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기술특례 상장사, 실적 추정은 '뻥튀기'·공시는 '누락'
91곳 중 46곳 전망 빗나가…실적 괴리 최대 4000%
비교표·원인 누락해도 제재 없어…사후관리 공백
2026-07-29 07:20:00 2026-07-29 07:20:00
이 기사는 2026년 07월 27일 17:25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송혜림 기자]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 기업의 추정 실적과 실제 실적 간의 괴리율이 100% 이상을 넘기면서 상장특례 제도의 실효성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실적 괴리율이 크게 벌어졌음에도 사업보고서에 공시를 하지 않거나 괴리율 원인을 기재하지 않은 기업들도 다수지만 별도 패널티를 받지 않으며 사후 관리 공백도 문제로 지적된다. 금융당국이 주관사별 괴리율 비교공시 등을 통해 공모가 산정 책임 강화에 나섰지만 발행사의 공시 이행을 둘러싼 사후관리 공백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사진=각 사 홈페이지)
 
91곳 중 46곳, 상장 첫해부터 100% 이상 괴리
 
27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시장 기술특례 상장 기업들은 지난 2023년 10월부터 상장 후 제출하는 사업보고서에 상장 당시 활용한 추정실적을 달성하지 못한 이유를 상세하게 기재해야 한다. 업황 변동이나 거래 지연 등 괴리율 발생 원인을 기업이 직접 상세하게 분석하여 공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술특례상장 기업들이 산정한 추정치와 실제 실적 간의 괴리감이 커서 특례 상장 종목들에 거품이 많다는 지적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그래픽=AI 제작·IB토마토)
  
한국거래소로부터 받은 기술특례 상장 기업 현황을 살펴보면 공시제도 개선 이후 올해 7월까지 기술특례를 통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기업은 총 104곳이다. 연도별로는 2023년 9곳, 2024년 45곳, 2025년 37곳, 2026년 13곳이다. 이들 기업들은 각 사업보고서를 통해 실제 실적과 추정 실적 간 괴리율이 발생한 경우 그 원인과 배경을 상세히 기재해야 한다.
 
<IB토마토>가 아직 연간 실적 비교가 어려운 올해 상장 기업을 제외한 91곳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상장 첫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가운데 한 항목이라도 실제 실적과의 괴리율이 100% 이상인 기업은 총 46곳으로 집계됐다. 전체 분석 대상의 50.5%다.
 
실적 괴리율이란 실제 실적에서 추정 실적을 뺀 값에 다시 추정실적을 나눠 100을 곱한 수치다. 괴리율은 절댓값을 사용하여 양수로 표시된다실제 실적이 추정치를 달성하거나 넘어선 경우에는 '달성'으로 표기하고 괴리율을 별도로 적지 않는다. 예상치가 흑자인 경우 실제 실적이 0에 그치면 괴리율은 100%가 된다. 실제 실적이 적자로 전환되면 괴리율이 100%를 넘어선다. 적자를 예상한 기업이라면 실제 손실이 예상치보다 두 배 이상 확대됐을 때도 100% 이상의 괴리율이 나타날 수 있다.
 
일부 기업은 상장 첫해부터 1000%에서 많게는 4000% 이상까지 괴리가 벌어진 곳들도 있었다. 대외 환경 변화나 관계사 거래 지연, 판매 부진 등 여러 원인을 감안하더라도 과한 추정치였음을 보여준다. 상장 첫해는 물론 이후로도 안정적으로 추정 실적을 맞추거나 초과 달성한 기업은 비츠로넥스텍(488900),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 등 10곳 채 되지 않았다. 
 
 
일례로, 2024년 3월 상장한 웨어러블 로봇 전문기업 엔젤로보틱스(455900)는 당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괴리율이 53.29%, 110.89%였다. 이듬해인 2025년에는 각각 77.73%, 681.88%로 더 크게 벌어졌다. 순이익은 127.05%에서 510.96%로 커졌다. 기업은 괴리율 발생 원인에 대해 의정갈등사태 장기화에 따른 국내 의료시장의 위축 및 예산 부족 현상으로 인해 재활 웨어러블 로봇 시장이 위축된 탓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상장 첫해에는 100% 미만의 괴리율을 보이다, 이듬해 괴리율이 폭등한 곳도 있다. 2024년 7월 상장한 국내 민간 우주 기업 이노스페이스(462350)는 상장 첫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괴리율이 각각 86.92%, 94.7%에 그쳤으나 지난해 4091.08%, 3841.75%로 뛰어올랐다. 매출원가 및 판매비와관리비 등의 영업비용 초과 발생에 기인했다는 설명이다.
 

아이씨티케이 연간보고서 공시.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에스오에스랩 연간보고서 공시.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금융위원회는 지난 2023년 7월 기술특례상장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하면서 상장 이후 영업실적 공시를 강화하고, 상장 당시 추정치와 실제 실적의 비교·차이 분석 기재 방식을 표준화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해 10월 관련 공시서식이 개정된 뒤 11월 파두(440110) 사태가 벌어지면서 추정 실적의 신뢰성과 주관사의 기업실사 책임 문제가 시장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당시 파두는 대표 주관사로 NH투자증권(005940)을 내세우면서 연 매출 추정치로 1203억원을 제시했다. 그러나 2023년에는 추정 매출액 1203억원 대비 실제 매출액은 225억원에 그치며 81.3%의 괴리율을 보였다. 이어 2024년에는 88.3%, 2025년에는 85.1%의 괴리율을 보였다. 당시 NH투자증권은 기업 실사 과정의 공정성을 놓고 투자자들의 강도 높은 비판을 받았다.

 
공시 강화의 목적은 추정치와 실제 실적의 괴리 자체를 없애는 데 있지 않다. 실적 차이와 발생 원인을 공개해 투자자가 기업의 추정 능력과 주관사의 공모가 산정 적정성을 판단할 수 있게 하고, 과도한 전망을 시장이 견제하도록 하는 데 있다.
 
그러나 개정 제도는 결국 무늬만 공시 투명성을 확보했을 뿐, 실제 실적 괴리를 줄이는 데엔 실효성이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논란이었던 파두의 괴리율을 훌쩍 뛰어넘는 기업들이 등장하며, 사실상 현재 기업과 주관사가 제시하고 있는 전망치가 투자 판단의 근거로 쓰이기엔 여전히 부적합하다고 분석된다. 이처럼 단기 추정이 과도할 경우에는 상장일 이후 매수한 투자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비교표·원인 설명 누락…발행사 사후관리 공백
 
아울러 과거 제도 개선에도 이를 따르지 않는 기업들은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자 투자자들의 불만은 지속해서 커지고 있다. 상장 기업 91곳 중 실적 추정치를 달성한 기업을 제외하고 괴리율 공시를 하지 않는 기업은 약 14곳에 달했다. 또, 괴리율이 10% 이상 차이가 발생했음에도 이에 대한 설명을 기재하지 않은 기업도 5여 곳이었다.
 
예로, 지난 2024년 6월 상장한 에스오에스랩(464080)은 상장 첫해 실적 괴리율은 40~69%였고, 이듬해인 2025년에는 82~4116%에 달했지만 실적 미달 원인을 기재하지 않았다. 이어 지난해 7월 상장한 뉴로핏(380550) 역시 상장 첫해 괴리율은 26~69%에 달했지만 미달 이유를 공시하지 않았고 별도 정정 보고서 역시 내지 않았다. 이는 사실상 금융당국이 대대적인 제도 개선을 했음에도, 보다 중요한 사후 관리 체계의 허점은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다.
 
다만 금융당국은 추가적인 제도 개선 없이 괴리율에 대한 책임을 증권사에게 지우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3월부터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모든 주관사는 상장 전 제시한 상장연도 추정실적과 괴리율을 계산해 금융투자협회에 보고해야 한다. 금투협에 보고된 자료는 이후 금융감독원으로 전달돼 감독당국의 모니터링 자료로 활용된다. 금감원은 괴리율 발생으로 별도 패널티를 부과하지 않되, 금투협으로부터 받은 괴리율 자료를 보도자료로 배포해 투자자들이 참고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추정 실적은 말 그대로 추정치이기 때문에 미래 실적을 담보할 수 없어 괴리율이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다"라며 "아울러 추정치를 낮게 잡으면 공모가도 감소하기 때문에 리스크가 크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관사는 주관을 도울 뿐 이후의 실적은 기업의 사업 역량과 업황에 크게 좌우되는 면이 있다"라면서 "다만 괴리율 발생 원인을 증권사에게 지우는 건 억울한 측면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송혜림 기자 divi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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