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LS전선 노조가 성과 배분과 노조 활동 보장을 둘러싼 사 측과의 갈등으로 설립 37년 만의 첫 파업에 돌입했습니다. 글로벌 빅테크들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와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 등이 맞물리면서 업계가 초호황기(슈퍼사이클)에 진입했지만, 구성원 보상 확대에는 소극적이라는 주장입니다.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LS전선 조합원들이 지난 7월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서십자각터 부근에서 사 측의 노조 탄압 중단 촉구 오체투지를 하고 있다. (사진=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산하 LS전선노동종합은 16일 LS전선 구미사업장에서 500여명의 조합원이 집결한 가운데 파업 출정식을 진행했습니다. 노조원들은 이날 구미와 안동, 동해 사업장에서 근무 교대 후 근무 외 시간을 이용해 1시간씩 경고 파업에 돌입했습니다.
이번 파업 출정식은 향후 본파업 가능성을 알리는 경고성 쟁의행위로, LS전선 노조가 파업에 나서는 것은 노조 설립 37년 만에 처음입니다.
앞서 LS전선 노조는 지난달 9차 임금교섭 결렬 이후 같은 달 24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한 바 있습니다. 이후 지난 3일 조정중지 결정이 내려져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했습니다. 노조는 기본급 6.5% 인상과 영업이익 15%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으며, 사 측은 기본급 4% 인상과 정액 850만원을 제시했습니다.
LS전선 노조는 “사 측이 임단협 타결 이후 노동조합 간부에 대한 민·형사 소송, 징계, 조합 활동 제한, 조합비 체크오프 중단 등으로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파업 출정식은 조합원 찬반투표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되는 정당한 쟁의행위”라며 “회사는 조합원들의 파업 참여를 위축시키는 행위를 중단하고 성실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노조에 따르면 사 측은 지난해 임단협 타결 직후 일부 노조 간부들에게 집행부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이를 부당노동행위로 판정했습니다. 사 측은 이에 불복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한 상태입니다.
AI 산업 확대에 따른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 노후 전력망 교체, 재생에너지 확대 등이 맞물리면서 전력 인프라 업계는 초호황기에 진입한 상태입니다. 이에 기업들이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보상 확대에는 소극적이라는 게 노조의 주장입니다.
LS전선 관계자는 “LS전선은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임금협상은 상생경영총괄 대표 주관 아래 진행되고 있다”며 “노사 간 이견에 따른 쟁의 상황은 충분히 발생할 수 있으며, 지금까지 상생 경험을 바탕으로 원만히 해결하겠다”고 했습니다.
전력기기 업계에서도 파업 움직임 본격화하는 모습입니다. HD현대일렉트릭 노조는 지난 9일 4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HD현대일렉트릭 노조는 지난달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현대건설기계지회와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 조정을 신청한 후 쟁의권을 확보했습니다. HD현대일렉트릭 노사는 16일 23차 본교섭에 돌입해 의견을 조율하고 있습니다. 효성중공업은 지난 6월 창사 이래 첫 사무기술직 노조가 설립됐으며, 이들도 임금 체계·평가 제도 개선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면서 관련 산업들이 모두 호황에 접어들다 보니 올해는 이례적이라고 느낄 만큼 노사 간 충돌이 커지고 있는 것 같다”며 “파업이나 협상이 장기화되면 구성원들 모두 피로감이 커지는 만큼 적절한 협의점을 찾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