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07월 28일 15:2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도시은 기자] 한국에스지(SG)증권이 최근 2년 연속 당기순이익의 80% 이상을 프랑스 모회사인 소시에테제네랄에 배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환매조건부채권(RP) 매도를 비롯한 단기 조달도 큰 폭으로 늘었다. 영업활동에서 대규모 현금 순유출이 발생하고 자기자본이 제자리걸음을 한 상황에서도 고배당을 이어가면서, 외부 조달 자금으로 유동성을 보완한 뒤 배당을 실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비상장 단일주주 체제로 소수주주와 시장을 통한 견제가 제한적이라는 점도 논란의 소지가 있다.
(사진=소시에테제네랄 홈페이지 갈무리)
벌어들인 이익은 본사로…자본 축적 대신 80%대 고배당
28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에스지증권은 올해 3월 말 기준 최대주주인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이 발행주식 4110만주 전량(지분율 100%)을 보유하고 있다.
기초 체력인 수익성 자체는 안정적인 성장세를 나타냈다.
한국에스지증권의 영업이익은 2024년 153억원에서 2025년 166억원으로 8.7% 증가했고,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119억원에서 132억원으로 10.8% 늘었다. 영업수익은 4979억원에서 7186억원으로 44.3% 증가했으며, 총자산도 2조1801억원에서 3조1139억원으로 42.8% 확대됐다.
그러나 이 같은 이익 증가가 내실 있는 자본 확대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오히려 자본총계는 2024년 말 3830억원에서 2025년 말 3827억원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벌어들인 이익 대부분을 배당으로 지급한데다가, 여기에 기타포괄손익 평가손실까지 반영되면서 자본총계는 전년보다 감축된 것이다.
실제 한국SG증권은 2년 연속 강도 높은 고배당정책을 이어오고 있다.
2024년 당기순이익 119억원 가운데 100억원을 현금배당해 배당성향 84%를 기록했다. 2025년에도 순이익 132억원 중 107억원을 배당하기로 결정하면서 배당성향은 80.9%를 나타냈다. 최근 2년 연속 순이익의 80% 이상을 유일한 주주인 프랑스 본사에 지급한 셈이다.
회사의 배당 여력 자체는 충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말 기준 이익잉여금은 1862억 원으로, 현재와 같은 연간 100억원 수준의 배당이 이어질 경우 이론적으로 18년 이상 지급이 가능한 규모다.
RP 조달 2298억원 증가…'차입 배당' 단정은 어려워
문제는 현금흐름에서는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2025년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202억원으로 전년(-743억원)보다 적자 폭이 3배가량 크게 늘어났다.
반면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2181억원 유입을 기록하며 대조를 이뤘다. 이 가운데 환매조건부매도(RP) 증가에 따른 현금 유입만 2298억원으로 전년(1100억원)의 두 배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차입부채는 3950억원에서 6248억원으로 58.2% 증가했고, 전체 부채는 1조7971억원에서 2조7311억원으로 늘었다.
단순 재무제표 수치만으로 RP 조달 자금이 배당 재원으로 직접 사용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영업활동에서 대규모 현금 유출이 발생한 상황에서 차입이 급증했고, 동시에 고배당이 이어졌다는 점에서 외부 조달 자금으로 유동성을 메우면서 배당을 유지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물론 증권사의 경우 일반 제조업과 달리 매매자산, 고객예수금, RP 거래, 파생상품 운용 등의 영향으로 영업활동현금흐름 변동성이 크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실제 증권사의 건전성은 영업현금흐름보다 순자본비율(NCR), 자기자본, 규제자본 등이 핵심 지표로 활용된다.
그럼에도 이러한 자금 운용 구조를 견제할 장치가 사실상 없다는 점이다.
한국에스지증권은 100% 단일주주가 지배하는 비상장 증권사다. 일반 상장사와 달리 소수주주의 견제나 시장 감시 기능이 사실상 작동하지 않는 구조다. 일각에서는 해외 금융시장 불안이나 그룹 차원의 자금 수요 등 외부 변수가 발생할 경우 배당 정책을 견제하거나 이해상충을 통제할 장치가 충분한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배당 자체를 규제할 대상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비상장사의 경우 최대주주가 지분 100%를 들고 있는 회사는 경제적 실질만 놓고 보면 회사의 자산과 최대주주의 자산이 사실상 구분되지 않는다"라며 "개인이 자본금을 들여 사업을 하고 이익이 발생해 스스로에게 배당하는 것과 같은 구조여서 금감원이 배당 자체를 제한할 수는 없다"라고 설명했다. 규모의 차이만 있을 뿐, 단일 주주 회사의 자율적 결정 영역이라는 시각이다.
특히 해외 금융 제재나 글로벌 계열사 간 자금 지원 이슈 등 외생 변수가 발생했을 때, 단일 주주 체제 아래서 배당 규모를 통제하거나 리스크를 관리할 내부 견제 장치가 제대로 작동할지 불투명하다.
<IB토마토>는 한국에스지증권 측에 ▲단일주주 체제에서의 고배당 결정 절차 ▲RP 차입 증가와 배당 결정 간의 연관성 ▲해외 모회사 배당 이후 자금 활용 방안 등에 대해 질의했지만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
도시은 기자 eqw5817406@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