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가맹점주단체 등록제와 협의의무제를 두고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의견 수렴이 끝났습니다. 지난해 개정된 가맹사업법에 따라 연말부터 가맹본부는 등록된 점주 단체의 협의 요청에 응해야 하는데요. 다만 점주 단체 등록 요건으로 제시된 '10% 이상 가입' 기준이 시행령의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국회(정기회) 법제사법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5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9일과 11일 관련 단체들과 연속 간담회를 열고 시행령 개정안과 고시 제정안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습니다. 관련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입법예고 의견 수렴도 마쳤습니다.
공정위가 오는 12월31일부터 적용 예정인 시행령에는 가맹점주 단체 등록 요건과 협의 절차, 협의 대상 등이 포함됐습니다. 같은 브랜드의 전체 가맹점주 중 10% 이상이 가입하고 가입자 수가 30명 이상이면 단체로 인정받습니다. 대형 브랜드의 경우 가입자 수가 1000명 이상이면 전체 가맹점 대비 가입률과 관계없이 등록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를 통해 등록한 단체에 협상권이 부여되는 게 이번 시행령의 골자입니다. 앞으로는 점주 단체가 가맹본부에 직접 거래 조건 변경 등에 대한 협의 요청이 가능해집니다. 가맹본부는 특별한 사유 없이 이를 거부할 수 없습니다.
다만 소규모 브랜드는 10% 기준을 충족해도 최소 30명이 가입해야 합니다. 가맹점이 100개인 브랜드라면 10% 기준을 충족하는 데 필요한 점주는 10명입니다. 하지만 시행령상 최소 30명이 가입해야 합니다. 소규모 브랜드 가맹점주에게 사실상 등록 장벽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해당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단체는 법에서 정한 협의 요청권을 행사하는 단체로 인정받을 수 없습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공정위가 10% 기준을 제시한 것 자체는 환영한다는 입장입니다. 기존보다 점주 단체 등록 문턱이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기존에는 가맹점주 단체가 가맹본부와 협의를 위해서는 일정 수준 '대표성'을 가져야 했습니다. 현재 가맹점주 단체는 공정위가 최소 30명을 동시에 요구한 부분에 대해선 비판적인 입장입니다.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84회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 2026을 찾은 시민들이 전시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문가 "단계적 시행과 유예기간 필요"
정치권에서도 최소 하한선 문제를 지적한 바 있습니다. 관련 법안에서 점주 단체의 등록제와 협의권을 도입했는데요. 시행령에서 인원 기준을 추가하면 점주 단체의 권리를 시행령이 제한할 수 있다는 겁니다.
반면 가맹본부 측은 전체 점주의 10% 가입 요건은 같은 브랜드 안에 여러 점주 단체가 생길 수 있다는 부분을 우려합니다. 본부 입장에서는 각각의 단체에 대해 협의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나명석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회장은 11일 간담회에서 "단체의 대표성을 위해 등록 비율을 최소 30~40%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공정위는 점주 단체의 대표성과 가맹본부의 협상 부담을 고려해 최종 기준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등록 요건과 함께 실제 협의 대상의 범위도 변수입니다. 필수품목·공급가격·판촉·광고 등 점주의 비용과 수익에 영향을 미치는 거래 조건 가운데 어디까지 협의 대상으로 볼지에 대해서도 세부 기준 마련이 필요합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구조적으로 가맹점주들의 권한이 강화돼야 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적은 비율만으로 단체교섭권과 비슷한 권한을 행사하면 '기울어진 운동장'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제도를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유예기간을 둬야 한다"며 "충분한 검토를 거쳐 적정한 비율을 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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