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희 기자] 임금과 성과보상을 둘러싼
카카오뱅크(323410) 노사 갈등이 장기화하고 있습니다. 노조가 두 차례 파업과 준법투쟁에 이어 5영업일 연속 파업을 예고하며 쟁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데요. 앞선 파업에서는 주요 금융서비스가 정상적으로 운영된 가운데, 장기 파업에서도 서비스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떠올랐습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는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닷새간 카카오뱅크 총파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노조는 조합원 전원이 참여하는 전면파업을 예고했습니다. 카카오뱅크 노조 조합원은 1000명으로 전체 임직원 1800여명의 절반을 넘습니다.
이에 앞서 카카오지회는 오는 26일 판교역 광장에서 카카오뱅크 5일 연속 파업 결의대회를 개최합니다. 지난달 31일과 이달 14일 두 차례 파업을 진행한 데 이어 처음으로 연속 파업까지 예고하면서 노사 갈등이 장기전으로 접어드는 모습입니다.
이번 노사 갈등의 핵심은 임금 인상과 성과보상입니다. 노사는 올해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진행해 왔지만 임금 인상률과 성과급 지급 기준 등을 놓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 측은 현금과 자사주 등을 포함해 영업이익의 10% 수준을 성과급으로 제시했지만, 노조는 이보다 높은 수준의 보상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노조는 카카오뱅크가 출범 이후 빠른 외형성장과 실적 개선을 이룬 만큼 구성원에게도 이에 걸맞은 보상이 돌아가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28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4.4% 늘어 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경영진과 구성원 간 보상 격차도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상반기 스톡옵션 행사 이익 72억9000만원을 포함해 81억원가량의 보수를 받았습니다. 노조는 경영진에게 과거 성과와 장기 기여를 반영한 보상이 이뤄진 만큼 회사 성장에 기여한 구성원에 대해서도 타당한 보상 체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뱅크는 노조와 대화를 이어가며 합의점을 찾겠다는 입장이지만 성과보상 등을 둘러싼 이견이 여전한 만큼 노사 간 줄다리기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쟁의 수위가 높아지면서 장기 파업이 금융서비스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앞선 두 차례 전일 파업에서는 모바일뱅킹을 비롯한 주요 금융서비스가 별다른 문제 없이 운영됐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파업 기간이 닷새로 길어지는 만큼 일부 업무에 부담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노조는 대규모 인력 공백이 이어질 경우 고객 상담과 민원 처리 등이 지연될 수 있고, 장애 발생 시 대응·복구 인력이 부족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반면 실제 고객이 체감하는 서비스 차질은 우려보다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카카오뱅크가 비대면·전산 중심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데다 파업에 대비한 업무 연속성 체계를 가동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카카오뱅크 측은 파업이 이어지더라도 관련 규정과 노사 단체협약 등에 따라 전산시스템 운영, 정보보호, 여·수신, 소비자 보호 등 필수 핵심 업무를 사전에 지정하고 필요한 인력을 배치해 주요 금융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입니다.
전체 직원이 노조에 가입한 것은 아니며 조합원 중에서도 실제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인력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앞선 파업에서도 비노조원과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조합원, 핵심 업무 수행 인력 등이 영업 계획에 따라 근무하면서 별다른 서비스 차질이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필수 업무 수행 인력의 범위 등을 놓고서는 노사 간 이견이 있지만, 노조 역시 금융서비스의 업무 연속성 확보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어 이번 장기 파업에서도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 노사가 우선순위를 둘 것으로 보입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고객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응 체계를 운영하고, 서비스의 안정적인 제공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노조와도 대화를 지속하며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습니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 조합원들이 21일 카카오뱅크가 입주한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원에서 사 측의 임금인상률과 성과급 등 보상 체계를 규탄하는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진희 기자 lj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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