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중동발 LNG선 수주 순항…중·일 추격은 과제
53척 중 34척 수주…점유율 64%
중, 가격경쟁력 앞세워 거센 추격
일, 정부 주도하 1조엔 투입 예정
2026-06-09 15:07:55 2026-06-09 15:15:35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중동 정세 불안으로 액화천연가스(LNG) 수요 확대 기대감이 커지면서 LNG운반선 발주가 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조선업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견조한 수주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만 중국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고, 일본 역시 정부 주도의 조선산업 육성 정책을 통해 시장 재진입을 추진하면서 향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뉴시스)
 
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6월 초까지 전 세계에서 발주된 LNG운반선은 총 53척입니다. 이 가운데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 3사가 34척을 수주하며 전체의 64%를 차지했습니다. 업체별로는 HD한국조선해양이 16척으로 가장 많고, 이어 삼성중공업이 12척, 한화오션 6척입니다.
 
이 같은 수주 성과는 국내 조선사들이 오랜 기간 축적해 온 LNG운반선 건조 경험과 안정적인 품질관리 체계, 대형 프로젝트 수행 역량, 납기 준수 능력 등이 글로벌 선주들로부터 높은 신뢰를 얻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실제 국내 조선업계는 지난해 발주된 LNG운반선 물량을 사실상 독식하며 시장 우위를 재확인한 바 있습니다.
 
실제 LNG운반선은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선종으로 꼽힙니다. 영하 163도의 LNG를 안정적으로 저장·운송해야 하는 만큼 화물창 기술과 연료 효율성, 안전성 등이 수주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작용합니다.
 
다만 중국의 추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올해 발주된 LNG운반선 가운데 국내 조선사들이 수주하지 못한 나머지 19척은 모두 중국 조선소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은 최근 수년간 LNG운반선 시장에서 점유율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습니다. 2021년 한국이 87%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시장을 주도한 반면, 중국은 10%대에 머물렀습니다. 그러나 2022년에는 한국 70%, 중국 30%로 격차가 좁혀졌고, 2023년에는 한국 80%, 중국 20%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에는 한국 62%, 중국 38%까지 격차가 줄었습니다.
 
중국의 가격 경쟁력이 추격의 엔진이 되고 있습니다. 중국 조선소들은 한국보다 약 8~10% 낮은 선가를 제시하며 수주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국내 조선소의 LNG운반선 건조 비용이 척당 약 2억5000만~2억7000만달러 수준인 반면, 중국은 약 2억2000만~2억4000만달러 수준으로 추산됩니다.
 
중국 동부 산둥성 룽청시 조선소에서 선박들이 건조 중이다. (사진=뉴시스)
 
일본도 잠재적 추격자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최근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한 조선산업 육성 전략을 발표하고, LNG운반선을 포함한 고부가가치 선박 경쟁력 확보에 나섰습니다. 일본 정부는 2035년까지 자국 조선소 건조량을 현재의 약 2배 수준인 1800만총톤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이를 위해 민관 합산 1조엔(약 9조37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추진하며 LNG운반선 시장 재진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중국과 일본이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LNG운반선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향후 경쟁 강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LNG운반선이 국내 조선업계의 핵심 수익 선종인 만큼 경쟁국들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입니다.
 
다만 아직까지는 한국의 우위가 뚜렷하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중국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지만 품질과 기술 신뢰도 측면에서는 여전히 과제가 남아 있다는 지적입니다. 실제 영국 선급기관인 로이드 레지스터는 중국 조선소의 LNG운반선 건조 확대와 관련해 품질 관리가 우려 사항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일본 역시 본격적인 시장 복귀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은 2019년 이후 LNG운반선 수주 실적이 사실상 전무한 상황으로, 현재로서는 시장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LNG운반선은 단순히 가격만으로 수주가 결정되는 선종이 아니라 화물창 기술과 운항 안정성, 납기 신뢰도 등이 종합적으로 평가된다”며 “중국과 일본의 추격은 분명한 변수지만, 당장 경쟁 우위가 흔들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했습니다. 다만 “중국과 일본이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투자와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기술력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투자와 연구개발을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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