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솔 상표권 가치 제고 비용, 계열사가 더 냈다
지주 전환 전 계열사에 상표권 무상 제공
계열사들 상표권 가치 제고 광고비 분담
과세당국 세무조사 후 부당행위계산부인 처분
2026-07-03 14:37:06 2026-07-03 14:37:06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한솔그룹의 과거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면에 '브랜드 로열티'를 통한 부의 이전 과정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상표 가치를 키우기 위한 제반 비용은 계열사들이 분담했으나,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에는 한솔홀딩스가 이를 무형자산화해 매년 수백억원의 수익을 홀로 취하고 있습니다.
 
3일 국세청 및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솔홀딩스(구 한솔제지)는 지난 2015년 지주 전환 이전 그룹 계열사들에게 '한솔' 상표권을 무상으로 제공했습니다. 국세청은 이와 관련해 세무조사를 실시했었습니다. 세무당국은 상표권 소유자인 지주사가 대가 없이 상표를 제공한 부분에 대해 조세 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보아 '부당행위계산부인'을 적용, 누락된 수익을 익금산입(세무상 이익)해 법인세를 부과했습니다.
 
한솔 측은 이같은 과세 처분에 불복해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했고 재조사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이후 과세당국은 2018년 재조사를 통해 적정 상표 사용 요율을 계산하고 과세표준과 세액을 낮추는 감액경정결정(세액을 다시 계산해 바로잡음)을 내렸습니다.
 
국세청 관계자는 "당시 세무조정은 상표권이라는 무형자산의 사용에 대해 합리적인 대가를 수취해야 한다는 세법상 원칙을 적용한 것"이라며 "재조사를 통해 객관적인 시가를 재산정해 최종 세액을 경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주목할 점은 무상 제공 당시 상황입니다. 상표권 무상 제공 기간 동안 계열사들은 그룹 상표 가치 증진과 직결되는 공동 광고비를 적극적으로 집행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습니다. 당시 한솔그룹 전체가 지출한 연평균 공동 광고비 중 상표권자인 한솔홀딩스보다 상표를 빌려 쓴 계열사들이 두 배가량 더 비용을 지출했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하지만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기점으로 한솔홀딩스는 그룹 상표 브랜드 관리규범을 제정하며 시스템을 유상 구조로 바꿨습니다. 각 계열사 당해 연도 매출액에 0.28% 사용 요율을 일괄 적용해 로열티를 수취하기 시작했습니다. 상표권은 현재 지주사의 원가 부담 없는 알짜 수익이 됐습니다. 한솔홀딩스는 상표권 로열티 명목으로 2023년 172억8300만원, 2024년 146억3500만원, 2025년 159억4400만원을 수취하는 등 매년 150억원대 이익을 벌고 있습니다.
 
한솔홀딩스가 무상으로 상표권을 제공했던 부분은 특수관계인에 대한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행위(부당내부거래)에 해당할 소지가 있습니다. 부당행위계산부인은 법인이 특수관계인과 거래할 때 시가보다 비싸게 사주거나 싸게 빌려주는 비정상적 거래를 통해 세금 부담을 부당하게 줄인 경우 부과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가 뒤늦게 조사에 착수하려 해도 해당 행위에 대한 처분시효는 이미 지난 것으로 보입니다.
 
 
한솔홀딩스 빌딩. 사진=한솔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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