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기 '2페이즈'…여전업권 건전성 시험대
한신평 "건전성 회복 미진"…부실 정리·이익창출력 신용도 변수로
2026-09-11 14:22:41 2026-09-11 14:22:41
[뉴스토마토 장선영 기자] 시장금리가 다시 상승 국면에 접어들면서 카드·캐피탈 등 여전업권의 건전성 관리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과거 금리 상승기 높아진 연체율과 누적된 부실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금리가 다시 오르고 있다는 점이 부담입니다. 연체율 상승이 대손비용 증가와 이익창출력 저하로 이어질 경우 신용도를 낮추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영서 한국신용평가 금융·구조화평가본부 수석애널리스트는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6 KIS Credit Issue Seminar'에서 "카드와 캐피탈 같은 여전업은 다른 금융업종과 달리 금리가 상승하게 되면 조달과 대손 측면의 이중 부담이 발생하는 구조"라고 진단했습니다.
 
채영서 한국신용평가 금융·구조화평가본부 수석애널리스트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6 KIS Credit Issue Seminar'에서 '다시 찾아온 금리 상승기, 시험대에 오른 여전업권 대응능력'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은행은 금리 상승 시 저원가성 예금을 기반으로 순이자마진(NIM) 확대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보험업 역시 운용수익과 신규 투자수익률 개선, 부채가치 감소 등의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카드·캐피탈사는 수신기반이 없어 시장금리가 오르면 조달비용이 늘고 차주 상환 부담 확대에 따라 대손비용까지 커질 수 있습니다.
 
다만 채 애널리스트는 이번 금리 상승기에 여전업권이 받는 조달비용 충격은 2022~2024년보다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만기가 돌아오는 기존 채권의 발행금리 자체가 이미 높은 수준이라 신규 발행금리와의 격차가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건전성입니다. 앞서 고금리 국면에서 높아진 연체율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카드업권의 1개월 이상 실질연체율은 2022년 말 1.2%에서 2023년 말 1.5%로 상승한 뒤 올해 6월까지 1.5% 수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고금리 장기화로 차주의 상환 능력이 악화된 데다 부실자산 회수에도 시간이 걸리면서 연체율 회복이 더디다는 분석입니다.
 
대손비용 부담도 커졌습니다. 카드사의 충전영업이익 대비 대손상각비 비중은 2021년 37.6%에서 2025년 56.4%로 상승했습니다. 부실채권을 상각하거나 매각해 연체율을 낮추더라도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다시 카드사 수익성을 압박하게 됩니다. 카드론과 현금서비스의 연체전이율도 2022년 이후 장기 평균을 웃돌고 있습니다. 연체전이율은 정상채권이 연체채권으로 넘어가는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한신평이 과거 부실 발생 경험률과 부실채권 상·매각률을 토대로 올해 말과 내년 말 연체율을 추정한 결과 대부분 업체에서 1개월 이상 연체율 악화가 예상됐습니다. 특히 기존 부실 규모가 큰 업체일수록 상승폭이 크게 나타났습니다. 카드사들이 채권 상·매각 등을 통해 연체율을 관리해왔지만, 실질적인 건전성 부담은 표면적인 연체율보다 더 클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그동안 비우호적인 환경에서도 카드사 신용등급 변화는 드물었습니다. 11일 기준 한신평 장기 신용등급은 신한·삼성·KB국민·현대·BC카드가 'AA+', 우리·하나카드가 'AA', 롯데카드가 'AA-'로 모두 안정적입니다. 안정적인 사업기반과 이익창출력 등을 바탕으로 주요 카드사들이 높은 신용등급을 유지해왔습니다.
 
그러나 건전성 악화가 장기화하고 대손비용이 이익창출력을 훼손할 경우 업체별 신용도 차별화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저낭이 나옵니다. 채 애널리스트는 "정확히 신용도가 차별화되는 시점을 말하긴 어렵다"면서도 "업체별 자산건전성 관리 수준, 유동성, 자본적정성에 따라 대형사와 중소형사, 우량사와 비우량사 간 신용도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그는 "금리 상승기 여전업권 신용도 핵심은 신규 부실 발생을 얼마나 통제하고, 발생한 부실을 얼마나 신속하게 정리하는지가 관건"이라며 "또 이 과정에서 수반되는 대손 등의 비용 부담을 기존 이익 체력으로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AI-고금리-부동산, 변화하는 시장환경과 신용위험 : 위기와 기회의 재조명'을 주제로 '2026 KIS Credit Issue Seminar'를 열었다. (사진=뉴스토마토)
 
장선영 기자 line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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