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장인화 3년)(단독)4번 중 1번 오염도 판단 불가…공해 유발 브리더 ‘야간개방’ 반복
‘일출 후 개방’ 가이드라인 무력화
“야간에는 측정 불가”라는 포스코
야간 개방 후 ‘불투명도 0’ 기재도
2026-10-01 06:00:00 ㅣ 2026-10-01 06:00:00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제철소 고로 브리더(안전밸브) 대기오염물질 배출 논란으로 2019년 정부로부터 낮시간대 조건부 개방을 허용받은 포스코가 4번 중에 한 번 꼴로 야간에 브리더를 개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최근 3년 새 매연 농도를 측정할 수 없는 야간에 브리더를 개방한 횟수가 전체의 25%를 웃돈 것으로 나타나면서 환경오염 논란이 재점화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브리더 사태 당시 정부는 10일간의 조업정지 처분을 받으면 최대 1조원의 손실을 입게 된다는 제철업계의 주장을 받아들여 업계의 자체 관리 강화와 해가 뜬 후 개방 등을 조건으로 개방을 허용한 바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참에 안전시설로 분류돼 있는 브리더를 오염시설로 규정하는 것과 더불어 개방 관리 및 오염도 측정 체계 전반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그래픽=구글 제미나이)
 
1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대구지방환경청·영산강유역환경청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포항·광양제철소 브리더 개방 및 실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3년부터 2026년 8월까지 두 제철소의 284회 브리더 개방 중 오염도 수치를 아예 낼 수 없는 ‘측정 불가’ 기록이 73건(25.7%)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측정 불가 기록의 연도별 비율은 2023년 40%, 2024년 22.4%, 2025년 23.1%, 2026년(8월까지) 8.9%였고, 총 개방 횟수는 2023년 85회, 2024년 76회, 2025년 78회, 2026년 45회로, 포항제철소 126회·광양제철소 158회였습니다.
 
측정 불가의 가장 큰 사유는 ‘야간 개방’으로 89%(65건)가 ‘일몰 후’나 ‘일출 이전’에 브리더를 연 경우였습니다. 포항제철소는 측정 불가 33건 중 30건이, 광양제철소는 40건 중 35건이 야간이었습니다. 나머지 8건은 우천·안개 등 기상 악화(3건), 돌발휴풍 및 긴급수리(5건) 때문이었습니다. 포스코에 따르면 측정에는 광양제철소의 경우 CCTV 영상을 소프트웨어로 분석하는 광학기법을, 포항제철소의 경우 링겔만 매연 농도표와 smoke scope를 비교하는 링겔만 기법을 쓰고 있습니다. 해가 지거나 뜨기 전에는 매연 농도 측정이 기술적으로 어려운 이유입니다.
 
브리더는 고로 정비 시 화재·폭발을 막기 위해 내부 압력과 가스를 빼는 안전밸브입니다. 포스코에 따르면 가스 방출 시 집진기와 습식세정 2단 방지 시설을 거쳐 먼지 배출을 최소화하고 있지만, 일반 배출 시설 굴뚝처럼 측정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닌 데다, 가연성 고온가스가 방출돼 오염도를 실시간으로 직접 측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2019년 ‘브리더 사태’ 당시 환경단체들은 고로 정비 과정에서 유해물질이 무단 배출돼 오염 규모조차 가늠할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당시는 장인화 현 포스코그룹 회장이 철강부문장(사장)을 지내던 시기로, 포스코 등 철강업계는 지자체로부터 조업정지 10일이라는 사상 초유의 처분을 받을 위기에 놓였습니다.
 
결국 정부는 조업정지를 면제하는 조건으로, 대기오염도를 육안으로 명확히 관측할 수 있도록 ‘일출 후 밸브 개방’을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하며 사태를 일단락했습니다. 현재 브리더 개방 시 불투명도(매연 농도) 상한선을 20%로 제한하는 규정도 마련돼 있습니다. 하지만 ‘사전 보고’만 하면 야간 개방을 할 수 있도록 한 탓에 오염도를 검증할 수 없는 ‘사각지대’는 반복되고 있습니다.
 
제철소 고로 브리더. (사진=나무위키)
 
야간 개방 사유로는 ‘돌풍, 계획 수리, 교체 휴지’ 등이 기재됐습니다. 사전에 일정을 잡을 수 있는 계획 수리나 교체 작업을 심야에 했다는 점도 석연치 않습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돌풍 등 기후에 의한 돌발 상황 외 수리는 내부적으로 기간이 정해져 있다”며 “교체 휴지도 사전에 계획하며 일반적인 정비 계획 자체가 연 단위, 분기 단위로 수립되고 일 단위는 흔치 않다”고 했습니다.
 
2024년 들어서는 측정값 기재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일몰 후 개방 시 ‘측정 불가’로 처리해 오던 방식에서 측정 자체가 불가능한 야간 개방에도 불투명도를 수치로 기재한 것입니다. 포항제철소는 2024년 8월12일 오전 1시12분 개방 건에 대해 불투명도 ‘0’을 기록했고, 광양제철소도 2025년 12월10일 오후 9시32분, 2026년 3월31일 오후 11시15분 개방 건에 각각 ‘0’을, 2026년 4월15일 오전 3시22분 개방 건에는 ‘1.67’을 적었습니다. 측정 불가 시간대라는 점에서 임의로 수치가 기재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듭니다. 포스코는 “야간에는 불투명도 측정이 불가해 시설관리 기준상 브리더 개방은 ‘일출 이후·일몰 전’에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고만 했습니다.
 
현행 감시 체계의 구조적 허점도 문제입니다. 환경청에 따르면 외주업체가 포스코 사업장 내부로 제한해 대기 오염도를 측정하고 있습니다. 측정 대상 역시 배출물질의 구체적인 성분이 아니라 불투명도, 매연 농도에 그칩니다. 여기에 브리더를 연 개방 시각만 자체적으로 기재하고 있어, 환경청 기준인 ‘총 개방 시간 30분’을 지켰는지 객관적으로 검증하기 어렵습니다.
 
강혜빈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2019년 이후 저감 장치가 설치되는 등 일부 개선은 이뤄졌으나 여전히 ‘공정상 불가피성’을 이유로 야간 배출이 이어지면서 모니터링 사각지대와 정보 비공개 문제가 방치되고 있다”며 “정부는 야간 배출 최소화, 대체 모니터링 체계 구축 및 기록 공개 등 강화된 조치를 취하고 대기오염의 근본 원인인 석탄 고로의 단계적 폐쇄와 저탄소 공정 전환에 조속히 나서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환경단체들이 지난해 2월 포스코 광양 제2고로 개수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기후솔루션)
 
이 의원은 “사전에 계획할 수 있는 정비 과정에서도 야간 개방으로 측정 공백이 발생한 만큼 정부가 원인을 면밀히 점검하고 브리더 개방 시 오염물질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도록 관리·측정 체계를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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