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용제품 불확실성 돌파…석화업계 ‘반도체 소재’ 전력투구
LG화학, 첨단 반도체 소재로 사업 확대
롯데케미칼, 반도체용 현상액 공급 확장
SKC, 차세대 ‘유리기판’ 상용화에 속도
2026-09-16 15:26:51 2026-09-16 15:40:51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범용 제품의 수익성이 악화하는 등 글로벌 업황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석유화학업계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사업의 무게 추를 옮기고 있습니다. 특히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고마진 중심의 반도체 소재로의 체질 개선을 서두르는 모습입니다.
 
반도체용 다이 부착 필름(DAF) 등 첨단 소재를 생산하는 LG화학 청주 공장. (사진=LG화학)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LG화학(051910), 롯데케미칼(011170) 등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플라스틱 원료 등 범용 석유화학제품 주력의 사업 구조를 반도체 소재 중심으로 전환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석화업계의 이 같은 체질 개선 배경에는 수익성 악화에 대한 고심이 묻어납니다. 지난 연말 비교적 싼값에 사들인 원료로 만든 제품을 중동 전쟁에 따른 공급난 국면에서 비싸게 파는 이른바 래깅효과로 상반기 수익성이 개선됐지만, 하반기에는 이와는 반대 상황인 역래깅이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화학의 3분기 영업이익은 1906억원으로 전년 대비 7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롯데케미칼은 1425억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발 범용 제품의 공급 과잉 등으로 글로벌 업황의 불확실성도 커지자 석화업계는 반도체 소재 중심 사업으로의 체질 개선에 전력하는 모습입니다. 특히 AI의 장기 호황 국면으로 반도체 수요처가 휴머노이드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시장을 빠르게 선점해 기술장벽을 높이고 안정적인 고마진 수익처를 확보하겠다는 판단도 깔렸습니다.
 
이에 LG화학은 오는 2035년까지 연구개발(R&D)15조원을 투자하고 이 중 70%를 반도체·모빌리티·로봇 소재 등 육성 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입니다. 또한 반도체용 기판 소재(CCL) 사업을 기존 메모리 중심에서 비메모리 분야로 확대해 글로벌 고객사 공급을 시작한 데 이어 최근 대만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반도체 전시회인 세미콘 타이완 2026’에 참여해 반도체용 첨단 패키징 및 전력 반도체 솔루션을 선보이며 고객사 확대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LG화학은 지난 14일 중국 정밀화학 소재 선도기업 장화웨이와 반도체 세정 소재인 초고순도(HP) 이소프로필알코올(IPA)의 현지 공급 체계를 구축하고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협력을 강화했습니다.
 
롯데케미칼은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시장을 노린 고부가가치 소재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롯데케미칼과 일본 도쿠야마의 합작사 한덕화학은 지난 61300억원을 투입해 경기도 평택에 반도체용 현상액(TMAH·수산화테트라메틸암모늄) 공장을 건설 중입니다. 기존 울산 공장에 이어 평택 신공장 착공으로 반도체용 현상액 공급망을 확대하는 셈입니다.
 
일찌감치 전통 화학 사업 비중을 줄이고 고부가 소재 중심으로 사업 재편을 추진해 온 SKC는 차세대 부품인 유리기판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SKC는 최근 유리기판 사업 자회사 앱솔릭스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약 2801억원을 투입하는 등 고객사 검증과 본격적인 양산 체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저가 공세에 이어 중동의 시장 확대 등 범용 제품의 글로벌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는 까닭에 인공지능(AI)의 거대한 흐름에 발맞춘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사업 무게 추가 옮겨 가는 추세라며 특히 반도체의 경우 신규 공장 증설 흐름과 맞물려 라인 세팅 과정에서의 소재 선점 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에 사업에 속도를 내는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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