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도우미 ‘아틀라스’부터 웨어러블 로봇까지…로봇에 진심인 현대차
아틀라스, 실제 경기 중 주심에 공인구 전달
웨어러블 로봇 ‘엑스블 숄더’ 농업 현장 활용
2026-07-06 13:05:53 2026-07-06 14:57:12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차가 로봇 기술을 브랜드 전면에 내세우며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스포츠 무대인 월드컵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실제 경기에 투입해 로보틱스 기술력을 입증했고, 산업 현장에서는 웨어러블 로봇의 적용 범위를 농업 분야로까지 넓히고 있습니다. 차량을 넘어 로봇을 통해 새로운 브랜드 경험을 제시하려는 행보로 풀이됩니다.
 
현대차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심판에게 공을 전달하는 모습. (사진=현대차)
 
5일(현지시각)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 러더퍼드 뉴욕·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월드컵 16강 브라질과 노르웨이 경기에서 후반전 시작에 앞서 현대차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주심 이스마일 엘파스에게 경기용 공을 전달했습니다. 아틀라스는 원래 축구 꿈나무들이 맡던 매치볼 도우미 역할을 대신해 그라운드에 등장했습니다. 조별리그가 아닌 결선 토너먼트 경기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입니다. 
 
이번 등장은 아틀라스가 캠페인 영상이나 전시 공간이 아닌 실제 경기 중 공식 임무를 수행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관중과 카메라, 조명, 잔디 상태 등 변수가 많은 실제 경기장에서 정해진 시간에 정확한 동선으로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만큼, 시뮬레이션이나 스튜디오 촬영과는 다른 차원의 검증대에 오른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아틀라스는 하프타임 종료 직전 선수 입장 터널에서 등장해 관중들에게 인사를 건넨 뒤, 해리 케인과 엘링 홀란드, 마테우스 쿠냐, 손흥민 등 세계적 축구 스타들의 대표 세리머니를 차례로 재현했습니다. 이후 주심에게 공인구를 전달하며 후반전 시작을 알렸습니다.
 
대한민국 손흥민 선수의 세리머니를 따라 하는 아틀라스. (사진=현대차)
 
현대차는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아틀라스가 축구 동작을 학습하는 과정을 담은 캠페인 영상 ‘스쿨 오브 풋볼’을 순차적으로 공개하며 화제를 모은 바 있습니다. 모션캡처로 수집한 선수들의 동작 데이터를 아틀라스의 신체 구조에 맞게 변환하는 리타게팅 과정을 거쳐, 패스와 슈팅 등 기본기부터 다리를 꼬아 차는 고난도 기술인 라보나 킥까지 구현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8년까지 미국에 연 3만대 규모의 로봇 생산 역량을 확보하고, 생산 현장에 아틀라스 등 로봇 2만5000대 이상을 투입한다는 계획입니다. 같은 해까지 액추에이터 제조시설도 구축해 연 35만개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춘다는 구상입니다.
 
현대차는 이와 함께 웨어러블 로봇 ‘엑스블 숄더’의 농업 현장 활용 사례도 소개했습니다. 충북 음성에서 복숭아 농장을 운영하는 청년 농업인 최혜랑씨가 엑스블 숄더를 착용하고 작업하는 모습을 담은 콘텐츠를 공개한 것입니다. 최씨는 농협창업농지원센터가 과수 재배 청년 농업인의 신체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원한 웨어러블 로봇의 첫 수령자입니다.
 
복숭아 농장에서 현대차의 웨어러블 로봇 엑스블 숄더 사용하는 모습. (사진=현대차)
  
엑스블 숄더는 외부 전원이 필요 없는 무동력 구조로 설계됐으며, 조끼를 포함한 전체 무게는 1.9kg입니다. 사용자가 팔을 들어 올리는 등 힘이 필요한 자세에서만 어깨 움직임을 보조하는 방식입니다. 농촌진흥청이 주관한 연구에 따르면 복숭아와 포도, 사과 등 위쪽을 바라보며 작업하는 비중이 큰 작목 재배 환경에서 엑스블 숄더를 사용할 경우 어깨 근육 사용량이 평균 33%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 박세헌 책임연구원은 “단순히 제품만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초기 컨설팅을 지원한다”면서 “제조업뿐 아니라 농업 등 다양한 업종에서 문의가 많다”고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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