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도 국가자산으로…'보관·평가·처분' 기준은 숙제
국가 보유 가상자산 법률 체계로…몰수·환수 가상자산 관리 근거 마련
정부, 취득 직후 경매 원칙 제시…연내 법안 초안 마련 목표
2026-08-07 14:05:08 2026-08-07 16:23:40
 
[뉴스토마토 전연주 기자] 정부가 가상자산을 국가자산 관리체계에 포함하기로 하면서, 범죄수익 환수 등으로 국가에 귀속된 비트코인의 관리 방식도 제도권 논의에 들어오게 됐습니다. 다만 가상자산은 가격이 실시간으로 변하고 개인키 관리에 따라 자산의 존속 여부가 좌우되는 만큼, 기존 국유재산과 다른 정교한 관리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지난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구조혁신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국가자산 관리체계 대전환(K-Asset 혁신 프로젝트) 추진방향'을 공개했다. (사진=뉴시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6일 현행 국유재산법을 가칭 '국가자산기본법'으로 개편하고, 부동산 중심이던 국가자산 관리 대상에 증권과 지식재산, 가상자산 등을 포함키로 했습니다. 이번 개편은 범죄수익 몰수·환수나 기부 등을 통해 국가가 취득한 가상자산의 법적 지위와 관리 절차를 명확히 하려는 조치로 풀이됩니다.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는 "그동안 범죄수익 등으로 몰수돼 국가에 귀속된 가상자산은 법적 지위가 모호해 관리와 처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며 "이를 명문화하는 것은 국가자산 관리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조치"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가상자산이 실체적이고 합법적인 경제적 가치를 지닌 자산이라는 강력한 신호를 주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문제는 국가자산으로 편입한 이후입니다. 가상자산은 개인키가 유출되거나 분실되면 되찾기 어렵고, 잘못된 지갑 주소로 전송한 거래도 되돌리기 힘든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정부는 민간 수탁기관이나 거래소와 연계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는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다만 정부가 직접 관리할 자산의 범위와 민간에 맡길 업무, 수탁기관의 자격과 선정 기준 등 구체적인 운영 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정부의 직접 관리와 민간 수탁을 병행하면서 자산과 권한을 분산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황 교수는 "국가자산을 하나의 클라우드나 통합 플랫폼에서 관리하면 효율성은 높아질 수 있지만, 외부 침해가 발생하면 여러 자산 정보가 동시에 노출될 수 있다"며 "단일 장애와 관리자 권한 탈취에 대비해 접근 통제와 내부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수탁기관을 선정할 때는 콜드월렛 보관 비중과 다중서명, 업무 분리, 정기적인 복구훈련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블록체인 분석을 통한 이상 자금과 제재 대상 주소와의 연계를 탐지할 수 있는지도 주요 기준으로 꼽힙니다.
 
보관 기준과 함께 국가 장부에 얼마로 기록할지, 어느 시점을 가치 평가 기준으로 삼을지도 정해야 합니다. 가상자산은 취득 시점과 결산 시점의 가격 차이가 커, 취득가액만 유지할 경우 실제 자산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강 교수는 "결산 시점의 시장 가격으로 재평가하는 마크 투 마켓 방식을 적용해 국가자산의 정확한 규모를 투명하게 반영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처분 방식도 평가 기준과 맞물립니다. 정부는 가상자산 취득 직후 경매를 원칙으로 하되, 시장 교란 우려가 있는 경우 분할 경매를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예시로 제시했는데요. 자산별 거래량과 유동성, 시장 상황에 따라 경매 시점과 물량을 어떻게 조정할지는 추가로 구체화해야 합니다. 대규모 물량을 거래소에서 한꺼번에 처분하면 가격 하락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시장 충격을 줄일 구체적인 집행 방식이 필요합니다.
 
강 교수는 시장 거래량에 맞춰 물량을 나눠 매각하는 거래량가중평균가격(VWAP)과 일정 시간에 걸쳐 물량을 분할 처분하는 시간가중평균가격(TWAP), 대규모 물량을 공개시장 밖에서 매수자와 일괄 거래하는 블록딜 등을 활용하면 시장 충격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정부는 가상자산을 포함한 자산군별 민관 합동 작업반을 가동해 취득·관리·처분 전반의 세부 규정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가 관련 연구를 총괄해 올해 안에 국가자산기본법 초안을 마련하고,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법률안과 하위법령 초안을 구체화할 방침입니다.
 
전연주 기자 kiteju10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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