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토마토 강예슬 기자] 10월2일 검찰청 폐지까지 남은 시간은 약 한 달입니다. 그러나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자리는 나란히 비었습니다. 구자현 총장 대행(대검 차장)이 지난달 29일 사의를 표명한 후 출근하지 않는 데 이어, 24일엔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사직서도 수리됐습니다. 공소청 개청을 앞두고 하위법령과 직제 정비 등 후속 작업은 실무진 몫으로 남았는데, 정작 이를 책임지고 마무리할 수장들은 공백 상태인 셈입니다.
정성호 장관의 사표 수리는 예견된 일이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정 장관의 사의를 줄곧 만류했으나, 지난 18일 사직서를 낸 이후로 그의 퇴임 의사는 강경했습니다. 결국 청와대는 그로부터 엿새 만에 사표를 수리했습니다. 청와대는 신속히 후속 인선을 진행하겠다고 했지만, 국회 인사청문회 기간 등을 감안하면 공소청 출범 전 신임 장관 임명은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이에 따라 이진수 차관이 장관 대행을 맡아 검찰개혁 후속 과제를 마무리할 걸로 보입니다.
현재 대검찰청은 '총장 대행의 대행' 체제인데, 법무부 역시 장관 대행이 이끌게 된 겁니다. 앞서 구자현 대행은 개정 형사소송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기 직전인 지난달 29일, 사의를 표명한 바 있습니다. 그는 이후 남은 연차를 소진하며 출근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사표는 아직 수리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현재 구 총장 대행의 빈자리는 박규형 대검 기획조정부장이 채우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4일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사직서를 수리했다. 사진은 같은 날 정 장관이 경기도 과천 법무부 청사를 나서는 모습. (사진=뉴시스)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설립을 앞두고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법무부 장관의 공백은 우려를 키웁니다. 특히 공소청 직제안은 아직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검찰 관계자는 "공소청 직제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장관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며 "법무부 차관이 있긴 하지만, 직제를 담당하는 행정안전부에 장관만큼 강하게 목소리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공소청 직제안이 빠르게 확정돼야 공소청 출범 전 인사와 인수인계 등이 빈틈없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직제안의 핵심 쟁점은 검사의 수사권이 폐지된 상황에서 대검의 반부패부, 공공수사부, 범죄정보기획관실 등 기획·수사지휘 부서를 공소청에 계속 둘 것인지, 둔다면 어느 정도 규모로 할 것인지 등입니다.
아울러 대검 과학수사부의 물적, 인적 인프라를 기존대로 공소청에 둘 것인지도 논란거리입니다. 현재 대검 과학수사부는 △법과학분석과 △디엔에이(DNA)·화학분석과 △디지털분석과 △사이버기술범죄수사과로 구성됐고,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NDFC)도 운영하면서 디지털 증거 분석·DNA 감정 등의 업무를 다룹니다.
검찰개혁론자들은 공소청은 기소 기관인 만큼 수사와 연관된 기능을 남겨놓아선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 공소청에 수사 인력을 남겨놓을 경우, 수사와 기소를 분리한 검찰개혁의 원래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반면 경찰과 중수청에 대한 수사 통제 및 공소유지를 위해서라도 해당 기능을 공소청에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이에 서영교 민주당 의원 등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도 NDFC를 방문해 과학수사부 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했습니다. 이들은 이날 들은 설명을 바탕으로 과학수사부와 범죄정보기획관실의 존치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사진=뉴시스)
남은 한 달 동안 검사의 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개정 형소법에 따라 관계 법률, 하위법령 개정 작업도 빠르게 속도를 낼 전망입니다. 민주당에선 서영교 의원 등이 주도해 지난 24일 형소법 개정안과 공소청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검사의 수사권을 폐지하고 검찰청을 공소청과 중수청으로 개편하는 새 형사사법 체계에 맞춰 두 법안의 부칙을 개정하고 128개의 법률을 일괄 정비하기 위해서입니다.
법무부와 검찰, 경찰 등 관계부처도 청와대 주재로 검·경 수사준칙과 특별사법경찰관 수사준칙 등 하위법령 개정 논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법무부에 따르면 개정해야 할 대통령령은 50개입니다. 이달 말까지 기관 간 협의를 마친 뒤 입법예고를 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수장 공백에 따른 내부 시선은 엇갈립니다. 한 검찰 관계자는 "후속 입법을 법무부에서 만들어야 하는데, 중요한 결정 사항을 장관 없이 하는 건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차관이 맡긴 하겠지만, 국회 등과 논의 과정도 원활하진 않을 것"이라고 짐작했습니다.
반면 법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장관 부재로 힘이 빠질 수 있지만, 하위법령 등 논의는 실무진이 정상적으로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큰 영향이 있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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