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회생하는데…카드사는 '4019억 전단채 폭탄'
카드대금, 무이자로 2037년까지 변제 받기로
2026-09-03 14:57:58 2026-09-03 15:13:31
[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법원이 홈플러스 회생계획안을 인가하면서 청산 위기를 넘겼지만, 채권자인 카드사들의 부담은 여전합니다. 회생안에 찬성표를 던진 카드업계는 4811억원 규모 채권의 장기 분할변제와 4019억원 규모 유동화전단채(ABSTB) 투자자들의 소송전 및 대규모 충당금 적립이라는 폭탄을 떠안게 됐습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는 전날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심리·결의를 위한 관계인집회를 열고, 회생담보권자조 100%와 회생채권자조 75.90%의 찬성으로 회생가결안의 인가를 선고했습니다. 오는 4일 법정 가결 시한을 이틀 앞두고 인가가 결정되면서 영업현금흐름 창출과 자가 점포 매각을 통한 변제 계획의 수행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다만 채권 성격에 따라 변제 시점과 조건이 크게 달라 법정 밖의 새로운 화약고가 될 수도 있습니다. 
 
관계인집회 당일 김광일 홈플러스 공동대표 겸 MBK파트너스 부회장는 채권 성격별로 변제 시점과 조건을 달리한 계획안을 제시했습니다. 지난 7월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그룹이 긴급 수혈한 2000억원 규모 신규 회생기업자금(DIP)과 메리츠증권·메리츠화재·메리츠캐피탈의 기존 담보신탁 채권은 원금 258억원과 개시 전 이자 100%(연 6%)를 인가일(2일)로부터 10일 이내 변제 받습니다. 선·후순위 신탁담보 채권도 점포 매각대금을 활용해 원칙적으로는 올해, 매각 상황에 따라 3차년도인 2028년까지 상환될 예정입니다.
 
반면 롯데카드·신한카드·현대카드 등 여신전문금융사에 걸쳐 있는 카드대금 채권 4811억원과 상거래·구상·손해배상 등 일반 회생 채권은 개시 후 이자가 전액 면제된 채로 5차년도(20232년)부터 10차년도(2037년)까지 6년에 걸쳐 분할 변제됩니다. 연도별 변제율은 △2032년 7.7% △2033년 12.2% △2034년 13.0% △2035년 13.8% △2036년 14.4% △2037년 38.9%로 구성돼 전체 변제액의 53.3%가 마지막 2년에 쏠려 있습니다.
 
카드사들은 대규모 채권이 10년간 무이자 동결되는 악조건에도 가결표를 던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홈플러스가 청산될 경우 67개 거점 점포의 결제 수수료 수입이 즉시 소멸하고 가맹점 대금 정산 체계가 전면 마비돼 관련 자금의 회수가 거의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대금 보류(Holdback) 조치를 해제하고 가맹점 정산 선순환을 만드는 실리를 택했지만 재무적 타격은 불가피합니다. 2032년부터 시작되는 10년 분할 상환에 따라 카드사들은 해당 채권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적립해야 합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랑 관계된 채권 규모가 카드사마다 다르다"면서도 "(채권 보유가) 큰 곳은 5~10년 분할 변제되면 (충당금 적립 등) 영향이 있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카드대금 채권 총액 4811억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4019억2000만원 규모의 ABSTB 관련 리걸(법률) 리스크도 남았습니다. ABSTB는 홈플러스가 카드사에 지급해야 할 구매전용카드 대금채권을 기초로 특수목적법인(SPC)이 발행한 전자단기사채(채권)입니다. 2024년 12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발행돼 미상환된 물량 중 금융감독원이 2025년 기준 집계한 개인투자자 매입액만 1777억원으로 전해집니다.
 
회생계획상 변제 대상은 ABSTB를 보유한 카드사에 있으며 일반 ABSTB 전단채 투자자들은 홈플러스의 직접적인 회생채권자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이에 관계인집회에서도 직접적인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카드사들에 회생안을 반대해달라는 목소리만 냈습니다.
 
홈플러스 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는 관계인집회 당일 법원 앞에서 시위를 열고 "3개월 단기 상품이 10년짜리 무이자 미수금으로 바뀌면서 자산의 현재가치가 완전히 훼손됐다"며 피해자 전용 보호계정(Escrow) 설치와 1차년도 30% 이상 조기 변제를 요구했습니다.
 
비대위는 또 회생안에 동의한 카드사들을 상대로 수탁자 의무 위반 손해배상 소송과 금융당국 진정 등 본격적인 법적 투쟁을 예고했습니다.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 모습. (사진=뉴시스)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