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유럽 품목허가에도 150억 손상차손
첫 시밀러 유럽 허가 획득…상업화 단계 앞두고 무형자산 재평가
본격화되는 상각비 부담…실질 매출 확대 통한 수익성 입증 과제
2026-09-28 15:15:36 ㅣ 2026-09-28 15:19:53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702070)가 첫 바이오시밀러의 유럽 품목허가를 획득했음에도 대규모 손상차손을 인식했습니다. 당기(6월30일 결산) 연구개발비로 매출액의 186.1%에 달하는 3365만달러(약 450억원)를 집행했으나, 정작 장부상 자산가치는 크게 하락한 것입니다. 이는 규제기관의 허가가 곧바로 실질적인 수익 창출로 직결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회사는 2024년 9월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HD201(품목명 투즈뉴)'의 유럽(EMA) 품목허가를 획득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결산기 중 HD201 개발비에 대해 별도 기준 1152만달러(약 150억원)의 무형자산 손상차손을 인식했습니다.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경쟁 현황, 판가 하락, 파트너사를 통한 판매 지연 가능성 등을 반영해 미래현금흐름을 재평가한 결과입니다. 인허가 단계를 통과했더라도 상업적 수익 추정치가 기준에 미달하면 장부상 자산가치는 삭감됩니다.
 
 
 
이번 손상차손은 과거 회사가 미래 수익을 낙관적으로 추정해 자산을 과대 계상했음을 보여줍니다. 회사는 상대적으로 성공 확률이 높은 시밀러의 특성을 반영해 '임상 1상 승인' 시점부터 개발비를 자산화해 왔습니다. 이는 대규모 R&D 지출이 당기비용으로 즉시 인식되는 것을 막아 과거의 영업손실 규모를 축소하고 장부상 자본을 유지하는 효과를 낳았습니다.
 
특히 눈여겨볼 대목은 그룹 내 수직통합의 회계적 착시입니다. 모회사(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의 별도 재무제표에는 자회사에 지급한 개발 용역 마진 등(내부거래)이 포함되어 무형자산이 더 크게 잡혀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동일한 파이프라인(HD201)임에도 별도 장부에서는 연결(약 679만달러)보다 훨씬 큰 1152만달러의 손상차손을 맞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치열한 상업화 경쟁과 판매 리스크를 초기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채 미뤄뒀던 비용이 한꺼번에 손상차손으로 처리됐습니다. 과거 비용 처리를 이연했던 회계 방식이 실적 변동성을 키운 셈입니다.
 
자산화의 또 다른 부담은 상각비입니다. 개발이 완료된 HD201은 향후 8년3개월간 감가상각이 진행됩니다. 유럽 출시 등으로 완제의약품 공급 매출과 로열티 수익이 발생하기 시작했지만, 매년 고정적인 상각비가 비용으로 반영되어 손익을 압박하게 됩니다.
 
장부상 가장 큰 무형자산(7214만달러, 약 970억원)으로 계상된 차기작 아바스틴 시밀러 'HD204'의 안전마진 역시 크지 않습니다. 회사는 예상 판매 수량이 13.1%만 감소해도 손상차손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임상 3상을 마치고 허가를 준비 중이나, 향후 상업적 성과에 따라 또 다른 자산가치 훼손 리스크가 남아 있습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기업 투자는 품목허가나 임상 성공 같은 표면적인 호재에만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며 "막대한 연구개발비가 비용이 아닌 자산으로 계상되어 있는지, 향후 발생할 감가상각비를 뛰어넘어 실제 현금흐름(매출)을 창출할 능력이 있는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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