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공략’, 미 ‘압박’…가전업계 ‘이중고’ 확대
로보락·TCL…중 가전, 대형가전 국내 진출
미 관세 부과…국내 업계 수출 리크스 커져
2026-07-27 15:21:58 2026-07-27 16:21:00
[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중국 가전업체들의 한국 시장 공략이 로봇청소기 등 일부 품목에서 세탁기와 에어컨 등 대형 가전으로까지 확산되고 있습니다. 로봇청소기와 TV 등이 국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사업 영역을 넓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런 가운데 핵심 시장인 미국도 관세 적용 범위를 전방위적으로 넓히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중국 업체들의 내수 공세가 거세지는 상황에서  미국의 관세 장벽까지 높아지면서, 국내 기업의 ‘이중고’도 커지는 양상입니다.
 
지난 13일 시민들이 서울 시내 한 전자제품 매장에서 에어컨 등 가전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27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가전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에서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로봇청소기로 국내에서 입지를 다진 브랜드 로보락은 최근 세탁 용량 11kg, 건조 용량 6kg 수준으로 1~2인 가구를 겨냥한 세탁건조기 ‘제오 엑스’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중국 대표 TV 제조사인 TCL 역시 백색가전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TCL은 지난달 말 여름철 성수기를 겨냥해 AI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 에어컨 ‘복스인(VoxIN)’을 출시했습니다. 국내 가전업체의 스마트 기기와 마찬가지로 음성 제어가 가능하며, 모바일 앱을 통한 원격 제어까지 지원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샤오미 역시 냉장고와 세탁기 등 대형 가전 국내 진출이 점쳐집니다. 앞서 샤오미는 핵심 전략으로 ‘인간·자동차·집(Human x Car x Home)’ 생태계를 강조하며 모바일부터 자동차, 가전에 이르는 통합 AI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습니다.
 
이는 국내 가전업계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태황 명지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중국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원론적인 해법은 ‘초격차’지만, 품질 경쟁은 좁혀지는 반면 가격 격차는 벌어지고 있다”며 “2023~2025년 대중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는 등 산업 전반의 상황이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 국내 산업 피해에 대한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월도프 아스토리아 워싱턴DC에서 열린 백악관출입기자협회 만찬에서 모자를 던져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단기적으로 중국의 국내 시장 공략이 위협이라면, 장기적으로는 미국의 관세정책이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앞서 미국은 강제노동 상품에 대한 수입 금지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한국산 제품에 12.5% 관세를 부과한 바 있습니다. 상당수 가전은 이미 철강·알루미늄·구리 파생제품 가운데 금속 함량이 15% 이상인 제품으로 분류돼 25% 관세가 적용되고 있어 이번 조치 대상에서는 제외됐지만, 파생제품이 아니거나 품목별 관세 대상이 아니었던 제품은 이번 조치로 새롭게 관세 적용 범위에 포함될 전망입니다.
 
생산기지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국내 가전업계는 베트남과 멕시코 등을 생산기지로 삼아 미국 시장에 진출했는데, 이들 국가에 추가 관세가 부과될 경우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기업 차원에서 단기간에 대응하기 어려운 생산라인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주요 시장인 미국에 대한 장기 전략 수립도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전문가들은 거시적·미시적 불확실성이 모두 커진 상황에서 실질적인 대응 방안은 미래 먹거리 개척이라고 강조합니다. 조연성 덕성여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기업이나 정부나 아젠다(Agenda·핵심 의제)가 반도체와 AI, 로봇 등 미래산업으로 넘어가 가전 분야는 기민한 대응이나 정책적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며 “로봇처럼 장기적인 미래 먹거리에서 경쟁력을 쌓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지속적인 상황 점검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옵니다. 김 교수는 “미국 관세정책의 경우 자국 수요층에서도 가격 인상 부담을 느끼고 있어서, 지금 정책 방향성이 계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며 “이처럼 불확실성이 큰 만큼, 거시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