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선영 기자] 보험료 카드납 확대를 위해 정부가 보험상품별 특성에 맞는 수수료율을 먼저 마련해줘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습니다. 보험사와 카드사 간 수수료 부담을 둘러싼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자 전문가들이 내놓은 해법입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해보험료 카드 납부율이 30%대를 유지하는 것과 달리 생명보험료 카드 납부율은 여전히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습니다. 2분기 손보사 카드 결제 원수보험료는 7조5433억원인데요. 전체 원수보험료 24조7211억원의 30.5%를 차지합니다. 반면 같은 기간 생보사 카드 결제 수입보험료는 1조738억원, 전체 원수보험료 25조8997억원의 4.1%에 그쳤습니다. 생보사 카드납 비중은 지난해 1분기 4.1%를 기록한 이후 2분기 4.1%, 3분기 4.0%, 4분기 4.4%, 올해 1분기 4.0% 등 큰 변화가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생보 보험료 카드납을 더 확대하기 위해서는 생·손보 상품의 특성을 고려한 별도의 수수료 체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부가 보험료 결제에 적용할 수 있는 전용 수수료율을 제시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생보와 손보 상품 특성이 다른 만큼, 종신·연금 등 장기 보험상품에 적합한 전용 우대 수수료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서 교수는 "결제 수단에 따른 소비자 차별을 방지하는 조항도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후속 연구를 통해 향후 보험료 카드납이 소비자 후생에 미치는 영향을 살피고 제도를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같은 지적이 나오게 된 배경에는 업권 간 수수료 부담 쟁점이 있습니다. 현재 보험료 카드납 가능 여부와 대상 상품은 보험사 납부 정책, 보험사·카드사 간 가맹점 계약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금융위원회 역시 법령 해석을 통해 보험료 카드 결제 여부는 보험사와 신용카드업자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라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수수료를 바라보는 시각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 이상, 카드납 확대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생보업계에서는 상품 특성으로 인해 카드납이 어렵다는 점을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손보는 자동차보험, 실손보험 등 비교적 소액에 결제 주기가 짧은 상품을 다뤄 카드납이 활발한 편"이라면서도 "하지만 생보는 장기 납부가 필요한 종신보험, 환급이 되는 연금보험 등이 주력 상품이고, 이를 카드로 내는 것은 사실상 '장기 적금'을 신용카드로 내는 것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카드업계는 수익성 제고 측면은 물론, 소비자의 결제 편의와 금융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해서라도 보험료 카드납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결국 카드 수수료를 누가 부담하느냐의 문제"라며 "가맹점인 보험사가 카드 결제를 받지 않겠다고 하면 카드사 입장에서는 할 수 있는 부분이 제한적"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보험료를 카드 납부할 수 있게 되면 편의성이 높아지고 부담도 줄어듭니다. 이 때문에 관련 입법 논의가 이어져왔지만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현재 국회에는 민주당 이정문 의원이 2024년 6월, 복기왕 의원이 같은 해 12월 발의한 보험료 카드납부 확대를 위한 보험업법 개정안이 각각 계류 중입니다. 이 의원 발의안은 보험사가 카드납을 거부할 때 제재할 수 있는 규정을 뒀고, 복 의원의 개정안은 보험업계와 카드업계 등 이해관계자 간 자율적인 협의를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장선영 기자 line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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