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 언급 '열흘째'…길어지는 대통령 침묵
헌법 제128조 '원칙적 불가능'에도 '우회로'…여당 내부도 '분열'
2026-08-24 06:00:00 2026-08-24 06:00:00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임기 단축 개헌'이라는 집권 2년 차 대통령의 '폭탄'이 던져진 지 열흘. 정치권의 설왕설래가 이어지는 사이 대통령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개헌의 세부 쟁점을 둘러싼 시나리오만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주권정부 제1차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자리에 앉고 있다. (사진=뉴시스)
 
청와대 '신중론'…'연임 불가'에도 '입장 표명' 주목
 
23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청와대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난 14일 '임기 단축 개헌' 발언 이후 개헌과 관련해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한 문제의식과 함께 개헌에 대한 원칙을 재확인했을 뿐이라는 겁니다.
 
특히 이른바 '개헌 골프' 이후 '분권형 개헌'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대통령이 직접 오해 차단에 나섰다는 설명입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여권 지지자가 분권형 개헌을 비판한 글을 X(엑스·옛 트위터)에 공유하며 개헌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남겼습니다. 또 청와대 내부에서는 권력구조 개편과 관련한 개헌 논의는 청와대가 아닌 국회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그럼에도 이 대통령이 '임기 단축'까지 수용할 수 있다고 밝힌 만큼 정치권 내 파장이 커지고 있는데요. 현직 대통령의 임기 문제가 걸려있어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중임제 대 연임제 △이 대통령의 연임 여부 △임기 단축 기간 △국민투표 시기 △개헌 조항 등 풀어나가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 임기는 4년 중임 또는 4년 연임제로 변경해 중간 평가를 통한 책임정치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 대통령의 2022년 대선 공약은 4년 중임제이며, 2025년 대선 공약은 4년 연임제입니다. 이재명정부 출범의 인수위원회 역할을 한 국정기획위원회도 4년 연임제를 1호 국정 과제로 설정했습니다. 
 
다만 현재 청와대는 4년 중임제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회의 권한이 강화된 4년 중임 대통령제가 국민적 수용성이 가장 높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중임제든 연임제든 이 대통령의 연임 여부가 정치권에서 주목하는 대목입니다. 청와대는 헌법 제128조 제2항을 들어 해당 우려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설명합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 대통령이 대선 전 후보 신분일 때부터 (그렇게) 말씀하셨고, 지금도 하는 말"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럼에도 일부 헌법학자들을 중심으로 개헌 방식에 따라 충분히 가능해질 수 있다는 반박이 나옵니다. 야권에서는 대통령이 임기를 마친 후 재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습니다. 결국 '연임은 없다'는 대통령의 선언이 핵심이라는 겁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총선+개헌 투표→대선 수순…합의 '난망'
 
남은 과제는 87년 체제의 헌법이 이번 정부에서 막을 내릴 수 있느냐입니다. 이 부분 역시 대통령의 결단과 관련이 있는데요. 5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얼마나 단축할 것이냐는 것과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를 언제 진행하냐는 겁니다.
 
오는 2028년 4월 총선과 2030년 3월 대선이 예정돼 있습니다. 권력구조 개편을 위해 총선과 대선의 주기를 맞추게 되면 이 대통령의 임기가 3년으로 단축됩니다. 즉 2028년 4월 총선 때 총선과 대선, 국민투표까지 진행하는 방안이 가능합니다. 국정기획위원회도 2028년 총선과 개헌 찬반투표 실시를 로드맵으로 제시한 바 있습니다. 
 
이석연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장은 2028년 총선 때 국민투표를 함께 진행하고, 이를 통해 2030년 6월 지방선거에서 개헌에 따른 대선을 치르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해당 시나리오가 실현되려면 여야 합의가 필수입니다. 범여권 모두가 개헌에 동의한다고 전제해도 야권에서 대략 10석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개헌투표가 가능합니다. 그런데 이미 5·18 정신과 부마항쟁을 헌법 전문에 담고 비상계엄 요건을 강화하는 개헌안은 좌절됐습니다. 
 
또 감사원 관할권을 국회로 이관하고, 국무총리 추천권을 국회에 주는 등 대통령 권한의 국회 분산도 권력구조 개편의 핵심인데요. 권한 분산과 관련해서는 여당 내부에서부터 반발이 있어 야당뿐 아니라 여당 내부에서도 뜻을 모아야 하는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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