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이 독일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의 신경전으로 번지는 추세에서 국내 방산업체들이 유럽 현지화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러시아발 안보 우려가 커지면서, 무기 수입 중심이었던 유럽 방산 시장도 유사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한 현지생산 중심으로 변화하는 양상입니다. 신속한 납기와 현지생산에 대한 요구가 커지는 만큼, 국내 기업들도 한동안 현지화에 중점을 둔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분석됩니다.
지난 2일(현지시각) 폴란드 군 관계자들이 에스토니아 타르투에서 열린 ‘K9 유저클럽’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7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와
현대로템(064350), LIG 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D&A) 등은 오는 8~11일(현지시각) 폴란드에서 열리는 ‘제34회 국제방위산업 전시회(MSPO 2026)’에 참여해 유럽 국가들의 수요에 대응하는 맞춤형 솔루션으로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섭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계속 확대되는 안보 수요와 현지화 요구에 대응하며 입지를 다진다는 구상입니다.
실제로, 국내 방산업체들은 고객 요구에 맞춘 현지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최근 스페인에 K9 자주포를 수출하기로 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현지 기업과 협력해 스페인 북부 히혼 지방에 생산공장을 구축하기로 했습니다. LIG 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D&A) 역시 지난 6월 독일 방산업체 라인메탈과 유럽 방공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현대로템은 지난 4월 현지 국영 방산그룹 PGZ 산하 ‘부마르 와벤디’와 K2 전차 및 구난전차의 현지 생산·정비 계약을 맺은 바 있습니다.
이 같은 발 빠른 현지화 추세는 러시아발 안보 불안 우려와 맞물려 있습니다.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폭발물을 탑재한 드론이 독일 라이프치히-할레 공항에서 발견되면서 유럽 내 안보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라이프치히-할레 공항은 우크라이나에 군수물품을 보내는 나토의 주요 물류 거점 중 하나라는 점에서 위협의 중요도가 크다는 분석입니다. 독일은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고 판단해 본 주재 러시아 총영사관을 폐쇄했습니다.
안보 우려가 유럽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업계에서는 유럽 국가들의 현지생산 흐름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해외 수입에 의존할 경우 유사시에 대비한 무기 비축과 신속한 생산이 어려운 만큼, 자국 내에서 생산 체계를 갖추려는 한다는 것입니다. 로이터는 “폴란드가 유럽 최대 규모의 군대를 건설하면서 신속한 납품 확대가 어려운 해외 공급업체에 대한 우려를 줄이기 위해 국내 및 기타 중유럽 방위산업체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도 한동안 현지화에 중점을 둔 고객 확보에 나설 전망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무기를 판매하는 대신 일부 기술을 이전하는 ‘절충교역’이 주류였지만, 이제는 현지화를 안 하면 계약이 안 된다”며 “(고객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빠른 무기체계 납기를 원하고, 자국 산업을 부흥시키려 하는 트렌드도 같이 반영된다. 이 과정에서 현지화 이슈도 계속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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