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3 부동산 대책) '공급 승부수' 던진 정부…전문가들 "관건은 실행력"
공공택지 착공 68개월→37개월…기존 사업 조기 착공 긍정
31개월 중 보상·이주·퇴거 20개월 단축…현장 적용엔 신중론
신규택지 입주까지 시차…단기 집값 안정 효과 제한
2026-08-13 17:58:04 2026-08-13 17:58:08
신규 택지지구로 발표된 서울 강서구 염창공원 부지 일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박선영 기자] 정부가 수도권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23만호 이상의 주택을 추가 공급하고, 공공택지 후보지 발표부터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기존 68개월에서 37개월로 대폭 줄이기로 했습니다. 최근 종합부동산세 강화 등 수요 억제책에 이어 매매·전월세 시장의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대규모 공급 대책을 내놓은 것입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단순한 공급 물량 발표보다 실제 현장에서 착공 시점을 얼마나 앞당길 수 있을지가 이번 대책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라고 지적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공급의 '양'보다 '속도'에 방점이 찍힌 점에 주목했습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이번 대책을 시장 요구가 상당 부분 반영된 전향적인 규제완화책으로 평가했습니다. 윤 랩장은 "기존 발표 부지의 공급 속도를 높이는 것이 이번 대책의 핵심"이라며 정부와 관계부처, 지자체가 함께 움직여야 계획한 물량을 실제 공급으로 연결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 역시 "공급량 확대보다 공급 속도 혁신에 방점이 찍혔다"며 "얼마나 빨리 착공하고 언제 입주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보상과 환경·재해영향평가, 문화재 조사 등 사업을 늦춰온 요인을 구체적으로 손본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다만 신규택지는 입주까지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당장 집값을 낮추는 단기 처방보다는 중장기 공급 불안을 덜어내는 효과에 무게를 뒀습니다.
 
정부가 줄이겠다는 전체 사업기간은 31개월입니다. 이 가운데 20개월을 보상·이주·퇴거 단계에서 줄일 계획입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정부의 행정적 의지가 강하다면 기간은 당길 수 있다"면서도 "실제 보상 기간과 협상 과정은 단축하는 데 제한이 있다"고 짚었습니다. 서울 도심에서 계획된 물량은 공급 부족을 덜어낼 수 있지만 남양주와 경기 광주 등 신규택지는 현재 수요에 곧바로 대응하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도 "10만호 발표 자체보다 실제 착공 시점이 얼마나 당겨질지가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신규택지는 지구지정과 보상 과정에서 사업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은 만큼 발표 규모보다 착공까지 이어지는 속도를 봐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GWM컨설팅부 부장은 68개월을 37개월로 줄이겠다는 목표의 현실성에 의문을 나타냈습니다. 김 부장은 "현실적으로 목표만큼 단축해낼 수 있을지 신뢰가 가지 않는다"고 평가했습니다. 계획 수립뿐 아니라 토지보상과 수용 기간까지 크게 줄여야 하는 만큼 정부가 제시한 일정대로 사업이 진행될 수 있을지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사업장별 여건을 구분해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연구위원은 "제시된 단축 기간이 상당한 만큼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전체 사업장에 일반화하기보다는 일부 적용 가능한 사업장을 중심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습니다. 과천 경마장처럼 시설 이전 등 별도 문제가 얽힌 사업장은 같은 시간표를 적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신규 택지를 추가로 찾기보다 이미 발표한 사업부터 현실화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소장은 "신규 부지 발굴이 문제가 아니라 하던 거라도 잘해야 한다"며 3기 신도시 등 기존 물량을 빠르게 착공과 입주로 연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분양가와 교통 등 기존 사업의 공급 여건을 개선하는 방안도 뒤따라야 한다고 봤습니다.
 
신규택지 10만호…단기 영향은 제한적
 
이번 대책에 포함된 신규 공공주택지구는 10만호 이상입니다. 우선 서울 강서구 염창동 옛 염창공원 부지 1000호,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 2만1700호, 경기 광주시 장지동 4500호 등 2만7000호가 공개됐습니다. 염창동은 민간개발 무산 뒤 20년간 방치된 부지를 활용하고, 남양주 와부읍은 경의중앙선 도심역과 인접한 개발제한구역입니다. 광주 장지동에는 경강선·수서광주선과 연계한 첨단산업벨트 청년특화단지가 들어섭니다. 나머지 7만3000호 이상 후보지는 연내 추가 발표할 예정입니다.
 
인천검단·시흥거모·의왕월암 등 기존 지구에서는 비주택용지를 주택용지로 전환해 2030년까지 3만호를 착공하기로 했습니다. 도심 재개발·재건축과 민간 프로젝트파이낸싱(PF), 세제 지원도 병행합니다.
 
고준석 연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상남경영원 교수는 "심리적으로는 일시적인 안정 효과가 있겠지만 실질적인 가격 안정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신규주택이 입주 물량으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기존 주택 매물이 시장에 나올 수 있도록 하는 단기 대책도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정부가 수요 억제책에 이어 공급 확대 카드를 내놓은 가운데 시장의 시선은 실제 사업 속도로 향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체 31개월 가운데 20개월을 줄이기로 한 보상·이주·퇴거 기간을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단축할 수 있을지가 68개월에서 37개월로의 착공 단축 계획을 현실화할 첫 시험대가 될 전망입니다.
 
(인포그래픽=뉴스토마토)

박선영 기자 sunny6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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