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뉴스토마토 하주화 기자] 매크로 프로그램으로 인기 아이돌 콘서트 티켓 수십 장을 사들인 뒤 중고 판매글까지 자동으로 올려 최대 13배의 폭리를 취한 30대 암표상이 붙잡혔습니다.
울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업무방해와 공연법·정보통신망법 위반 등의 혐의로 A(35)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26일 밝혔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24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국내 대형 티켓 예매사이트 3곳에서 외국인 명의 계정 1198개를 이용해 유명 아이돌 콘서트 티켓을 대량 구매한 뒤 중고거래사이트 등을 통해 되판 혐의를 받습니다.
전자상거래업에 종사한 A씨는 업무 과정에서 습득한 컴퓨터 관련 지식을 이용해 매크로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예매처의 부정 구매 방지 장치인 캡차(CAPTCHA)를 우회하거나 방해하고, 중고거래사이트에 판매 게시글을 초 단위로 연속 작성하도록 설계됐습니다.
A씨는 이를 이용해 불과 1분 만에 티켓 70~80장을 구매하고 판매글까지 올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사람이 직접 예매할 경우 반복해야 하는 접속과 좌석 선택, 결제 등의 과정을 자동화해 일반 이용자보다 빠르게 표를 선점한 겁니다.
암표 거래내역. (사진= 울산경찰청)
A씨는 약 1년 동안 암표 1700여장을 유통하며 티켓 가격을 원가의 3배에서 최대 13배까지 올려받았습니다. 티켓 한 장을 최고 273만원에 판매하는 등 순수익만 4억2000여만원을 챙긴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수사 의뢰를 받은 경찰은 추적 끝에 서울에 있는 자택에서 A씨를 체포했습니다. 자택에서는 명품 시계와 귀금속, 고가의 신발 등이 발견됐고 A씨는 수입 스포츠카를 몰고 다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A씨의 집 금고에서 현금 2억원 상당을 압수했습니다. 나머지 범죄수익을 환수하기 위해 약 4억2000만원에 대한 기소 전 추징보전도 신청했습니다.
경찰은 외국인 명의 계정의 유통 경로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텔레그램을 통해 외국인 명의를 계정당 3만원에 구입한 사실과 특정인에게 반복적으로 돈을 송금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울산=하주화 기자 j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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