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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송혜림 기자]
고려아연(010130)의 호주 리치몬드 밸리 태양광·배터리 사업에서 착공과 핵심 투자금 납입 일정이 잇따라 미뤄졌다. 회사는 오는 2029년 상업발전 개시 목표를 유지하고 있지만 금융종결 시점이 변수로 떠올랐다. 전체 자기자본 조달계획의 약 66%에 해당하는 4006억원 규모 전환우선주(CPS) 납입까지 두 달 연기되면서 향후 자금조달과 공사 일정이 주목된다.
(사진=아크에너지 홈페이지, 리치몬드 밸리 태양광·배터리 BESS 조경도)
호주 재생에너지 발전소 착공·투자금 납입 모두 연기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호주 자회사 아크에너지(Ark Energy)가 추진하는 대규모 친환경 에너지 사업 '리치몬드 밸리 태양광·배터리 에너지 저장장치(BESS) 프로젝트'의 준공 일정이 지연됐다. 기존에는 올해 10월 착공을 개시할 예정이었으나 11월로 한 달가량 밀렸다. 기존 상업발전 개시 시점인 2029년 1월은 그대로 유지됐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납입일도 당초 9월 30일에서 11월 30일로 두 달가량 지연됐다. 회사는 구체적인 연기 배경은 공시하지 않았다. 변경된 납입일은 잠정 일정으로 기한 내 일괄 납입할 예정이란 설명이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 7월 의결권 없는 전환우선주(CPS) 약 1억 9339만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조달 예정액은 3억 8700만 호주달러로 지난 7월 20일 당시 환율을 적용하면 약 4006억원이다. 이는
메리츠증권(008560)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인 뉴 사우스 웨일스 솔라 넘버원(New South Wales Solar No. 1 Co., Ltd)이 모두 인수하기로 했다. 고려아연은 조달 자금을 발전소 건설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투자 기간은 올해 10월부터 12월까지다.
당시 고려아연은 이번 유증과 함께 메리츠 측과 3년 만기 주가수익스왑(PRS) 계약도 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주인수기관 1곳을 대상으로 발행할 신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3년 만기 계약이다. PRS 계약은 주식의 가격 변동에 따른 손익을 사후 정산하는 파생상품 계약이다. 형식상 주식 처분 구조를 띠기 때문에 회계상 부채로 잡히지 않는다.
고려아연 입장에선 SPC의 전환우선주 인수를 통해 건설 자금을 비교적 쉽게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신주 가치가 하락하면 계약에 따라 차액 정산금을 지급해야 하므로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다만 유상증자 일정이 밀리면서 리치몬드 밸리 프로젝트 전체 자금 조달에 차질을 빚을지 관심이 모인다.
아크에너지는 지난 7월 리치몬드 밸리 BESS 발전소에 대한 최종 투자 결정(FID)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사업 자금으로 자기자본 5억 8600만 호주 달러와 차입금 7억 1600만 호주 달러를 조달할 계획이었으며 금융종결(Financial close) 예정 달은 올해 9월이었다. 조달 자금은 우선 추진 단계인 태양광 발전소 200MW와 배터리 저장설비 최대 출력 275MW·저장용량 2200MWh 건설에 쓰일 예정이다.
만일 금융종결이 늦어질 경우 11월 착공 일정과 2029년 1월로 예정된 상업발전 개시 시점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고려아연은 이번 정정 공시에서 착공 예정 시점만 한 달 늦추고 상업발전 목표는 유지했다. 이에 따라 향후 금융종결 시점과 공사 일정의 조정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고려아연 측은 <IB토마토>에 "당사의 리치몬드 밸리 프로젝트는 현재 2029년 1월 상업운전 개시를 목표로 추진 중이며 해당 목표 일정에 맞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자금조달 확대 속 호주 프로젝트 금융구조 주목
고려아연은 최근 외부 자금조달도 확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1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1500억원 규모의 5년물 무보증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흥행할 경우 발행액을 최대 3000억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대표주관사는 KB증권과 하나증권이다. 대신증권과 메리츠증권은 인수단으로 참여한다. 희망금리 범위는 고려아연 5년물 개별민평금리 대비 마이너스 30bp에서 플러스 30bp 수준으로 제시할 예정이다. 실제 발행은 16일 전후로 예상된다.
이번 회사채는 만기를 5년 단일물로 구성했다. 당초 3년물과 5년물을 함께 검토했지만 차입 만기를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춰 5년물만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조달 자금은 기존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고려아연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연결 기준 총 차입금 및 사채 잔액은 7조원에 달한다. 이 중 단기 금융기관 차입금은 3조 6213억원이며 유동성장기차입금은 5964억원, 단기 사채는 4976억원이다. 반면 같은 기간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9052억원에 불과하다. 전년 말 3조4511억원 대비 73.8% 감소했다.
현금이 줄어든 이유는 고려아연이 현금 약 3조원을 미국 크루서블 프로젝트 목적의 장기금융상품으로 옮겼기 때문이다. 미국 크루서블 프로젝트는 고려아연이 미국 정부 등과 함께 약 11조원을 투자해 미국 테네시주에 연간 약 110만톤(t) 규모의 원료를 처리하는 통합 제련소를 건립하는 사업이다. 현금이 소진된 건 아니지만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가용 현금은 아니다.
결국 이번 회사채로 조달한 자금이 원활하게 차입금 상환에 사용되려면 관건은 호주 사업의 자금 조달이 예정대로 마무리되는지 여부다. 고려아연의 단기 상환 부담이 큰 상황에서 호주 사업에 대한 추가 자금 투입이나 PRS 계약에 따른 부담이 발생할지가 재무 구조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고려아연 측은 <IB토마토>에 "프로젝트와 관련한 구체적인 금융조달 진행 현황, 금융계약의 체결 여부 및 세부 일정·조건 등은 관련 계약상 비밀유지 의무, 거래 상대방과의 협의사항에 해당하기에 구체적으로 공개하기 어렵다"라고 일축했다.
송혜림 기자 divi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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