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단종카드 임의발급' 논란...금융당국, 가이드라인 마련
2026-09-14 16:19:37 2026-09-14 16:31:44
[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금융당국이 지난해 현대카드에서 불거진 '단종 신용카드 임의 대체 발급' 논란을 계기로 카드 상품의 기획부터 판매, 사후 관리에 이르기까지 전 생애주기를 아우른 가이드라인 마련에 나섰습니다.
 
14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금융감독원은 금융위원회, 여신금융협회 및 9개 전업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와 함께 신용·체크카드 상품의 설계·판매·사후관리 등 전 생애주기를 아우르는 통합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이르면 연내 마련될 전망입니다.
 
가이드라인에는 단종 카드의 대체 발급 과정에서 기존 상품과 대체 상품의 유사성을 판단하는 기준과 함께 '묵시적 동의' 적용 절차를 보다 엄격하게 운영하는 방안이 담길 예정입니다. 은행·금융투자·보험업권에 이어 카드업권에서도 금융상품의 전 생애주기를 관리하는 기준이 마련되는 셈입니다. 
 
이번 가이드라인 마련의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은 지난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현대카드 대체 발급 논란입니다. 당시 현대카드는 스마일카드·코스트코 리워드카드·제로 에디션2 등 단종된 카드 이용자들에게 대체 발급을 안내한 뒤 20일간 이의가 없으면 동의한 것으로 간주하는 방식으로 약 70만2000매를 발급했습니다.
 
문제는 일부 대체 카드의 혜택이 기존 상품보다 축소됐다는 점입니다. 적립률이 낮아지거나 전월 실적 조건이 새롭게 붙었고, 기존에 제공되던 무이자 할부 혜택이 사라진 사례도 있었습니다. 소비자가 별도의 명시적 동의를 하지 않았는데도 기존 카드보다 불리한 상품이 사실상 자동 발급됐다는 지적이 나온 배경입니다.
 
금감원 역시 현대카드의 대체 발급 행태가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과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에 부합하는지, '불공정 영업 행위' 해당 가능성이 있는지 법리 검토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이를 판단할 세부 근거가 뒷받침되지 못한 관계로 위법 여부를 명확하게 판단하거나 제재하기 어려웠습니다.
 
여전법 제14조(신용카드·직불카드의 발급) 1항에 따르면 신용카드·직불카드 발급 시 원칙적으로 회원의 신청을 받도록 하면서도, 갱신이나 대체 발급의 경우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준(시행령)에 따라 동의를 받을 수 있도록 예외를 두고 있었습니다.
 
시행령 제6조6(신용카드·직불카드의 갱신 또는 대체 발급)에 따르면 최근 6개월 이내 사용 이력이 있는 카드의 경우 대체 발급 예정 사실과 20일 이내 이의 제기가 가능하다는 내용을 예정일 1개월 전에 안내하고, 해당 기간 내에 회원으로부터 이의 제기가 없으면 ‘묵시적 동의’를 받은 것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지 시점과 이의 제기 기간만 규정돼 있을 뿐 통보 방식이나 기존 상품과 대체 상품의 혜택·조건이 어느 정도 유사해야 하는지 기준은 명시되지 않았습니다. 현대카드도 적법한 절차를 밟아 대체 발급을 진행했으며, 위법 사항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금감원도 위법 사항은 아니라고 판단했지만, 문제점을 인지하고 카드업계에 묵시적 동의를 통한 대체 발급의 제한적 운영과 소비자 안내, 상품 유사성 판단을 강화하도록 지도했습니다.
 
금감원 여신금융감독국 관계자는 "유사성이 좀 부족한 카드에 대해서도 묵시적 동의를 적용해 대체 발급하는 사례들이 있어 유사성과 관련된 기준을 좀 엄격하게 운영하도록 요청했다"며 "무분별하게 대체 발급할 경우 소비자의 의사가 왜곡될 수 있어 묵시적 동의에 의한 대체 발급을 제한적으로 운영하도록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카드 재발급의 편의성을 고려해 도입된 제도인데 의도하지 않은 현상이 나타났다고 해서 감독당국이 대체 발급을 직접 금지하면 월권 소지가 있다"며 "명확한 법적 근거가 없어 제재에 한계를 보완하고자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금융감독원 간판(왼쪽)과 신용카드 단면. (사진=뉴시스, 챗tGPT 합성)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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