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제약바이오 주가가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시장 안팎에서는 그 원인으로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그에 따른 시장의 신뢰 상실을 꼽습니다. 특히 창업주의 ‘제약보국’ 정신을 내세우며 2세를 넘어 3세로 이어지는 총수 일가의 세습 경영은 그간 경영 능력에 대한 엄밀한 사회적 검증 없이 진행됐습니다. 이에 본지는 제약바이오 산업을 지탱하는 주요 기업들의 지배구조 실태와 승계 과정을 냉정하게 짚어보고자 합니다. 또한 총수 일가 중심의 지배구조가 지닌 한계와 투명성을 객관적으로 분석함으로써, 독자들에게 미래가치에 기반한 투자 판단 기준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6월30일 기준 광동제약 최대주주·특별관계자 지분 구성 비중. (그래픽=뉴스토마토)
광동제약 창업주 일가가 그룹 지배력 확보에 나설수록 회사는 이른바 '오너 리스크'를 떠안는 일이 반복되면서 그룹의 체질 개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최성원 광동제약 회장과 특별관계자 지분율은 19.11%입니다. 세부적으로는 △최 회장 6.94% △광동생활건강 3.70% △가산문화재단 5.26% 등입니다. 고 최수부 선대회장 별세 후 보유 지분 17.69%보다 소폭 늘어났습니다.
13년 전과 크게 달라진 것은 자사주입니다. 2013년 말 기준 광동제약의 자기주식 비중은 21.62%였는데 지난 3월31일 기준으로는 0.28%까지 줄어들었습니다. 통상 자사주 매입은 오너 지분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어 회사가 선택하는 수단입니다. 그런데 3차 상법 개정이 진행되면서 자사주 소각 의무가 생기게 됐습니다.
광동제약 자기주식 비중 연도별 비교. (그래픽=뉴스토마토)
광동제약은 법 시행 이전 자사주 처리에 나섭니다. 지난해 9월30일 발행주식총수의 7.12%에 해당하는 373만4956주를 3개 기업에 처분했습니다. 금비, 삼화왕관과는 맞교환했고, 삼양패키징에는 처분했습니다. 12월24일에도 발행주식총수의 12.68%인 664만5406주를 처분했습니다. 휴메딕스, 대웅과는 상호 교환하고 동원시스템즈에는 처분하는 형식을 취했습니다.
광동제약은 6개 회사에 자사주를 처분한 이유로 '협력관계 구축'을 들었습니다. 노종화 경제개혁연대 정책위원은 "우호 지분을 확보하려면 정당한 가격을 지불해서 사야 한다"며 "기업들은 기존 취득한 자사주를 쉽게 처분하는 등의 방식으로 (우호 지분을 확대)해왔다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노 위원은 경제개혁리포트를 통해 "사업적 제휴는 상호주 없이도 충분히 가능하고, 실제로 많은 회사들이 상호주 없이 제휴를 진행한다"며 "제휴를 명분으로 한 상대방 회사의 지분 소유는 주관적인 의도와 별개로 우호 지분으로 분류될 수밖에 없다"고 꼬집은 바 있습니다.
회사의 250억원 규모 자사주 교환사채(EB) 발행 과정도 매끄럽진 못했습니다. 회사가 지난해 10월20일 관련 계획을 제출하며 든 발행 이유는 계열사 프리시젼바이오와 광동헬스바이오 자금 조달이었습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기재 내용이 규정에 부합하지 않다며 정정 명령을 부과, 결국 회사는 그달 28일 교환사채권 발행 결정을 철회합니다. 11월20일 금감원은 광동제약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했습니다.
광동제약 본사가 위치한 광동 과천타워 모습. (사진=희림)
오너 리스크 방지 위해 투명성 확보 시급한 과제
또한 이른바 '내부거래' 이슈도 한 차례 제기된 바 있습니다. 지난해 광동생활건강 매출액 819억원 중 134억원이 광동제약과의 내부거래 금액으로, 공정거래위원회는 2023년 9월 '내부거래에서의 부당 지원 혐의'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지만, 별다른 혐의점은 찾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최 회장의 배우자 손현주씨는 2020년 7월1일 광동생활건강 이사로 취임해 지난 3월31일 중임했습니다. 최 회장은 작년 11월3일부터 광동생활건강 대표로 재직 중입니다.
조헌제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연구개발진흥본부장은 "컨트롤타워의 지배 강화가 필요한 부분도 있겠으나, 미래 투자 등을 우선시하지 않고 오너 일가의 지분 구조만 높이고 이득만 강화시키는 등 악용으로 이어지면 안 된다"며 "과거처럼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기 때문에, 오너 리스크 방지를 위해서는 탄탄한 ESG 경영시스템과 투명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한편 <뉴스토마토>는 수차례 오너 리스크 해소 방안 등에 대한 광동제약 입장을 물었지만 회사로부터 어떠한 답변도 들을 수 없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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