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 역풍…청와대 인사검증 '실종'
6주 연속 오차범위 밖 부정평가 우세…인사 시스템 '오작동'
2026-09-07 17:03:54 2026-09-07 17:25:44
[뉴스토마토 한동인·강주영 기자] 이재명정부 국정 쇄신용 2기 개각 카드가 되레 역풍을 자초했습니다. 인사 검증 과정에서 걸러져야 할 문제들이 연일 야당의 '공세용 카드'로 전락했고, 걷잡을 수 없는 의혹은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까지 갉아먹고 있습니다. 여기에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의 '실세'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정부의 인사 시스템이 오작동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현지 제1부속실장. (사진=뉴시스)
 
지지율 갉아먹은 '인선'…8주 연속 하락
 
7일 <리얼미터·에너지경제>가 공표한 여론조사 결과(8월31일~9월4일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 무선 자동응답 방식)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37.4%로 취임 후 최저치를 또다시 기록했습니다. 
 
부정 평가도 59.5%로 직전 조사 대비 0.8%포인트 상승하며 6주 연속 오차범위 밖에서 긍정 평가에 앞섰는데요. 긍정 평가와 부정 평가는 10%포인트 이상 벌어졌는데요. 7월 둘째 주 조사 이후 반등 없이 8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이번 조사는 2기 개각을 단행한 지난달 30일 이후 조사 결과인데요. 개각 발표 이후에도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1.5%포인트가 빠졌습니다. '쇄신용 개각'이라는 말이 무색해졌고 개각의 역풍만 확인된 셈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지지율 역풍의 핵심은 2기 개각 후보자들 관련 논란입니다. 특히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2024년 검찰이 기소유예 처분한 제약회사 제넨셀의 코로나19 신약 임상실험 승인 부정청탁 사건이 재조명되면서 관련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 후보자는 청탁이 아닌 '민원 해결'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브로커 양모씨와 해당 제약회사 대표가 주고받은 문자를 공개하며 논란을 확산시키고 있습니다. 게다가 김 후보자는 대통령 관련 송사를 두고 공소취소 모임을 해왔던 만큼 '방탄 인사'라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후보자는 기존 관례를 깬 비례대표 의원직 '겸직' 입장이 정당보조금 유지를 위한 꼼수란 지적에 이어 당 기부금을 개인적 탈세로 활용했다는 의혹도 나왔습니다. 용 후보자의 배우자인 박기홍 기본소득당 전략기획부총장은 이날 당 최고위원에 당선됐는데요. 그간 전략기획부총장 등으로 활동하며 당직비, 육아휴직비 등을 지급받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가족정당', '사당화' 등의 논란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김현지 실세설 '재등장'에…김민석 "당이 인사 추천"
 
문제는 이번 인사 실패의 출발 지점이 '청와대 내부'라는 겁니다. 이재명정부 출범 3개월 뒤인 지난해 9월 청와대는 인사수석실을 신설하는 조직 개편에 나선 바 있습니다. 이전 정부에서 무너진 인사 시스템을 바로 세우겠다는 취지였습니다. 
 
당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특검을 통해 김건희씨의 각종 인사 개입 의혹이 드러나고 있다"면서 "인사 제도를 고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인사혁신처 차장과 소청심사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역임한 인사 전문가인 조성주 인사수석을 배치했습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의 인사 개입 의혹이 다시 불거졌습니다.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을 지낸 서용주 맥정치사회연구소장이 방송 마이크가 켜져 있다는 걸 인지하지 못한 채 "청와대에 인사 라인이 있어? 인사 라인이 김현지잖아"라고 말한 겁니다.
 
이후 야당에서는 김 부속실장을 중심으로 하는 '비공식 조직'이 정부 인사에 관여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강 실장은 이와 관련해 "자신이 인사위원장"이라며 부인한 바 있는데, 여당 내부에서조차 김 부속실장 '실세설'을 언급한 겁니다. 김 부속실장을 중심으로 하는 성남·경기 라인 언더 조직이 존재한다는 주장입니다.
 
김 부속실장의 개입 여부가 의혹에 불과하다고 하더라도 청와대 내부 인사 시스템의 오작동은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인사 시스템의 정상화를 목표로 인사수석을 신설했지만 검증이 가능한 부분까지도 걸러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김 후보자의 경우 신약 임상시험 관련 사건과 음주운전 전력 등은 사전에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던 부분입니다. 용 후보자는 지명 직후 장관직과 비례대표 의원직을 유지하겠다고 했습니다. 청와대가 충분히 용 후보자의 의원직 유지 여부에 대해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사전 조율이 이뤄지지 않은 대목입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지난 3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번 기회를 통해 청와대의 검증 단위를 다시 살펴봐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꼬집은 바 있습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도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민주당은 역대 정부의 경험을 거쳐 대통령이 당론 결정에 참여하고 당이 인사를 추천하는 원칙을 수립했다"며 "민심을 직언하며 확고하게 지원하는 책임 있는 집권당이 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김현지 실세론' 등 민심 이반을 자초한 청와대 인사 시스템을 고려한 발언으로 해석됩니다. 
 
게다가 이미 현 정부는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이진숙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강선우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이혜훈 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등의 '낙마'에서 청와대 검증 시스템의 오류를 확인한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반전'이 필요했던 이번 인사에서조차 실패를 반복한 겁니다. 그럼에도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인사청문회 과정을 지켜보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강주영 기자 juyo964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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