 노사 합의 역시 포괄 승계됐다는 것입니다. 노조는 "회사의 이름이 미래에셋증권으로 바뀌었다고 노사 합의까지 사라질 수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직원들을 상대로 배포할 소송 위임장 관련 리플랫에 노조는 "회사는 합의를 이행하기보다 대형 로펌을 앞세워 약속을 부정할 명분만 찾고 있다"며 "이번 소송은 노사 합의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원칙을 바로 세우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미래에셋증권 사측은 해당 노사합의가 이미 효력을 상실했다는 입장입니다. 회사는 법무법인 검토를 거쳐 2008년과 2010년 체결된 단체협약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상 단체협약 유효기간(2년)이 만료되면서 효력을 잃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노조가 해당 합의가 근로조건으로 편입돼 현재도 유효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합의문에는 자동갱신이나 효력 연장에 관한 규정이 없다는 설명입니다.
또 회사는 2019년 체결한 단체협약에서 경영성과급(특별상여금)은 회사가 경영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급 여부를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현재 적용되는 기준은 기존 합의가 아니라 현행 단체협약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이미 효력을 상실한 16년 전 합의를 근거로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은 고객과 주주가치를 훼손할 수 있으며 금융회사 지배구조법과도 충돌할 소지가 있다"며 "노조가 소송을 예고한 만큼 법원의 판단을 통해 결론이 내려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미래에셋증권 외경. (사진=미래에셋증권)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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