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크래프톤(259960)이 자본잠식과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개발 자회사들을 대상으로 추가 자금 투입에 나섭니다. 올해 상반기에도 주요 개발사에 출자를 진행했지만 일부 자회사는 자본잠식이 지속되거나 손실 규모가 확대되는 실정인데요. 개발사별 사업 성과가 엇갈리는 가운데 반복적 자금 지원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1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최근 라이징윙스, 렐루게임즈, 플라이웨이게임즈, 블루홀스튜디오 등 국내 개발 자회사 4곳에 총 6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참여를 결정했습니다. 세부적으로 라이징윙스에 22억5000만원, 렐루게임즈에 19억5000만원, 플라이웨이게임즈에 12억원, 블루홀스튜디오에 9억원을 각각 출자합니다.
이번 출자 대상 가운데 렐루게임즈를 제외한 라이징윙스, 블루홀스튜디오, 플라이웨이게임즈 등 3곳은 올 상반기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크래프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라이징윙스의 지난해 말 자기자본은 마이너스 298억5100만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였습니다. 크래프톤은 올해 상반기 라이징윙스에 약 41억원을 추가 출자한 바 있는데요. 지난 6월 말 라이징윙스의 자기자본은 마이너스 255억원으로 자본잠식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라이징윙스는 이번 증자와 함께 크래프톤에서 빌린 기존 차입금 202억5000만원의 만기도 1년 연장키로 했습니다. 해당 차입금은 운영자금 명목으로 빌린 자금으로, 상환일이 내년 9월30일로 연기됩니다. 공시상 크래프톤과의 차입총계는 213억원입니다.
라이징윙스의 실적도 지난해보다 악화됐습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74억원으로 전년 동기(26억원)보다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계속영업손익은 44억원 흑자에서 4000만원가량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블루홀스튜디오 역시 추가 출자에도 손실이 확대됐습니다. 크래프톤은 올해 1월 블루홀스튜디오에 약 90억원을 추가 출자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매출은 93억원으로 전년 동기(151억원)보다 감소했습니다. 계속영업손실도 같은 기간 22억원에서 113억원으로 확대됐습니다.
플라이웨이게임즈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13억원으로 전년 동기 20억원보다 감소했습니다. 계속영업손실은 같은 기간 35억원에서 51억원으로 확대됐습니다.
반면 렐루게임즈는 이번 출자 대상들 중 유일하게 올해 상반기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렐루게임즈는 지난해 상반기 26억원의 계속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15억원의 흑자로 전환했습니다. 크래프톤은 렐루게임즈에 19억5000만원을 추가 출자하고 기존 차입금 30억원의 만기도 1년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크래프톤은 기존 게임의 성과를 확대하는 동시에 신규 지식재산권(IP) 확보를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2조6616억원, 영업이익 972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크래프톤은 해당 사안에 대해 각 자회사별 출자 배경과 자금 사용처, 재무구조 개선 및 향후 투자 계획 등은 회사의 경영 판단과 관련된 사항으로 구체적으로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는 각 법인의 사업 및 재무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 사항"이라며 "다만 자회사별 출자금의 세부 사용처, 프로젝트별 투자 비중, 향후 추가 출자·대여 계획 및 수익성 개선 방안에 대해서는 현재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적자 개발사에 대한 반복적인 자금 지원을 두고 신규 IP 확보를 위한 장기 투자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게임 개발은 성과를 예측하기 어렵고 수익 창출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크래프톤이 성장 가능성이 있는 스튜디오에 자금을 지원해 차세대 IP를 확보하려는 전략일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스튜디오 입장에서) 퍼블리셔의 도움 없이는 펀딩 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경우가 있다"며 게임 개발사의 외부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이어 크래프톤이 성장 가능성을 보고 장기간 자금을 지원하는 '인내자본' 역할을 하는 것으로 해석하며 "크래프톤은 다음 세대도 봐야 한다. IP를 확보하려는 포석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