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세에…수입 전기차 ‘할인 경쟁’
렉서스, 전기차 값 하이브리드보다 낮춰
신흥 전기차 브랜드에 가격 주도권 흔들
2026-09-16 14:47:01 2026-09-16 15:08:03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수입차 업계가 전기차 가격을 잇달아 낮추며 소비자 접근성 확대에 나서고 있습니다. 테슬라의 중국산 모델Y 공세와 비야디 등 중국 브랜드의 국내 진출이 본격화하면서, 프리미엄 수입차 업체들도 가격경쟁력 확보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렉서스코리아, ‘올 뉴 ES’. (사진=렉서스)
 
16일 업계에 따르면, 렉서스코리아는 이달 14일부터 전국 공식 딜러 전시장에서 8세대 완전변경 모델 ‘올 뉴 ES’의 사전계약을 시작했습니다. 1989년 ES가 출시된 이후 처음으로 순수 전기차(BEV) 라인업을 편입시킨 것이 이번 모델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파워트레인은 하이브리드(HEV) 4개 트림과 배터리 전기차 5개 트림 등 총 9개 그레이드로 구성됐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가격입니다. 순수 전기차 ‘ES 350e’ 가운데 가장 저렴한 프리미엄 트림의 판매 가격은 7160만원으로, 동급 하이브리드 모델인 ‘ES 350h’(7290만원)보다 130만원 낮게 책정됐습니다. 통상 전기차가 배터리 단가 부담으로 내연기관이나 하이브리드 모델보다 비싸게 책정되는 관행을 뒤집은 사례입니다.
 
볼보자동차코리아도 앞서 지난 3월1일부로 순수 전기 SUV ‘EX30’과 크로스컨트리 모델 ‘EX30CC’의 판매 가격을 인하했습니다. EX30 코어 트림은 기존 4752만원에서 761만원 낮아진 3991만원으로, EX30 울트라와 EX30CC 울트라는 각각 700만원씩 인하돼 4479만원, 4812만원으로 조정됐습니다. 엔트리 트림인 코어는 3000만원대 가격을 형성하며 수입 전기차 시장의 진입 문턱을 낮췄습니다.
 
볼보 EX30. (사진=볼보)
 
볼보 측은 이번 가격 조정이 단순 프로모션이나 옵션 축소에 따른 할인이 아니라, 기존 사양을 그대로 유지한 채 본사와의 협의를 거쳐 공식 판매가격 자체를 낮춘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윤모 볼보자동차코리아 대표는 “이번 가격 인하는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반영해 본사와의 치열한 협의를 거쳐 결정된 사항”이라고 했습니다.
 
이 같은 프리미엄 수입차 업계의 가격정책 배경에는 중국산 전기차의 공세가 꼽힙니다.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 생산분이 전량 들어오는 테슬라 모델Y는 트림별로 5299만~730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1월 국내 승용차 시장에 공식 진출한 비야디(BYD)도 소형 SUV ‘아토3’를 3150만원부터 내놓은 데 이어 세단 ‘씰’ SUV ‘씨라이언7’ 등으로 라인업을 확대하며 2000만원대부터 5000만원대까지 가격대를 넓혔습니다. 프리미엄 수입차 업체들로서는 가격경쟁력 확보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입니다.
 
전기차가 내연기관·하이브리드보다 비싸다는 기존 공식이 흔들리는 가운데, 수입차 업계의 가격 인하 경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의 무게중심이 가격 쪽으로 옮겨가면서, 시장 진입이 늦은 브랜드일수록 일정 수준의 가격 메리트를 내세우지 않고는 버티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고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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