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 자동차금융 ‘깜깜이’ 금리 산정…정보 표준화 절실
"실제 금융상품·금리 조건 공시 고도화해야"
2026-09-28 14:56:50 ㅣ 2026-09-28 15:55:38
[뉴스토마토 장선영 기자] 자동차금융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캐피탈사 상품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계약 전 자신에게 실제 적용될 금리와 총비용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특히 일부 중고차 금융상품은 최저·최고금리 차이가 10%p를 훌쩍 넘어섰습니다. 이에 실제 적용되는 금리와 자동차 구매 총비용을 비교할 수 있도록 정보 제공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조규성 협성대학교 금융보험학과 교수는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65차 미래소비자포럼'에서 '자동차금융 이용 소비자 피해 및 인식 실태조사 결과를 통해 본 중개수수료·금리 구조의 문제점과 제도개선 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사진=뉴스토마토)
 
조규성 협성대학교 금융보험학과 교수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제65차 미래소비자포럼'에서 "소비자가 합리적으로 자동차금융 상품을 선택하려면 자신의 신용도와 계약 조건에 유사한 거래에서 실제로 어느 정도의 금리가 적용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2025년 말 자동차 할부금융 잔액은 45조7704억원, 신규 취급액은 25조9792억원입니다. 전체 할부금융 잔액에서 자동차금융이 차지하는 비중만 97%에 달합니다.
 
차량 가격 상승과 할부 기간 장기화로 어떤 금융상품과 금리를 선택하느냐가 실질적 차량 구매비용에 미치는 영향도 커졌습니다. 특히 중고차 금융에서 금리 편차가 뚜렷합니다. 지난 8월 기준 현대캐피탈 중고차할부는 연 3.9~19.5%, KB캐피탈 다이렉트 중고차대출은 연 5.4~16.9%, 메리츠캐피탈 중고차론은 연 4.9~19.9%입니다. 일부 상품은 최저금리가 은행 자동차대출과 비슷하거나 낮지만 최고금리는 16~19%대에 달했습니다. 다만 캐피탈 상품을 일률적인 '고금리 상품'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 금리는 개인신용평점과 차량 가격, 계약 기간 등 거래 조건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광고 등에 표시된 최저·최고금리 금리만으로 소비자가 실제 부담액을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같은 차량도 금융회사, 신용 상태, 선수금, 계약 기간, 상환 방식 등에 따라 최종 부담액 차이가 큽니다. 중도상환 관련 비용이나 카드 이용 조건까지 고려하면 결국 차량 가격과 금융비용을 합친 전체 비용을 비교할 수 있어야 합니다.
 
판매·중개 과정에서도 정보 비대칭이 나타났습니다. 소비자단체 '소비자와함께'가 최근 2년 내 자동차금융 이용자 612명을 조사한 결과 금융상품을 알게 된 경로로 '자동차 영업사원(딜러)의 추천'을 꼽은 비중은 30.4%입니다. 딜러의 중개수수료를 안내받지 못했거나 안내 여부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응답은 57.7%입니다. 예상하지 못한 추가 비용을 경험했다는 응답은 44.6%, 불완전판매를 경험했다고 인식한 사람은 46.0%입니다.
  
조 교수는 중개수수료 자체보다 상품 추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보수 체계를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특정 상품의 보수가 더 높은지, 소비자에게 적용되는 금리나 계약 조건과 중개 보수가 연동되는지가 상품 추천 객관성을 판단하게 돕는 정보가 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다만 영업상 비공개 정보와 과도한 정보 제공 가능성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제공 정보의 '양'보다 '질'을 높여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응답자의 69.6%는 자신의 신용 수준에서 적용받을 수 있는 최저금리를 비교해 봤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이용한 금융상품의 금리를 정확히 알고 있다는 응답은 22.4%에 그쳤습니다. 이에 여신금융협회가 이미 운영하는 자동차할부 비교공시와 중고차 금융 금리대별 분포 정보를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신용도, 금융 원금, 계약 기간 등이 비슷한 소비자에게 실제 적용된 금리를 비교할 수 있도록 공시 항목을 고도화하는 방안입니다.
 
'자동차금융 핵심 비용표'를 표준화하자는 제안도 내놨습니다. 확인 서류 추가가 아니라, 복수 금융상품의 실제 적용 금리와 총부담 비용을 동일한 기준으로 비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입니다. 최저·최고금리 위주의 현행 공시 역시 실제 취급 금리의 분포를 함께 보여주는 방향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입니다.
 
조 교수는 "판매·중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 이해 상충 가운데 소비자 고지가 필요한 부분과 규율을 잘 따져야 한다"며 "이를 중심으로 현행 제도를 점검하고 보완하는 것이 실질적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하면서 자동차금융 시장 가격경쟁을 촉진하는 방향"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윤영미 소비자와함께 상임대표는 "이번 토론회를 자동차금융 시장의 정보 비대칭과 불완전판매 등 소비자 문제를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계기로 삼겠다"며 "또 소비자가 금융상품의 실질적 비용을 충분히 비교해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정보 제공 체계 및 소비자 보호 제도 개선을 위한 논의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강준현·이강일·김형연 의원실은 이날 국회에서 '자동차금융(캐피탈) 시장의 문제점 진단 및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한 제도개선 정책포럼'을 주제로 '제65차 미래소비자포럼'을 열었다. (사진=뉴스토마토)
 
장선영 기자 line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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