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서울·인천금고 연속 수성…끝나지 않은 시금고 전쟁
2026-09-18 16:29:47 2026-09-18 16:29:47
[뉴스토마토 이진희 기자] 신한은행이 서울시에 이어 인천시금고까지 연이어 수성하며 기관영업 강자의 입지를 재확인했습니다. 앞으로도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세종시 등 주요 지방자치단체 금고 선정을 앞두고 있어 은행권 경쟁은 끝나지 않았다는 전망이 나오는데요. 시금고는 대규모 공공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지역 내 기관·기업·개인 고객으로 영업 기반을 넓히는 효과가 큰 만큼 남은 금고를 둘러싼 쟁탈전이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인천시금고, 1200점 만점에 10점차 당락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천시는 전날 금고지정심의위원회를 열고 2027~2030년 제1금고 운영기관으로 신한은행을 선정했습니다. 제2금고는 단독 입찰한 NH농협은행이 맡게 됐습니다. 신한은행은 이에 따라 2007년부터 이어온 인천시 제1금고 운영권을 4년 더 지키게 됐습니다. 제1금고가 관리하는 일반회계와 공기업특별회계, 기금 등을 합하면 연간 약 15조원에 달합니다.
 
이번 경쟁은 하나은행의 거센 추격으로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올해 하나금융그룹 청라 이전 본격화로 하나은행이 지역경제 기여와 고용 확대 등을 전면에 내세워 신한은행 아성에 도전했기 때문입니다. 하나금융은 청라 이전에 따른 향후 10년간 직·간접 경제유발효과가 약 3조4000억원, 직·간접 세수 확대 효과도 연간 230억원 이상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역 기여도를 적극 부각했습니다.
 
12명의 심사위원이 평가한 결과 두 은행 간 최종 점수 차이는 전체 1200점 만점에 10점 안팎에 불과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나은행이 그룹 본사 이전이라는 지역 기여 카드를 앞세웠지만, 신한은행이 근소한 차이로 금고를 지켜낸 것입니다.
 
신한은행은 장기간 인천시금고를 운영하며 쌓은 경험과 전산 시스템 안정성, 세입·세출 전산망 관리 역량, 지역 내 인프라 등이 강점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앞서 서울시금고 경쟁에서도 우리은행의 도전을 막고 제1·2금고를 모두 수성한 데 이어 인천에서도 하나은행을 제치면서 수도권 핵심 지자체 금고를 잇달아 방어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쌓아온 금고운영 경험과 금융역량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것 같다"며 "기업·소상공인·청년 지원과 디지털 행정 고도화 등 다양한 협력사업을 통해 인천의 경제 성장과 지역사회 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인천에서 하나은행이 신한은행을 턱밑까지 추격하면서 '현직 프리미엄'만으로 금고 수성을 장담하기 어려워졌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장기간 금고를 맡아온 기존 은행의 운영 경험에 맞서 도전자들이 지역사회 기여도와 금리, 영업망 등을 공격적으로 데세우면서 은행 간 경쟁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은행들이 시금고 확보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금고 운용 자체보다 뒤따르는 영업 효과가 크기 때문입니다. 대규모 공공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수신 기반을 넓힐 수 있고, 지자체 산하기관이나 소속 공무원,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급여 계좌와 대출, 카드 등 추가 영업을 연결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신한은행 본점 전경. (사진=신한은행)
 
전남광주·세종 등 차기 경쟁지 후끈
 
서울, 인천시금고 경쟁은 마무리됐지만 은행권의 금고 쟁탈전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전남광주시와 세종시가 대표적입니다. 연간 재정 규모가 약 25조원에 달하는 전남광주시는 전날 통합시금고 지정 신청 공고를 냈고, 다음 달 6∼7일 제안서를 접수받습니다.
 
현재 전남광주시 1금고는 출범일인 7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NH농협은행이, 2금고는 광주은행이 맡고 있습니다. 이번 본금고 경쟁에선 두 은행에다 대형 시중은행까지 가세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경쟁 구도가 더욱 복잡해질 전망입니다.
 
금고 선정을 앞두고 평가기준을 둘러싼 신경전도 벌써 시작됐습니다. 전남광주시는 최근 조례를 개정해 기존 영업점·무인점포·현금자동입출금기(ATM)의 단순 설치 대수뿐 아니라 5개 자치구와 22개 시·군에 영업망이 얼마나 고르게 분포돼 있는지를 평가에 반영하기로 했습니다. 전체 점포 수에선 광주은행이 농협은행을 앞서지만, 지역별 분포가 반영되면 농협은행이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특히 별도 법인인 지역농협 점포 수를 농협은행 평가에 반영할지 여부도 핵심 변수입니다. 광주은행을 비롯한 지방은행들은 지역농협의 점포와 지역기여도 등 실적을 농협은행 평가에 합산하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문제를 제기해왔습니다. 앞서 임시금고 선정 과정에서도 이 문제를 둘러싸고 광주은행이 법적 대응까지 예고한 만큼 이번 본금고 경쟁에서도 평가방식을 둘러싼 양측의 공방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예산 약 2조3000억원 규모의 세종시금고를 둘러싼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지난 16일 열린 사전설명회에는 현재 금고를 맡고 있는 농협은행과 하나은행을 비롯해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이 참석해 관심을 보였습니다. 서울시금고 탈환에 실패한 우리은행과 인천시금고에서 고배를 마신 하나은행이 남은 경쟁에서 얼마나 공격적으로 나설지도 관전 포인트입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역 내 핵심 주거래 은행이라는 대외 신인도가 주는 효과가 생각보다 크다"며 "경쟁이 치열해지면 역마진이 나기도 하지만, 선정 후 따라오는 파생효과들이 있기 때문에 남아있는 시금고 경쟁에도 입찰을 검토하는 중"이라고 답했습니다.
 
서울 시내의 한 건물에 시중은행 ATM기가 설치되어 있다.(사진=뉴시스)
 
이진희 기자 lj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