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총량만 따져…뇌관은 '가구 간 전이'
'영끌' 주택구입, 가구까지 '경고등'
금리 1%p↑, 연체비율 0.81%↑
가구주 연체 시 가구원 연체율 11.1%
전체 평균 10배에 달해 위험 전이↑
"DSR 임계치 넘어 소비 제약, 위험 커"
2026-09-07 16:57:40 2026-09-07 17:04:47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무리하게 빚을 내 집을 마련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 가구의 부실 위험이 기존 알려진 개인 통계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입니다. 특히 기준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고차입 주택취득가구'의 연체율 상승폭이 일반 주택보유가구보다 훨씬 가파르게 치솟는 데다, 가족 구성원 간 부실 전이 위험도 2배 가까이 높았습니다. 
 
7일 한국은행의 가계부채 리스크 평가의 분석을 보면, 주택 구입 시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부담 증가 폭이 상위 10%에 해당하는 ‘고차입 주택취득가구’는 금리가 1%포인트 상승할 경우 연체 비율이 0.81%포인트 증가했습니다. 이는 206만가구의 부채·소득·자산 정보(신용정보회사, KCB)의 ‘가구 데이터베이스(DB)’ 분석 결과로 기존에 주택을 보유하고 있던 일반 가구의 연체율 상승폭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입니다. 기존 주택보유가구의 상승폭은 0.52%포인트 수준입니다.
 
2026년 8월31일 서울 시내 한 은행에 주택담보대출 관련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가구 내 신용위험의 ‘전이 가능성’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구주가 연체 중인 가구에서 다른 가구원이 함께 연체하는 조건부 연체율은 11.1%로 전체 평균 연체율의 10배에 달했습니다. 즉, 집안의 큰어른이 빚을 못 갚기 시작하면 같이 사는 식구들도 빚을 못 갚게 될 위험이 훨씬 높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고차입 주택취득가구의 경우 가구원 중 한 명이 연체했을 때 12개월 이내에 다른 가구원이 추가로 연체할 확률은 8.8%로 기존 주택보유가구(4.6%)의 1.9배에 달했습니다. 가정 내 연쇄 부실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얘기입니다.
 
그동안 가구 단위 지표가 개인 통계로 가려져 있던 저소득층의 부채 위험과 내수 억제 효과도 드러났습니다. 배우자 등 가구 전체의 소득과 자산을 합산해 계산한 결과, 저소득층인 1·2분위 가구는 개인 단위로 볼 때보다 가구 단위의 담보인정비율(LTV)과 총소득원리금상환비율(DSR) 등 부채 부담 지표가 오히려 더 높았습니다.
 
아울러 원리금 상환 부담이 가계의 소비를 직접적으로 억누르는 현상도 뚜렷했습니다. DSR이 약 46%를 넘어서는 순간부터 원리금 상환액 부담이 유동성 효과를 압도해 실질 소비 감소로 이어진다는 분석입니다. 
 
부채를 보유한 전체 가구 중 11.1%가 DSR 임계치를 초과하는 등 ‘소비 제약’ 상태로 집계됐습니다. 소득 1분위 저소득층 중 소비 제약선에 걸린 위험 가구 비중은 2021년 11.4%에서 2025년 14.5%로 3.1%포인트 증가했습니다. 
 
7일 장훈 한은경제연구원 금융통화연구실 과장의 분석을 보면, 평균적인 재무건전성 지표 이면의 가구별 세부 분포에서 총소득원리금상환비율(DSR)·담보인정비율(LTV)이 높은 가구일수록 연체 비율도 뚜렷하게 높았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지난 6월 말 가계신용 잔액은 2019조8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25조9000억원 급증한 바 있습니다. 취약차주 연체율은 가계 10.9%, 자영업자 12.7%에 달하며 고금리와 경기 회복 지연이 맞물려 부담이 누적된 상태입니다. 정부도 관계부처 합동으로 ‘금리 상승기 대비 취약차주 지원방안’을 확정하는 등 대응에 돌입했습니다. 올해 기준금리는 두 차례 연속 인상하는 등 3%대로 올라선 상황입니다.
 
장훈 한은경제연구원 금융통화연구실 과장은 “(가계부채) 리스크 관리에 있어 고차입 주택취득가구의 금리 상승에 따른 연체 위험과 가구원 간 신용 위험 전이 가능성, 저소득 가구의 높은 채무상환 부담에 유의해야 함을 시사한다”며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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