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176 대 209'…서울 버스 멈춰 세운 시간, 따져보니
노조 "대법 판결로 176시간 확정"…사측 "일률 적용 무리"
10.3% 개편안, 총액 늘지만 상여금 명칭만 바뀌는 구조
부산은 작년 정리·올해 5% 인상…서울만 소송·교섭 얽혀
2026-09-08 16:20:58 2026-09-08 16:27:11
[뉴스토마토 김현철 기자] 서울 시내버스가 파업 기로에 섰습니다. 노사를 1년 가까이 갈라놓은 것은 통상임금을 계산하는 '시간', 176시간이냐 209시간이냐의 다툼입니다. 오는 16일 전면파업 예고를 앞두고 노사 양측 주장의 사실관계를 따져봤습니다.
 
8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9일 1차 조정회의를 엽니다. 이어 11일 조합원 찬반투표, 15일 2차 조정회의를 거쳐 조정 기한인 15일 자정까지 합의가 불발되면 노조는 16일 첫차부터 파업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2024년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이라고 판례를 바꾸면서 수당과 밀린 임금을 다시 계산해야 하는데, 몇 시간으로 나눠 계산할지(산정 기준 시간)와 사 측의 임금 체계 개편안 등이 쟁점입니다.
 
서울 시내버스. (사진=뉴시스)
 
시간당 통상임금은 월 통상임금을 기준 시간으로 나눠 산정합니다. 노조는 176시간(만근 22일×8시간, 주휴시간 제외), 사 측은 209시간(주휴시간 포함)을 주장합니다. 나누는 시간이 짧을수록 시급과 연동 수당, 소급액이 커집니다.
 
노조 주장부터 보면, 지난 4월30일 대법원이 동아운수 소송에서 사 측 상고를 기각하며 상여금의 통상임금성을 확정했고, 176시간을 적용한 원심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다만 사 측은 대법원이 176시간 자체를 직접 판단한 것은 아니라며 이 부분을 다투고 있습니다.
 
사 측 논리도 근거가 있습니다. 동아운수를 제외한 64개사(1만7000여명) 소송은 아직 1심 진행 중이고, 법원 판단이 지역마다 갈리는 것도 사실입니다. 부산고법은 지난 7월 부산 시내버스 통상임금 소송 항소심에서 1심(209시간)과 달리 230시간을 인정했고, 창원지법 마산지원도 창원 버스기사 784명이 낸 소송에서 230시간 등을 인정했습니다. 사 측이 한 회사에 대한 판결을 서울 전체에 일률 적용하기 어렵다고 주장하는 배경입니다.
 
다만 서울은 통일교섭으로 64개사가 단일 임금협정을 적용받아 근무 형태·임금 구조가 사실상 동일하고, 동아운수도 그 중 하나입니다. 다음달 22일 변론이 재개되는 서울서부지법 첫 판결이 주목되는 이유입니다.
 
사 측은 상여금·명절수당을 폐지하고 해당 재원을 기본급에 통합하면 연봉 총액이 10.3% 오른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기존에 받던 상여금이 기본급으로 명칭만 바뀌는 것이어서 노동자 입장에선 임금이 오르는 효과가 없습니다.
 
사 측이 개편 없이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근거도 있습니다. 상여금을 현행 체계에 두고 통상임금에 산입하면 연장·야간수당이 연동해 올라 임금이 최대 16.4% 더 인상된다는 게 서울시 추산입니다. 준공영제 구조상 그 부담은 시 재정으로 직결됩니다. 서울시는 "1심 판결을 지켜보고 있다"며 재정 지원 결정을 미루고 있습니다.
 
노조는 타 지역이 이미 판례를 수용했다고 주장합니다. 지난해 6월 부산시의회 회의록에서 부산시 교통혁신국장이 대법원 판결에 따라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반영돼 인상률이 상승했다는 취지로 답변한 사실이 확인됩니다. 부산·인천·울산이 지난해 통상임금 문제를 먼저 정리하고 올해 4.5~5% 인상까지 타결했습니다.
 
사 측은 계산 방식이 다르다고 반박합니다. 부산은 소급 정산 없이 상여금을 기본급에 통합(총액 10.48% 인상 효과)하고 그해 인상은 동결했으며, 서울 노조가 요구하는 '176시간 기준 소급 지급'으로 문제를 푼 도시는 없다는 것입니다.
 
타 지역 사례는 '판례 수용'에서는 노조 주장을, '해결 방식'에서는 사 측 주장을 뒷받침하는 셈입니다. 노조는 서울만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온 유일한 지역이라고 재반박합니다.
 
노사가 간극을 좁힐 시간은 조정 기한인 15일 자정까지입니다. 불발되면 서울 시내버스는 여덟 달 만에 다시 멈춰 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현철 기자 scoop_pres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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