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초격차’ 전쟁…삼성 7세대 ‘장군’ VS SK 8세대 ‘멍군’
삼성, 세계 최초 HBM4E 샘플 출하
SK, HBM5 겨냥‘iHBM’ 솔루션 선봬
2026-05-29 14:47:56 2026-05-29 14:47:56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7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E) 샘플을 출하하며 HBM 시장 ‘속도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6세대 HBM(HBM4)을 양산 출하한 지 3개월 만에 차세대 제품 샘플 출하에 나선 것입니다. 이에 맞서 SK하이닉스는 8세대 HBM(HBM5)부터 적용할 수 있는 발열 제어 기술 ‘iHBM’을 선보이면서, HBM 시장 패권을 두고 ‘메모리 투톱’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양상입니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출하한 7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E) 12단 제품. (사진=삼성전자)
 
29일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HBM4E 12단’ 샘플을 글로벌 고객사에 공급했습니다. 해당 제품의 핀당 동작 속도는 초당 14기가비트(Gbps)에서 최대 16Gbps까지 지원하며, 이는 전작 HBM4 대비 20% 이상 대폭 향상된 수치입니다. 또 단일 스택 기준 초당 3.6테라바이트(TB)의 대역폭을 제공함으로써 대규모 언어 모델(LLM)과 차세대 AI 시스템의 연산 속도를 극대화했습니다.
 
용량도 증가했습니다. 이번 제품 용량은 전작 대비 30% 늘어난 48GB(기가바이트)의 고용량을 구현했습니다. 향후 고객사의 다양한 서비스 환경에 맞춰 32GB(8단), 64GB(16단)까지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이외에도 에너지 효율은 이전 제품 대비 16%, 열 저항 특성은 14% 이상 개선했습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시스템LSI(설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첨단 패키징까지 아우르는 ‘원스톱 턴키 솔루션’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HBM4부터 고객사의 수요에 맞춘 맞춤형 설계 역량과 안정적인 공급 능력이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는 만큼, 종합 역량을 토대로 AI 반도체 리더십을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삼성전자는 HBM4E에 전작인 HBM4에서 검증된 10나노급 6세대(1c) D램과 자체 파운드리 4나노 로직 다이를 적용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HBM4를 양산 출하할 당시 업계 최고 수준 속도인 11.7Gbps를 구현한 바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이번 샘플 공급을 시작으로 고객사 일정에 맞춰 HBM4E를 양산 공급할 예정입니다.
 
SK하이닉스가 공개한 메모리 발열 제어 솔루션 ‘iHBM’ 기술 개념도. (사진=SK하이닉스)
 
이에 맞서 SK하이닉스는 8세대 HBM(HBM5)에 적용할 수 있는 HBM 발열 제어 기술인 ‘iHBM’을 공개하며 기술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기술은 HBM 패키지에 일체형 냉각 요소(ICE)를 적용해 열이 빠져나갈 수 있는 통로를 확보하는 게 핵심입니다. ICE는 전기는 통하지 않지만, 열 전도가 높은 실리콘 소재를 활용해 HBM 패키지 내부에 추가적인 열 배출 경로를 형성하는 냉각 요소입니다.
 
SK하이닉스는 ICE를 발열이 가장 집중되는 ‘다이 간 물리계층(D2D PHY)’ 구간에 적용했습니다. HBM은 칩을 쌓을수록 내부 열이 갇혀 성능이 떨어지는 만큼, D2D PHY 구간의 발열 밀도를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SK하이닉스는 ICE를 통해 기존 대비 열저항을 30% 이상 낮췄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iHBM은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어드밴스드 MR-MUF(칩과 칩 사이 회로를 보호하기 위해 액체 형태의 보호재를 주입해 굳히는 공정)’ 기반 웨이퍼 레벨 패키징(WLP) 공정을 적용해 양산 안정성을 갖췄습니다. 이에 고객사의 기존 시스템 인 패키지(SiP) 환경과 높은 설계 호환성을 확보해 적용 부담을 낮출 수 있습니다.
 
SK하이닉스가 조만간 HBM4E 샘플 출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 패권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HBM4에 이어 HBM4E까지 최초 양산 타이틀을 내세우는 만큼, SK하이닉스는 iHBM을 앞세워 고객사에게 차세대 HBM 솔루션을 선제적으로 제시했다는 평가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HBM 세대가 높아질수록 속도뿐만 아니라 온도가 핵심 요소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런 흐름에 맞춰 양사 모두 고객사의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맞춤형 솔루션을 제시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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