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동작 익히는 ‘로봇 체육관’ 등장…휴머노이드 ‘훈련 인프라’ 전쟁
피규어AI, 데이터·컴퓨팅에 10억달러 투입 계획
현대차 아틀라스 실전 훈련…2028년 공장 투입
2026-10-13 16:16:29 ㅣ 2026-10-13 16:23:36
[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컵을 집어 들고, 물건을 옮기고, 서랍을 여는 일. 사람에게는 익숙한 동작이지만 휴머노이드 로봇에는 반복해서 배워야 할 작업입니다. 글로벌 로봇 기업들이 이런 동작을 학습시키기 위한 ‘로봇 체육관’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움직임을 기록하고 로봇을 직접 조작해 데이터를 쌓는 훈련 시설이 휴머노이드 상용화 경쟁의 새로운 무대로 떠오르고 있는 겁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13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제너럴리스트와 피지컬 인텔리전스, 노이라, 스킬드AI 등 로봇·인공지능(AI) 기업들이 로봇 체육관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사람이 직접 로봇 팔을 조작해 물건을 집거나 옮기는 작업을 반복하고, 그 과정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AI 모델 학습에 활용합니다.
 
로봇 기업들은 가정과 사무실, 공장 등에서도 사람의 일상적인 작업을 촬영해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언어 AI와 달리 피지컬 AI는 실제 물체를 다루는 데 필요한 학습 데이터를 인터넷에서 충분히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 데이터 기업 스케일AI의 조 폭스 주니어 이사는 “로봇 기업들이 필요한 데이터를 직접 수집하거나 전문 업체에서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관련 투자는 확대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올해 들어 로봇 및 피지컬 AI 기업들이 유치한 자금은 약 480억달러입니다. 이 가운데 일부가 데이터 수집 장비와 훈련 시설, 컴퓨팅 인프라 구축에 투입되고 있습니다. 미국 휴머노이드 기업 피규어AI는 일반인들이 일상적인 작업을 촬영해 제공하는 데이터 수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활성 이용자는 약 4만4000명이며 작업 한 건당 약 0.94달러를 지급합니다. 피규어AI는 향후 12개월 동안 데이터 관련 서비스와 컴퓨팅 자원에 10억달러 이상을 지출할 계획입니다.
 
로봇 학습용 데이터 전문 기업에도 자금이 몰리고 있습니다. 미국 스타트업 메카AI는 최근 600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이 회사는 사람의 작업 모습을 촬영하거나 움직임을 기록해 로봇 학습용 데이터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데이터 생산시설 또한 세계 각지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스케일AI는 멕시코 멕시코시티에 데이터 생산시설을 열었으며 XDOF는 중국 선전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관련 시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엔코드도 미국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 로봇 원격조작 및 데이터 수집 시설을 마련했습니다.
 
훈련 데이터 생산에는 인건비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FT는 “미국에서 로봇 조작 인력을 고용하는 비용이 시간당 약 25달러로 멕시코의 두 배에 가깝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작업 영상만으로는 물체를 잡는 힘 등 물리적 정보를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워 기업들은 로봇 조작 데이터와 시뮬레이션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도 휴머노이드의 제조 현장 투입을 위한 훈련 인프라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지난달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로보틱스 메타플랜트 응용센터(RMAC)’를 열고 아틀라스의 작업 훈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 공개된 영상에는 아틀라스가 자동차 휠·타이어를 들어 올리고 부품을 집어 옮기는 모습 등이 담겼습니다. RMAC는 실제 자동차 생산 환경과 유사한 조건에서 로봇의 작업 능력을 시험하고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는 시설입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내년 RMAC 규모를 현재의 약 10배로 키울 계획입니다. 훈련 대상도 자동차 제조뿐 아니라 항공우주와 반도체, 물류, 식음료, 생명과학 등으로 넓히기 위해 관련 기업들과 협의하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부터 아틀라스를 자동차 공장의 부품 서열 작업에 투입하고, 2030년에는 부품 조립 공정까지 적용 범위를 넓힌다는 구상입니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