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취임 1주년을 맞은 구윤철호의 지난 1년간 경제 성적표는 비교적 긍정적입니다. 12·3 비상계엄 충격에 빠진 한국 경제는 빠르게 회복하면서 주요 경제지표들이 이를 뒷받침해 줍니다. 실제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1.8% 증가하면서 깜짝 성장을 달성했고, 올해 상반기 누적 수출액은 전년보다 48.4% 급증한 4967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2.0%에서 3.0%로 대폭 상향 조정하는 등 경제 성장에 자신감을 드러내며 '3·4·5(잠재성장률 3%·수출 4강·국민소득 5만달러) 비전' 목표도 내걸었습니다.
하지만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 즉 질적 성장이 이뤄지지 않으면 '3·4·5 비전'도 말 그대로 '도전적인 목표'로 끝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현재 한국 경제는 눈부신 양적 성장에도 부동산 등 자산, 대·중소기업, 고용 등 양극화가 심화하며 구조개혁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됩니다. 취임 1주년을 맞은 구윤철호 앞에 놓여있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도 꼽힙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눈부신 양적 성장…'반도체 날개'에 성장세 확대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0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 1주년 타운홀 미팅을 열고 취임 2년 차 포부 등 재경부 직원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앞서 구 부총리는 지난해 6월 출범한 이재명정부의 첫 경제사령탑으로 7월18일 임명됐습니다. 같은 달 19일부터 임기를 시작했으나, 주말인 관계로 21일 취임식을 가지고 본격적으로 기획재정부를 맡았습니다. 올해 초에는 기획재정부가 기획예산처와 재경경제부로 분리되면서 재경부 수장으로서 조직을 이끌었습니다.
구 부총리는 지난 1년간 거의 매주 장관급 회의를 1~3회씩 주재하며 대미 관세 협상, 중동 전쟁 등 대외 변수에 숨가쁘게 대응했습니다. 동시에 내수 침체에 꺼져가는 경기 불씨를 살리고 경제 회복과 민생 안정에도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그 결과 한국 경제는 빠르게 회복했고 반도체 호황과 맞물리면서 성장세가 확대됐습니다. 실제 올해 1분기 실질 GDP는 반도체 수출에 힘입어 전기 대비 1.8% 증가하면서 깜짝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수출의 경우 올해 1~4월 일본과 이탈리아를 제치고 세계 5위 규모로 올라섰고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5월까지 1413억달러로 역대 최대는 물론, 지난해 연간 기록을 이미 넘어섰습니다.
정부는 이 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하반기 경제성장 전략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로 대폭 끌어올리고, 경상 성장률 전망치도 1996년 이후 30년 만에 최고 수준인 12.3%까지 올렸습니다. 더불어 올해를 잠재성장률 3%, 세계무역 4강, 국민소득 5만달러를 이루는 '대체불가 대한민국' 도약의 원년이 되도록 하겠다는 의지도 다졌습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도 주요 간부들에게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는 데 역량을 집중해달라"고 재차 당부했습니다.
편중된 반도체 온기…기울어진 성장에 '구조개혁' 시급
하지만 하반기 녹록지 않은 경제 상황과 더불어 구 부총리 앞에 놓인 과제도 만만치 않습니다. 우선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박 속 물가 관리는 최대 과제로 꼽힙니다. 국가데이터처의 '6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2% 오르며 2023년 12월(3.2%)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여기에 1500원을 넘나드는 고환율, 금리 인상기와 맞물린 고금리 대응도 풀어나가야 할 숙제입니다.
당장 이달 말 발표 예정인 세제개편안도 최대 난제입니다. 부동산 세제가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이는 이번 세제개편안은 다주택자와 비거주·초고가 1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부담 강화 등이 핵심으로, 어떤 식으로든 시장 충격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구 부총리 입장에선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눈부신 경제 성장세 이면에 놓인 K자형 양극화 심화는 구윤철호가 중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힙니다. 현재 반도체와 비반도체 산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도권과 지방 간 구조적 편중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게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노동시장 역시 청년층을 중심으로 일자리 둔화가 가속화하며 이중 구조가 심각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성장의 과실이 일부 계층과 산업에 집중되면서 국민 다수가 그 혜택을 체감하지 못하는 구조가 고착화하고 있다고 꼬집으며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서 막대한 초과이윤이 발생하더라도 그것이 사회 전반으로 골고루 온기가 확산되지 않으면 청년 고용 부진은 물론, 소득·자산 양극화가 심화할 수 있다"며 "구조개혁을 통해 양극화 문제에 대응해야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0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 1주년 계기로 부내 직원들과 타운홀 미팅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재경부)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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