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 성과급’ 파업 봉쇄에도 ‘여진’…K반도체 ‘투자 지연’ 리스크
‘시행지침’ 발표에…노사 모두 ‘반발’
인력 재배치·성과급 기준 두고 비판
반도체업계 신규 팹 가동 영향 촉각
2026-09-04 21:35:56 2026-09-04 21:35:56
[뉴스토마토 배덕훈·박창욱 기자] 정부가 영업이익 N% 성과급반도체 공장 신설등 경영상 결정 자체는 의무 교섭이나 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새로운 노란봉투법 시행지침을 내놨지만, 재계의 우려와 노동계의 반발등 후폭풍이 커지고 있습니다. 재계에서는 정부가 경영 판단 자체는 의무 교섭 사안이 아니라면서도 인력 배치전환 등은 교섭·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힌 점을 두고 신규 공장 인력 재배치에 따른 분쟁 가능성과 영업이익 N%가 아닌 별도의 성과급 요구 등 우회로로 인해 노사 갈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특히 반도체업계의 경우 신규 투자에 따른 인력 배치 전환이 늦어질 경우 공장 가동과 투자 일정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을 염려하고 있습니다. 반면, 노동계는 이익 연동 성과급과 공장 신설·이전, 매각 등은 노동자의 고용과 생존권에 직결되는 문제로 이를 쟁의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노동3권의 범위를 축소하는 조치라고 거세게 반발하면서 여진이 이어지는 모습입니다.
 
노란봉투법 시행 첫날인 지난 3월 서울 세종로에서 열린 민주노총 투쟁 선포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4일 정부와 재계 등에 따르면 전날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경영 성과급 등 노동쟁의 대상 시행지침에는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른 현장 혼란을 줄이기 위해 쟁의 대상을 보다 구체화한 내용이 담겼습니다. 우선 노동부는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가 노사 간 자율 교섭 대상이 될 수는 있어도, 의무적 교섭이나 조정·쟁의 대상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요구는 기업 경영상 판단을 과도하게 제약하고 주주 등 제3자의 권익을 침해할 수 있어 의무 교섭 대상으로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N% 성과급·경영상 결정…쟁의 대상 제외
  
또한 노동부는 공장 신설·이전, 사업 매각 인공지능(AI)·신기술 도입 등의 기업 경영상 결정 자체는 쟁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도 명확히 했습니다. 노란봉투법이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의 결정으로 교섭 대상을 넓혔지만, 근로조건 변동이 단순히 가능성에 그치는 경우는 쟁의 대상이 아니라는 판단입니다. , 호남 반도체 공장 신설 등 경영상 결정 자체를 반대하는 교섭·쟁의는 불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공장 신설·이전에 따라 정리해고나 구조조정과 같은 배치전환 등의 인력 운영 계획을 수립 중이거나 결정된 사실이 확인 또는 공지되거나 근로조건의 변동이 객관적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는 의무적 교섭대상에 해당한다고 밝혔습니다.
 
사업 매각·인수나 현대차의 로봇 아틀라스같은 AI·신기술 도입도 마찬가지입니다. 경영상 결정 자체와 기술 도입을 반대하는 것은 교섭·쟁의 대상이 아니지만, 근로조건의 변동이 객관적으로 예상될 경우 교섭·쟁의 대상에 해당한다는 것이 노동부의 판단입니다.
 
이처럼 정부가 노사 분쟁을 줄이기 위한 새로운 지침을 내놨지만, 재계와 노동계의 반발로 후폭풍이 커지는 모습입니다. 우선 재계는 호남 반도체 공장과 같은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에는 인력 재배치가 불가피하지만 배치 전환을 둘러싼 교섭 장기화와 노사 갈등을 가장 우려하고 있습니다. 특히 공장 신설, AI 등 신기술 도입에 따른 배치 전환이 노동쟁의 대상이 될 경우 기업의 인사·경영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은 물론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의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로 선정된 광주 군공항 (사진=전남광주통합특별시)
 
반도체업계 신규 팹 가동에 영향 줄 것
 
반도체업계는 이 같은 이유로 투자 실행 지연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합니다. 반도체 공장은 신규 라인을 가동할 때 기존 사업장에서 경험을 쌓은 기술·연구인력을 우선 투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지침대로라면 호남 반도체 공장 등 대규모 프로젝트를 실행하는 순간 교섭·쟁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인력 재배치를 놓고 노사 협상이 장기화하거나 쟁의로 이어질 경우 실제 가동 일정이 늦어지는 등 투자 실행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많습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팹 가동 과정에서 특정 장비나 인프라 구축 상황에 따라 필요한 인력이 수시로 달라지기 때문에 추가 인력을 즉각 투입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이러한 인력 배치까지 노사 교섭이 필요한 사안이 된다면 신규 팹의 셋업이나 가동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인력 재배치가 노사 교섭 대상이 되더라도 신규 팹 가동 일정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신규 팹에는 일부 경력 인력을 조건을 높여 이동시키고, 그 사이 신입 인력을 미리 채용해 교육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반도체전문연구위원도 신규 팹을 지을 때 기존 사업장 인력 전체가 이동하는 것이 아니기도 하고, 공장 건설에만 최소 2년 가량 걸리는 만큼 그 기간 동안 신규 인력을 채용하고 교육할 시간은 충분하다고 짚었습니다.
 
대통령 취지와 정반대 규제” 재계 비판
 
또한 재계에서는 N% 성과급 등 기업 이익 연동형 성과급 요구에 따른 쟁의 행위가 봉쇄됐지만, 기본급의 N% 등 정액의 성과급 요구 등 지침을 사실상 우회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분쟁이 나올 가능성을 염려하고 있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가구조조정에 따른 배치 전환이라고 단서를 달았지만 말 장난에 불과할 뿐 기업들이 인사권에 따른 인력 재배치를 못하게 된 것이라며 성과급도 영업이익을 산정해 기본급 등 정액으로 요구할 경우 교섭 대상이 되는 것으로 영업이익만 아니면 된다는 가이드라인을 준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말씀하신 취지와 정반대 되는 강화된 규제가 새로 탄생한 것 같아서 매우 안타깝다고 했습니다.
 
민주노총 소속회원들이 4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고용노동부의 '경영성과급 등 노동쟁의 대상 시행지침'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노동계의 반발은 더 거센 상황입니다. 이 같은 시행 지침이 헌법상 노동3권을 침해하는 조치라며 폐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영업이익 성과급 요구가 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판단이 성과급 배분에서 노동의 가치를 폄훼한 지침이라고 날을 세우고 있습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지침은 헌법이 보장한 노동3권을 침해하고 노사 자치의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한 사용자 편향 지침이라며 정부에 즉각적인 폐기를 요구했습니다. 특히 민주노총은 정부가 근로조건 변동의 가능성객관적이라는 단서를 단 것을 두고 대규모 구조조정 국면에서 노동자의 대응을 원천 봉쇄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노동계 노동3권 침해…즉각 폐기
 
한국노총도 전날 성명을 통해 성과급의 지급 여부와 산정기준은 모두 노동자가 지급 받는 보수와 경제적 대우에 관한 사항이라며 결국 지침은 경영 성과급의 실질이 아니라 요구의 형식만으로 노동쟁의 대상 여부를 가르는 자의적인 기준을 제시하는 것으로 이는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인 노동3권을 시행지침으로 제한하려는 위법한 행정이라고 했습니다
 
배덕훈·박창욱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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