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홈플러스 회생기로)②유암코 투입론의 딜레마…MBK에 특혜 되나
세하 정상화 경험 있지만…유통 구조조정은 첫 시험대
MBK 이행보증 거부…준공공기관 부담 전가 논란
2026-05-28 06:00:00 2026-05-28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5월 26일 15:4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하림이 엔에스쇼핑을 앞세워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에 나섰다. 그러나 한때 1조원 안팎으로 거론되던 매각가격이 1200억원대로 낮아지면서 홈플러스는 회생절차 가결에 필요한 운영자금과 잔존 사업부문 정상화 재원을 모두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홈플러스는 37개 점포 운영 중단이라는 강수를 두는 한편, 추가 유동성 확보를 병행하며 회생 정상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납품 정상화, 임금 지급, 영업 회복, 고용 안정 등 풀어야 할 과제는 여전히 산적해 있다. 정치권에서는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해 유암코(UAMCO·연합자산관리)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IB토마토>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이후 홈플러스의 회생 가능성과 유암코 개입 시 예상되는 변화 등을 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해 정치권과 노조측에서는 유암코(UAMCO·연합자산관리)를 제3자 관리인으로 지정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부실자산 처리를 위해 세워져 공공적 성격이 있는 유암코가 사모펀드의 투자 실패를 해결한다는 점에서 MBK의 책임 회피는 물론 특혜가 될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매각가를 낮추는 게 유일한 해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홈플러스)
 
유암코 언급 3개월 지났지만 "글쎄"
 
26일 업계에 따르면 유암코를 홈플러스의 제3자 관리인으로 선임하기 위한 노조와 범여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MBK에서 적극적인 해결의지를 보이지 않자 구조조정 기관을 명분으로 유암코에 문제 해결을 촉구한다. 
 
유암코(연합자산관리)는 신한·국민·하나·기업·우리·농협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이 출자해 지난 2009년 10월 은행권 부실채권 처리를 위해 설립한 투자회사(NPL)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국내 경기침체로 2008년 말 이후 부실채권의 발생 규모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부실기업을 정상화하거나 금융권의 부실자산을 대신 처리하는 '배드뱅크' 역할을 수행한다. 공공기업의 성격을 띤 NPL사로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한 기업에 투자해 기업의 경영정상화와 재무안정 등을 재고할 수 있는 집합투자기구에 대한 투자·운용 등을 주요 업무로 하고 있다. 
 
제3자 관리인으로서 부실기업 정상화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유암코는 지난 2014년 1월 워크아웃에 들어간 제지업체 세하에 사모펀드를 통해 1000억원을 투자하면서 재무구조를 개선했다. 세하는 지난 2005년 카자흐스탄 광구 유전 개발 등 에너지 분야로 사업을 확대했지만, 사업 부실이 불거져 1000억원 이상의 손실을 보며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그 결과 2013년 말 워크아웃(채권단 공동관리 절차)을 신청했다. 
 
당시 유암코가 운용하는 유암코워크아웃제일차기업재무안정PEF는 지난 2014년 10월19일 세하의 2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세하의 주채권은행이었던 산업은행이 보유한 채권을 유암코가 인수한 뒤 출자전환했다. 회사는 당시 시세(590원)보다 69% 비싼 1000원에 부실채권을 출자전환했다. 유암코의 지원으로 세하는 제조업 가동에 필수적인 기초 포장재 사업인데다가 기업가치 제고 가능성이 높게 판단된 것으로 파악된다.
 
(사진=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

MBK는 뒷짐지고 책임은 부재
 
지난 3월부터 유암코는 홈플러스 경영 정상화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해 경영자문 역할을 하고 있다. TF에서는 회생계획안 수행 가능성과 기업 실사 등을 맡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에는 정치권과 노조 측에서 제3자 관리인으로 유암코를 선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제3자 관리 체제로 전환해야만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공정한 정상화 논의가 가능해야 한다는 입장에서다. 
 
지난달에도 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 위원장 민병덕 의원과 이강일 의원,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 손솔 진보당 의원과 홈플러스 사태 해결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위기를 만든 MBK파트너스에 다시 홈플러스의 회생을 맡길 수 없다"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MBK 중심의 회생이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제3자 관리체제"로 유암코가 그 역할을 맡아주기를 호소했다.
 
안수용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위원장은 <IB토마토>와 통화에서 "MBK는 홈플러스의 청산에만 관심을 두고 있고 정상화하려는 생각은 없는 것 같다"라며 "지난 2월 더불어민주당 테스크포스(TF)팀과 홈플러스가 정상적으로 회생을 하려면 제3자 관리인이 들어가서 계획성이 있는 구조조정을 해야한다는 의견을 나눴다"라고 말했다. 
 
다만 유암코가 제조업, 건설업 등의 재무 구조조정을 해왔던 것과 달리, 쿠팡·알리·테무 등 이커머스가 장악한 격변기의 '유통업 본업 경쟁력'을 살릴 수 있는 경험이 없는 것은 변수다. 사모펀드의 투자 실패를 준공공기관 성격의 제3자가 책임진다는 점 또한 유암코 등장의 난관으로 꼽힌다. 
 
실제 이번 사태의 핵심 원인인 MBK가 보증조차 서주지 않으면서 긴급 자금 투입이 지체되고 있는 실정이다. 메리츠가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1000억원 규모의 돈을 빌려주기로 하는 조건으로 익스프레스 매각 대금으로 채무를 상환하고 MBK와 김병주 회장의 이행보증을 내세웠지만, 이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우 아주대 교수는 <IB토마토>에 "공적 자산 관리 성격이 강한 유암코가 사모펀드의 투자 실패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는 구조는 실질적으로 실현되기 어려울 수 있다"라며 "결국 MBK가 눈높이를 낮춰 매각가를 조정하는 등 현실적인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홈플러스는 25일 미디어 브리핑을 통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제외한 잔존사업부문에 대한 인가전 M&A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라며 "매각주관사는 지난번 익스프레스 매각 때와 동일하게 삼일회계법인이며 잠재적 매수자들에게 공식 티저를 발송하고 본격적으로 매각작업에 착수했으며 잔존사업부문은 본사를 포함하여 온라인과 대형마트로 구성돼 있다"라고 밝혔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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