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헬스, 룩셈부르크 진출로 유럽 네트워크 진입해라”
양국 ‘가교’ 권용준 LIH 책임 “강점 가진 파트너끼리 연결돼야 시너지”
2026-07-03 16:35:17 2026-07-03 16:35:17
[뉴스토마토 김양균 기자] “바이오헬스의 미래는 어느 한 나라가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 강점이 있는 파트너들이 연결되면서 만들어진다.” 권용준 룩셈부르크 보건연구원(이하 LIH) 정밀의료 기술부(Precision Medicine Technology Unit) 책임자의 말입니다. 우리나라와 룩셈부르크의 바이오헬스 협력에 기여해 온 권용준 박사는 양국의 동반관계가 더 공고해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월부터 글로벌 최대 규모의 다자간 연구 혁신 프로그램 ‘호라이즌 유럽(Horizon Europe)’에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준회원국(Associated Country)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국내 연구자와 기업은 유럽연합(EU)과 공동 연구를 수행하고 EU로부터 연구비를 직접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호라이즌 유럽이 중요한 이유는 비단 연구 분야뿐만이 아닙니다. 우리나라가 그간 미국 중심으로 추진해 온 바이오헬스 산업 진출이 EU로도 본격적으로 시장 다변화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뉴스토마토>는 유럽 연구계의 최일선에서 우리나라와의 협력 가교를 자임한 권용준 박사와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신약 개발 및 정밀의료 분야를 20여 년간 연구해 온 권 박사는 “연구실의 발견이 환자의 삶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며 우리나라와 룩셈부르크의 동반관계를 통한 시너지를 확신했습니다. 
 
권용준 룩셈부르크 보건연구원(이하 LIH) 정밀의료 기술부(Precision Medicine Technology Unit) 책임은 우리나라가 호라이즌 유럽 준회원국으로 참여한 만큼 전략적으로 유럽 시장 진출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권용준)
 
룩셈부르크, 병원·연구 기관·바이오뱅크·데이터센터 연결…연구·산업 최적 환경
 
룩셈부르크 보건연구원(LIH)은 경기 고양시에 한국 대표사무소를 설치하는 등 우리나라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권 박사는 “LIH 한국 대표사무소 설치는 단순한 외교 제스처가 아니다”며 “LIH가 우리나라를 미래 바이오헬스 분야를 함께 선도할 전략적 파트너로 진지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의미 있는 신호”라고 평가했습니다. 
 
“해외에서 연구를 수행하면서 ‘한국에서 온 연구자’라고 소개해 왔습니다. 한국의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 인프라, 우수한 임상 환경, 대규모 환자 데이터, 기술을 빠르게 임상과 산업으로 연결하는 역량은 유럽 연구자들이 쉽게 가질 수 없는 강점입니다. LIH는 이런 한국의 강점을 매우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습니다.” 
 
LIH는 성균관대학교, KIST, 국립암센터 등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정밀의료·암 연구·오가노이드 기반 신약개발·디지털 헬스케어·우주 바이오 등 분야에서 공동 연구를 추진 중입니다. 우리나라가 호라이즌 유럽 준회원국이 된 것은 유럽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하는 배경이 됐습니다. LIH는 여러 유럽 연구 프로그램에 한국 기관과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연구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 권 박사의 설명입니다. 국립암센터와 LIH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국제 건강 데이터 스페이스 이니셔티브(IHDSI)가 대표적. 해당 사업에는 네이버클라우드, 오케스트로, 싸이퍼롬 등 우리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권 박사는 “LIH가 바라보는 한국은 단순한 협력 대상이 아니다”며 “서로 다른 강점이 있는 두 파트너가 만나 더 큰 무언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전략적 파트너”라고 강조했습니다.
 
우리나라와 유럽을 연결하는 공동 연구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직접 참여해 온 권용준 룩셈부르크 보건연구원(이하 LIH) 정밀의료 기술부(Precision Medicine Technology Unit) 책임은 “한국과 유럽 연구자들이 지속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생태계와 인프라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사진=권용준)
 
특히 권 박사는 우리나라와 유럽을 연결하는 공동 연구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직접 참여해 왔습니다. 그는 “한국과 유럽 연구자들이 지속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생태계와 인프라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습니다. 권 박사 주도로 진행 중인 한-룩셈부르크 연구 협력 사례는 △임상 데이터의 OMOP-CDM 기반 연계 △대장암·췌장암·교모세포종 대상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 활용 △CRISPR 기반 전장유전체 스크리닝 플랫폼 구축을 통한 암 연구 △디지털 트윈·AI 기반 정밀의료 연구 등이 대표적입니다. 
 
권 박사는 우리나라와 룩셈부르크의 협력이 글로벌 혁신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그는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 인프라, 우수한 임상 연구 역량, 대규모 환자 코호트, 디지털 기술과 바이오 제조 역량을 보유하고 있고, 대형 병원을 중심으로 축적된 방대한 임상 데이터와 빠른 연구개발 속도는 전 세계적으로도 높은 경쟁력”이라며 “룩셈부르크는 규모는 작지만 정밀의료·바이오뱅킹·데이터 기반 의료·AI·디지털 헬스·우주 바이오 분야에 국가 차원의 전략적 투자를 이어가고 있으며, 유럽 전역의 연구 기관과 산업계를 연결하는 국제 연구 허브”라고 설명했습니다. 
 
룩셈부르크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이 얻을 이익도 많다는 것이 권 박사의 설명입니다. 그는 “한국의 바이오·디지털 헬스 기업들은 룩셈부르크를 통해 유럽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다”며 “유럽 기업들은 한국의 뛰어난 임상 환경과 디지털 기술 역량을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룩셈부르크 협력이 공동 R&D, 국제 연구비 수주, 기술사업화, 스타트업 육성, 세계 시장 진출까지 연결되는 새 바이오헬스 협력 모델로 발전할 겁니다.”
 
한편 권용준 박사는 한국파스퇴르연구소(Institut Pasteur Korea)에서 연구자로의 삶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항바이러스 신약개발 연구에 참여, 세포 기반 약물 스크리닝과 약물 표적 발굴 기술을 개발했고, 살아있는 세포의 변화를 광학 현미경으로 분석하는 고용량 이미징(High Content Screening) 플랫폼을 구축한 바 있습니다. 이후 삼성서울병원 난치암연구사업단에서는 환자 유래 암세포를 활용해 환자별 최적 치료법을 예측하는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이후 권 박사는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유럽 신약개발 중개연구기관 ‘Ksilink’에서 초기 신약개발 총괄 책임자로, 파킨슨병, 자폐증, 근이영양증, 심근병증 등 희귀질환을 대상으로 한 프로젝트를 이끌었습니다. 현재는 룩셈부르크 보건연구원에서 정밀의료 플랫폼 구축 및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와 유전체 분석을 결합한 정밀의료 임상 연구를 수행 중입니다. 
 
김양균 기자 k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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