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468억 투입...밑 빠진 독에 물 붓는 KB국민카드 인니 법인
2026-09-11 06:00:00 2026-09-11 06:00:00
[뉴스토마토 장선영 기자] KB국민카드가 적자가 이어지는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KB FMF에 또다시 수백억 원의 자금을 투입했습니다. 경영 정상화 및 현지 감독당국 규제 대응을 위한 조치라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이처럼 추가 자금을 수혈하며 지분율을 끌어올렸음에도, KB FMF는 조만간 국민카드의 연결 종속회사에서 제외될 예정입니다. 조만간 설립될 KB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현지 금융지주회사로 지분이 이전되면서 국민카드가 사실상 경영 손을 떼게 되기 때문입니다.
 
시장에서는 KB국민카드가 대규모 자금 수혈로 급한 불을 끈 뒤, 지분 이관을 통해 적자 법인의 직접 연결 실적 부담과 경영 책임론을 덜어내려는 구조조정 및 리스크 분산으로 보고 있습니다. 
 
자본 47억원까지 줄었는데…KB국민카드, KB FMF에 469억원 투입
 
10일 국민카드 공시에 따르면 국민카드는 지난달 26일 이사회를 열고 인도네시아 법인 PT. KB Finansia Multi Finance(KB FMF)에 대한 자본 확충을 결정했습니다. 신규 투자금액은 468억6000만원입니다. 
 
KB FMF는 1994년 설립된 인니 여신금융전문회사입니다. 중고차 및 중고 오토바이 담보대출, 내구재 할부금융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습니다. KB FMF는 국민카드가 2020년 7월 지분 인수를 통해 자회사로 편입했습니다. 2025년 3월에는 기존 교환사채 계약에 따라 추가 지분을 취득해 지분율을 85%까지 높였습니다. 당시 2020년 인수 과정에서 주식 5% 교환 권리가 포함된 교환사채를 함께 인수했습니다. 
 
국민카드는 이번 추가 투자의 이유로 현지 자본 규제비율 준수와 함께 경영 정상화를 제시했습니다. 먼저 6000억루피아(IDR) 규모의 기존 영구채를 자본증권으로 전환합니다. 또 별도로 6000억루피아 규모의 유상증자를 합니다. 세부적으로 출자 또는 투자금액은 한화 982억6000만원입니다. 이 가운데 514억원은 기존 영구채의 자본증권 전환분입니다. 실제 신규 현금 투입 규모는 유상증자분 468억6000만원이 됩니다. 
 
기존 영구채 전환은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의 자본 인정 기준 변경에 따른 조치입니다. 해당 영구채는 발행 당시 자본으로 인정됐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기준 변경에 따라 핵심자본 인정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기존 영구채를 OJK 기준상 핵심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조치한 것입니다. 국민카드는 이 과정에서 추가 현금 납입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공시했습니다.
 
이번 투자 이후 국민카드의 KB FMF 투자금액 누계는 5611억6827만원으로 늘어납니다. 출자 또는 투자 누계액은 2078억6827만원, 지급보증 누계액은 3533억원입니다. 투자 후 국민카드가 가진 KB FMF의 지분율은 93.77%까지 올라갑니다. 
 
문제는 KB FMF의 재무 상태입니다. 올해 6월 말 기준 FMF 자본은 47억원입니다. 3월 말(103억원)에 비해 56억원이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 자산도 3781억원에서 3171억원으로 610억원 감소했다. 여기에 올해 1분기 36억원을 낸 데 이어 상반기 누적 순손실은 84억원으로 확대됐습니다.
 
이와 동시에 현지 감독당국의 규제 압박도 커졌습니다. OJK는 이미 2월 자본 규제비율 미준수를 이유로 FMF를 특별감독 대상으로 지정했습니다. 이에 이번 증자는 구제성 자본 확충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PIKK 편입 앞둔 KB FMF…직접 자회사서 간접 투자 전환
 
이런 상황에서 KB FMF는 대대적 지배구조 변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OJK는 '금융기업집단 및 금융기업집단 지주회사에 관한 규정'을 마련하고 KB금융 등 현지 금융계열사를 보유한 그룹에 지주회사 설립 의무를 부여했습니다. OJK는 8월 국민은행의 인니 금융지주회사 'PIKK' 설립 계획을 승인했습니다. 국민은행은 오는 2027년 8월까지 PIKK 설립, 지분 재편 등을 완료한다는 계획입니다. 이 과정에서 KB FMF도 국민카드의 품을 떠납니다. 국민카드의 연결 대상 종속회사에서 제외됩니다. 해외 사업 실적도 연결재무제표에 반영되지 않습니다.
 
대신 국민카드는 KB FMF 지분 가치에 상응하는 PIKK 지분을 보유하게 됩니다. 지분 가치평가와 대금 유입 방식은 해당 지분을 출자하고 이 대가로 PIKK 지분을 취득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국민카드는 지분 이전 이후 KB FMF 경영관리와 주요 의사결정은 지배회사인 PIKK를 중심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로 인해 국민카드와 KB FMF의 관계가 완전히 끊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국민카드는 KB FMF의 원 소속사로서 경영관리, 상품 및 사업전략 수립 등에 대한 지원을 제공합니다. 기존 금융지원에 대한 지급보증 역시 국민카드의 몫으로 유지한다는 방침입니다. 이관 초기 안정적 운영을 위해서입니다.
 
경영 부진 책임론 선 긋기…"시장 침체 영향으로 정상화 집중"
 
일각에서는 우려의 시각이 보입니다. KB FMF의 악화된 실적과 자본건전성에 대해 명확한 경영책임 논의가 없기 때문인데요. 국민카드 측은 KB FMF의 실적 악화를 경영전략 실패보다 현지 소비자금융 시장 침체의 영향이라고 주장합니다. 책임 소재보다 수익성 회복과 경영 정상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국민카드는 KB FMF 부진의 이유로 루피아 약세에 따른 경기 둔화를 꼽았습니다. KB FMF 주요 고객층인 서민층의 전반적인 소비심리 위축과 연체율 증가 등 소비자금융시장이 침체기를 겪고 있다고 봤습니다. 또 OJK가 소비자 보호와 건전성 규제를 지속 강화하면서 대출심사의 보수화 및 건전성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KB FMF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근본적인 수익 구조 개선을 위해 경영 정상화와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며 "내구재 상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통해 수익성 개선 중에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IT 시스템 업그레이드, 조직·인력 효율화, 채권관리 고도화, 영업 채널 개편 등 전 영역에 걸친 강도 높은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면서 "이와 함께 OJK 자본규제 강화 정책에 대응하고, 경영정상화 노력을 통해 월손익을 흑자로 전환할 것"을 목표로 내세웠습니다.
 
장선영 기자 line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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