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한국형 인공지능(AI) 산업혁명’을 표방한 메가프로젝트 등 AI와 첨단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소형모듈원전(SMR) 상용화에 가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원전 확보에 천문학적 자본을 쏟아붓는 가운데, 한국도 기술 패권을 선점하기 위한 민관 협력의 발걸음이 빨라지는 양상입니다. 특히 2035년 국산 혁신형 SMR 첫 준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경제성 확보는 물론, 직접전력구매계약(PPA) 허용과 선발주 제도 도입 등 초기 시장을 키울 정책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옵니다.
30일 국회에서 열린 ‘SMR 경쟁력 확보를 위한 토론회’에서 패널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30일 윤한홍, 최형두, 김종양, 이종욱, 허성무 국회의원과 경상남도, 창원시, 한국원자력산업협회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SMR 특별법으로 여는 AI 시대, 대한민국 SMR 경쟁력 확보를 위한 국회 토론회’를 개최하고 SMR 산업 활성화를 위한 후속 입법 방향을 논의했습니다.
박태철 혁신형소형모듈원자로기술개발사업단 사업기획실장은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설계 단순화를 통해 비용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라며 “결국 빨리 상용화하고 단가를 낮추는 소수 기업만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가장 앞서가는 뉴스케일의 경우도 기술적 완성도는 높으나 사업성은 아직 미검증 상태며, 캐나다에 가장 먼저 건설될 대형 원전 축소 모형인 BWRX-300 역시 경제성 지표는 발표하지 않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현재 국내에서 독자 개발 중인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는 증기 발생기와 냉각재 구동장치, 제어장치 등을 하나의 용기에 담는 ‘일체형 원자로’가 특징입니다. 사업단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500억원, 기후에너지환경부 1200억원의 예산을 포함해 총 4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바탕으로 2028년 표준설계인가를 획득하고, 산업체에 기술을 이관한 뒤 해산하는 일정을 밟게 됩니다. 박 실장은 “170메가와트(MWe)급 원자로 모듈 4개로 구성된 i-SMR은 지난 2월28일 인허가를 신청해 오늘 원자력안전위원회에 1차 질의 답변을 제출했으며 다음 달까지 2차 질의 140개에 대한 답변을 내기로 규제기관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SMR 경쟁력 확보를 위한 토론회’에서 권순엽 법무법인광장 국제업무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오는 9월 SMR 특별법 시행을 앞두고 제도 개선과 관련해 권순엽 법무법인 광장 국제업무대표는 “빅테크 기업들이 원전과 직접 전력구매계약(PPA)을 맺어 자금을 조달하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데이터센터 관련법상 SMR이 PPA 대상에서 제외돼 시장화에 제약이 크다”고 짚었습니다. 특별법이 ‘원자로 건설’에만 치중해 생태계 지원이나 초기 수요 확보에 대한 대책이 미흡하다는 설명입니다. 그는 “
삼성전자(005930) 스마트폰이 초기 국내 수요를 바탕으로 성장했듯 K-SMR도 초기 시장 확보를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안정적인 핵연료 확보 문제도 거론했습니다. 권 대표는 현재 미국조차 연간 농축우라늄 생산량이 1톤(t) 미만에 그쳐 핵연료 공급난을 겪고 있는 상황을 언급하며 “원자로에 넣을 핵연료 조달을 위해 정부가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외교적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유성원
두산에너빌리티(034020) 원자력상무는 2035년 SMR 상용화 목표 달성을 위해 ‘선발주’ 제도 도입이 가장 시급하다고 호소했습니다. 유 상무는 “대형 원전은 제작에 약 5년, 시공과 시운전에 4~5년이 걸려 상업 운전까지 최소 10년이 소요된다”며 “SMR은 대형 원전 기기를 모듈 공법으로 원자로 안에 모두 집어넣어야 해 공장 제작 기간이 훨씬 길어질 수밖에 없는 만큼 사전 제작에 들어갈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해야 한다”며 “산업특구 지정과 클러스터 조성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김동환 산업통상부 원전수출협력과장은 “2035년 우리의 기술이 상용화되는 시점에는 외국 기업들이 이미 시장을 선점한 상태일 것”이라며 “대안으로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후순위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입증된 기술과 탁월한 경제성을 바탕으로 향후 성숙한 시장까지 진출하기 위한 세부 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