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희 기자] 다음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보험업계 안팎에서도 기대감이 번지고 있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보험사의 부채 평가액이 줄어 자본건전성 지표가 개선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신규 투자 자산 운용 수익률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금리 오르면 부채 줄어드는 효과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보험업계에서는 금리 상승 흐름을 대체로 우호적인 환경 변화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금리가 상승하면 보험사들의 자본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이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전날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 출석해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물가 오름세, 성장세 개선, 금융 안정 리스크 증대 등을 고려할 때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며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재확인했습니다. 앞서 한은은 5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의결문에 '기준금리 인상 시기 등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명시한 바 있습니다.
현재 기준금리는 지난해 5월 2.50%로 인하한 이후 지난 5월까지 8차례 연속 동결됐습니다. 하지만 기준금리가 제자리에 머무는 동안 시장금리는 가파르게 올랐습니다. 미국·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올해 초 3.39%로 출발했던 국고채 10년 금리는 전날 4.25%까지 올랐습니다. 채권 금리가 향후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시장 전망을 선반영하는 특성이 있는 만큼 시장에서는 이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상당 부분 가격에 반영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새 회계제도 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들은 미래에 고객에게 지급해야 할 보험금을 시가로 평가해 부채를 산정하고 있습니다. 부채를 현재 가치로 환산할 때 국고채 금리를 바탕으로 산정한 할인율을 적용하는데요. 시장금리가 오르면 할인율도 상승해 미래 보험금의 현재 가치가 낮아지고, 보험부채 평가액이 감소하게 됩니다.
보험사는 일반적으로 부채 만기(듀레이션)가 자산 만기보다 긴 구조적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금리가 상승하면 자산 가치 하락 폭보다 부채 가치 감소 폭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자산과 부채의 가치 변화를 합산하면 순자산과 가용자본이 늘어나면서 킥스 비율이 개선되는 구조입니다.
보험연구원이 2024년 발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국고채 10년 금리가 3.34%에서 4.03%로 69bp 상승하는 동안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킥스 비율은 각각 5%p, 6%p가량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실제 1분기 시장금리가 상승하자 보험사들의 킥스 비율도 전반적인 개선세를 보였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분기 18개 보험사 킥스 비율은 직전 분기 대비 3.8%p 상승한 216.1%로 나타났습니다. 반대로 지난해 1월에는 기준금리가 0.25%p 인하하자 3월 말 킥스는 전 분기 대비 8.7%p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금리 방향에 따라 보험사의 자본건전성 지표가 민감하게 움직인 셈입니다.
금리 상승은 자본건전성 뿐 아니라 장기적인 수익성 측면에서도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보험사들이 향후 자산을 운용할 때 신규 편입하는 채권 등 투자 자산의 수익률이 높아지면서 장기적으로 투자 이익이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납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기존 보유 채권 등 자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평가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보험사별 자산 구성에 따라 효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보험사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금리 인상이 보험사 입장에서는 호재로 받아들여진다"면서도 "만약 저금리 채권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면 금리 인상으로 인한 평가손이 커져 상쇄 효과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보험업종, "금리 인상 수혜주"
증권가에서는 보험사를 대표적인 금리 인상 수혜주로 보고 있습니다. 금리 상승이 보험부채 평가액 감소를 통해 자본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는 운용자산의 재투자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NH투자증권은 5월 하반기 보험업종 전망 보고서를 통해 "금리 상승이 보험사의 이익을 늘리지 않아도 긍정적 요인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IM증권도 4월 금융산업 분석 보고서에서 "금리 상승 기조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했을 때 (손보사의)대내외 환경 자체는 분명 긍정적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킥스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고 부채 듀레이션이 길어 금리 민감도가 높은 보험사는 금리 상승에 따른 자본 부담 완화 효과가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IM증권은 특히 이란 사태 등 영향으로 인한 금리 상승이
현대해상(001450)과
한화생명(088350)의 자본 부담을 완화할 것으로 판단했는데, 실제 1분기 이들 보험사의 킥스는 전 분기 각각 17%p, 4.6%p 개선됐습니다.
다만 금리 환경 변화만으로 보험업종의 모든 부담 요인이 해소되는 것은 아닌데요. 보험 본업의 성장성 정체와 해약환급금 준비금 적립 의무에 따른 배당 여력 제한 등은 여전히 보험사 실적과 주가의 제약 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시장금리 변동성이 커지는 것 역시 보험사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금리 상승기에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던 부채와 자산 만기 불일치 구조는 금리 하락기에 진입하면 반대로 킥스 비율에 하방 압력을 주기 때문인데요. 금융당국도 이 같은 금리 민감도를 낮추기 위해 내년부터 자산과 부채 만기 격차를 축소해 시장금리 변동에 따른 자본건전성 지표의 급격한 변화를 줄이겠다는 취지입니다.
강승건 KB증권 애널리스트는 "금리 상승 구간에서는 부채와 자산의 미스매치가 크게 벌어져 있을수록 순자산이 많이 증가하고, 이는 투자자 입장에서 주당순자산이 더 빠르게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며 "금리 상승 국면에서는 미스 매칭을 조금은 가져가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듀레이션 갭 규제 도입 시 시장 변동성을 예측하기 어려울 때 투자자들의 안정성을 높이는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위쪽부터 삼성생명, 삼성화재, 현대해상, 한화생명, 롯데손해보험 간판. (사진=각 사)
배희 기자 SheisH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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