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에 달린 '개헌 동력'…핵심은 '연임 없다' 선언
논의 시작 조건은 '연임 포기'
민주 "정치적 목적 때문 요구"
2026-08-24 06:00:00 2026-08-24 06:00:00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대통령 임기를 4년 중임제 또는 4년 연임제로 변경하는 개헌론을 언급하며 필요시 임기 단축도 수용하겠다는 뜻을 직접 밝혔지만, 국회 내 논의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입니다. 특히 개헌 저지 의석(109석)을 지닌 국민의힘은 개헌을 놓고 '사법 리스크를 덮으려는 이 대통령의 정략적 카드'라고 반발해 실현 가능성은 더욱 불투명합니다. 결국 이 대통령의 연임 포기 선언 없이는 여야가 개헌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는 것조차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개헌에 찬성하는 국민 여론도 절반이 채 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개헌 논의 시작을 위해서라도 최소한 이 대통령의 연임 포기 선언 결단이 더욱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국힘 "침묵 길어지면 의심"…민주 "헌법상 연임 불가"
 
국민의힘은 23일 개헌 논의를 시작하기 위해 이 대통령이 연임 포기를 직접 선언하고 구체적인 개헌 시간표를 제시할 것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이 대통령이 먼저 대통령직 연임 포기 선언을 해야 그다음부터 개헌에 대해 조금이라도 여야 간에 논의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선 연임 포기 선언, 후 개헌 논의'를 핵심으로 한 국민의힘의 개헌 관련 입장은 지난 14일 이 대통령이 임기 단축 가능성까지 내비친 개헌론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이후 계속 유지돼 왔습니다. 국민의힘에선 이 대통령의 연임용 개헌 가능성을 여전히 의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대통령이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한 차원에서 임기 연장을 시도할 것이란 의구심이 국민의힘 내부에선 상당합니다.
 
이런 이유로 최근 국민의힘 내부에선 이 대통령이 직접 연임 포기 선언을 해도 믿지 못하겠다는 분위기도 팽배합니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요즘 분위기가 바뀐 게 대통령이 연임 포기 선언을 해도 우리는 믿지 않겠다는 기류가 강하다"며 "처음 개헌 이야기했을 때부터 대통령이 연임 포기를 선언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별다른 입장이 없지 않느냐"고 지적했습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개헌에 대해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김태호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연임 불출마에 대한 침묵이 길어지면 해석이 생기고, 해석이 쌓이면 의심이 된다"며 이 대통령이 즉각 연임 포기 선언에 나서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이어 "의심이 커지는 순간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개헌은 '국가의 권력구조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가 아니라 '한 사람의 임기를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문제로 축소된다"며 "개헌은 한 대통령의 임기를 위한 정치공학이어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특히 김 의원은 "대통령의 분명한 선언을 출발점으로 청와대가 즉시 여야 협의에 나서 개헌의 원칙과 추진 절차, 구체적인 시간표를 국민 앞에 제시해야 한다"며 "선언이 없다면 진정성을 확인하기 어렵고 시간표가 없다면 약속은 정치적 수사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민주당은 개헌을 통한 대통령직 연임은 헌법상 불가능한 문제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오히려 국민의힘의 거듭된 연임 포기 선언 요구 자체가 정치적 목적이 있다는 입장입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김승원 의원은 "대통령 연임 자체가 헌법상으로 안 되고 대통령도 헌법상 안 된다고 말했다"며 "그런데 무엇을 또 이야기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개헌 시에도 시스템과 제도 자체를 그렇게 만들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주희 원내대변인은 개인적인 생각을 전제로 "국민의힘이 계속해서 연임 포기 선언을 요구하는 의도가 뻔하다"면서 "어떤 정치적인 목적으로 요구를 하는 것인데 이에 대해 응하면 관련 논의가 불필요하게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주권정부 제1차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개헌 찬성, 절반도 채 안 돼…"대통령 결단 더욱 필요" 지적
 
이런 가운데 최근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개헌에 대한 국민 여론은 찬반이 팽팽한 상황인데요. 20일 공표된 <리얼미터·에너지경제> 여론조사 결과(8월18~19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무선 ARS 방식)에 따르면, 대통령 4년 연임제 또는 중임제 개헌에 대해 '반대한다'는 응답은 50.9%, '찬성한다'는 응답은 46.0%였습니다. 개헌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절반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개헌을 추진할 경우 대통령 임기와 선거 주기를 맞추기 위해 현직 대통령의 임기를 단축하고 조기 대선을 치르는 방안에 대해서도 찬성 43.6% 대 반대 48.5%로, 두 응답이 팽팽하게 맞섰습니다. 전반적으로 개헌 추진에 대한 국민 찬성 여론이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것인데요. 국민적 공감대가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개헌 논의를 시작하기 위해선 이 대통령의 연임 포기 선언 결단이 더욱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이 대통령이 여야가 연임 포기 선언으로 개헌 논의를 시작할 수 있도록 명분을 만들어줌으로써 개헌에 대한 국민 여론을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개헌 규정을 현직 대통령에게도 적용해 재출마를 허용하는 안에 대해서는 6.17%가 '반대'했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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