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이수정 기자] 정부가 경기 화성시 동탄구와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를 규제지역으로 추가 지정하고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도 묶으면서 시장의 관심은 향후 집값 향방으로 쏠리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거래량 감소와 가격 상승세 둔화가 예상되지만, 실수요가 탄탄한 지역 특성상 가격이 급락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갭투자가 사실상 막히면서 전세 매물이 줄어 전세난이 심화하고, 규제를 피해 인근 비규제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이번에 규제 대상으로 지정된 세 곳은 최근 수도권에서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졌던 지역입니다. 특히 동탄구는 올해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이 11.38%로 전국 시군구 가운데 유일하게 두 자릿수를 기록했습니다. 삼성전자 성과급 지급 합의로 풀린 유동성과 반도체 업황 기대감, GTX-A 개통 등 교통 호재가 맞물린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현장에서도 상승세가 확인됩니다. 동탄 여울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원래 매물 자체가 많지 않았는데 동탄역롯데캐슬의 경우 거래될 때마다 신고가를 찍고 있고 호가도 오름세"라며 "삼성 직원 등 인근 직장인들의 실수요가 뒷받침되면서 전셋값도 같은 면적이 반년도 안 돼 2억원 가까이 올랐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팔려는 사람들이 급하지 않고 물건은 더 줄어들어 거래는 위축돼도 가격은 쉽게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실제로 '동탄역롯데캐슬' 전용 84㎡(33층)는 지난 4일 22억2500만원, 전용 65㎡(22층)는 지난 6일 20억원에 각각 신고가를 기록했습니다. 현재 호가는 23억~26억원에 형성돼 있습니다.
규제 직전 막바지 매수세도 확인됩니다. 기흥구 망포역 인근 공인 중개업소 관계자는 "규제 소식을 듣고 오늘만 '바로 계약할 수 없냐'는 문의가 여러 차례 있었고 실제 계약서를 쓴 건도 있다"며 "구성역 근처 대단지는 급매가 나오면 당일 소화될 정도였는데, 규제지역으로 묶인 만큼 이제 잠잠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구리역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도 "광진·강동에서 밀려 내려온 수요가 많은데 '지금 안 사면 2년 실거주해야 한다'면서 서두르려는 분위기가 있었다"며 "역세권 단지는 지난주 호가가 3000만원 오른 곳도 있다"고 했습니다.
전세시장 수급 불균형 우려…결국 공급·후속대책이 좌우
시장의 가장 큰 우려는 전세난입니다. 갭투자가 막히면 임대 매물 공급이 줄기 때문입니다. 기흥구 구성역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삼성·SK 직원들의 매매·전세 문의가 특히 많았던 곳"이라며 "투자 수요가 빠지면 전세난이 벌어질 것이라는 예상에 불안해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구리 교문동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구리는 산업 기반 없이 서울 접근성 수요로 오른 곳이라 동탄·기흥보다 규제 타격이 클 수 있다"며 "전세 비중이 높은데 신축 공급이 적어 매매가 막히면 전세 매물 부족이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거래량 감소와 가격 안정 효과를 예상하면서도, 지속성은 후속 대책에 달렸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실거주 중심으로 수요를 강화하는 조치인 만큼 당장 수요가 줄고 거래도 일시 감소할 것"이라면서도 "거래가 줄면 집값이 일시적으로 안정되겠지만 지속성을 가질지는 별개로 공급 확대와 대출·세제가 복합적으로 작동해야 안정세가 유지된다"고 분석했습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도 "향후 6개월에서 1년가량 투자 수요가 위축되며 거래량이 눈에 띄게 줄겠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가격은 급락보다 거래 감소 속 보합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고 진단했습니다.
실수요 기반이 살아 있다는 점은 가격 하방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함 랩장은 "동탄·기흥은 반도체 산업과 GTX-A·용인 플랫폼시티 등 중장기 개발 호재가, 구리는 서울 동북권 접근성과 역세권 개발 기대가 유효하다"며 "실수요가 유지되는 한 중장기 가격 하방은 제한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이번 규제가 인근 비규제지역으로 유동성을 밀어내는 풍선효과를 부를 수 있다는 전망도 많습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기존엔 실수요와 투자수요가 함께 들어와 거래량이 강하게 나타났지만, 토허제로 전세를 끼고 살 수 없게 되면서 오산·평택 등 삼성전자 인근으로 수요가 옮겨 갈 가능성이 있다"며 "이미 전례를 보더라도 규제를 통해 가격을 끌어내리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함 랩장은 남양주·수원 권선을,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수원·용인·안양 등 인접 지역을 잠재적 수요 이동처로 지목했습니다.
결국 집값 장기 안정 여부는 공급과 후속 대책에 달렸다는 진단입니다.
양지영 전문위원은 "이번 규제로 단기 브레이크는 기대할 수 있지만 가격 방향은 공급 확대, 금리, 대출 규제, 경기 여건이 복합적으로 결정한다"며 "수도권 공급 확대와 매입임대 확충이 실제 입주로 이어진다는 신뢰를 시장에 줄 수 있는지가 핵심 변수"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토허구역 확대와 실거주 요건 강화로 매물 잠김이 심해지면 전세시장 수급 불균형이 이어질 수 있다"며 "신뢰할 수 있는 공급 로드맵과 일관된 정책 신호가 함께 제시돼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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