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건은 '성남·경기' 라인…내부선 '알력 다툼설'까지
강훈식 사퇴로 좁혀진 타깃망…국민의힘 압박플레이
연이은 인사 검증 실패에 힘 실리는 '김현지 상왕설'
2026-09-22 17:29:51 2026-09-22 17:44:43
[뉴스토마토 동지훈·한동인 기자]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의 사의 표명 후폭풍이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2차 개각 인사 검증을 포함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는 청와대 설명과 달리 내부 세력 다툼에서 밀린 결과라는 해석이 뒤따릅니다. 강 실장이 이재명 대통령 측근으로 분류되는 '성남·경기' 라인의 견제로 직에서 물러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는데요. 국민의힘은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과 정진상 전 민주당 정무조정실장을 고리로 정권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사의를 표명한 강훈식 비서실장. (사진=뉴시스)
 
떠난 강훈식이 남긴 '김현지 비선' 의혹
 
22일 청와대에 따르면 강 실장은 전날 오전 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강 실장 사의 표명 이후 청와대는 "대통령이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국정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에 대해 자신의 부족함 탓이라고 수차례 말한 상황에서 대통령을 보좌하는 비서실장으로서 종합적인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사의를 표명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청와대 설명대로라면 강 실장이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충실히 보좌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최근 지지율 하락 등 큰불을 끄겠다는 결단을 내린 셈인데, 잔불은 남았습니다. 강 실장이 사퇴한 근본적 이유가 따로 있다는 관측과 의혹 제기가 정치권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겁니다.
 
강 실장 사의 표명 이후 정치권에서 제기한 의혹의 핵심은 비선입니다.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과 경기지사였을 당시부터 곁을 지켰던 성남·경기 라인이 인사 관련 실질적 권력을 쥐고 있다는 음모론이 의혹 수준까지 자라난 꼴입니다.
 
성남·경기 라인을 중심으로 한 비선 의혹은 청와대 인선 발표가 있을 때마다 몸집을 키웠습니다. 강 실장은 집권 초 인사 논란이 발생했을 때부터 "인사위원장은 비서실장"이라며 비선 의혹에는 선을 그었습니다. 하지만 거듭되는 인사 실패가 터무니없는 검증 실패에서 비롯되면서 비선 의혹은 더욱 거세졌습니다. 정상적인 인사 검증 시스템을 통과한 게 아니라는 겁니다.
 
결국 대통령의 최측근 그룹인 성남·경기 라인 주도하에 인사가 단행되고 있으며, 그 중심에 김 실장이 있다는 의혹이 사그라들지 않았는데요. 인사 추천부터 검증을 담당하는 실무 책임자가 성남·경기 라인으로 분류되는 점도 비선 의혹 근거 중 하나입니다. 청와대 인사 추천은 인사수석실이, 검증은 민정수석실이 책임지는데, 김용채 인사비서관과 전치영 민정비서관은 김 실장 측근으로 분류됩니다. 결국 이번 8·30 2차 개각에서 드러난 인사 실패 과정에서도 책임을 지고 떠난 건 인사위원장인 강 실장입니다.
 
문제는 강 실장의 사퇴로 인사에 대한 모든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여전히 성남·경기 라인이 청와대 내부에 건재하기 때문인데요. 청와대 내부에는 강 실장과 김 실장의 알력 다툼이 있었고, 결과적으로 강 실장의 패배로 끝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실제로 두 사람이 직·간접적으로 충돌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옵니다.
 
특히 인사 과정에서 강 실장이 주도권을 갖고 업무를 이어왔지만, 중요한 시점마다 김 실장의 역할이 컸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다만 한 청와대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에 "강 실장과 김 실장의 알력 다툼설은 언론이 만들어내기 편한 읽을거리에 불과하다"며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국민의힘, '현지 누나' 이어 정진상까지 포위
 
국민의힘은 강 실장 사퇴가 세력 간 알력 다툼의 전조 증상으로 비치자 성남·경기 라인에 대한 공세를 펼치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 취임 이후 세간의 주목을 받은 성남·경기 라인 핵심 멤버는 김 실장 외에도 정 전 실장,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김남준 민주당 의원 등 네 명입니다. 김 실장을 제외하면 모두 청와대 외부 인사들인데요. 국민의힘은 이 가운데 김 실장과 정 전 실장을 향해 정밀 타격을 퍼붓는 양상입니다. 추석 연휴 내내 비선 의혹 파급력을 키운 뒤 국정감사를 통해 정권 압박 수위를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읽힙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김 실장이 사실상 인사를 좌우한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장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이재명정권 실정 대국민 보고 대회'에서 "대한민국을 망치고 있는 건 이재명과 김현지"라며 "이제 우리는 현지 누나를, 경기·성남 라인을 쫓아내야만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자진 사퇴를 언급하며 "모든 결정 뒤에 경기·성남 라인과 김현지가 있는 걸 알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에 앞서 정점식 원내대표는 하루 전 "이제 중요한 것은 비선 실세의 인사 농단 진상 규명"이라며 "성남 라인 김 실장과 정 전 실장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시켜 인사 농단 의혹을 검증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정 원내대표는 이어 장관 후보자들을 제청한 한성숙 국무총리와 인사 추천과 검증을 책임지는 청와대 인사수석, 민정수석의 사퇴까지 촉구했습니다.
 
정희용 사무총장은 강 실장이 사의를 표명한 데 대해 "인사위원장의 사의에도 불구하고 경기·성남 라인에 의해 인사가 휘둘리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여전히 비등하다"며 "측근 친정 체제에만 의존한 폐쇄적 기조로 인사 난맥상이 계속될 것이란 우려 때문 아니겠나"라고 되물었습니다.
 
정 총장은 그러면서 "이번 인사 검증 과정에 경기·성남 라인이 개입했는지 낱낱이 밝히고, 대통령 비서실장의 사의가 청와대의 숨은 실세를 보호하기 위한 꼬리 자르기는 아닌지 대통령이 직접 국민 앞에 해명하기 바란다"며 지도부 주장에 힘을 보탰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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