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우 기자] K-방산 수출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그 성과가 중소기업에는 충분히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방산 중소·벤처기업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군 실증과 초도구매, 후속 양산을 통해 실제 매출을 만들고 정책금융과 민간투자까지 연결해야 한다는 제안입니다.
송영길·황명선 민주당 의원과 방산중소벤처기업협회, <뉴스토마토> K-정책금융연구소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박물관 내 국회체험실에서 '신안보 혁신기업 육성 대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토론회는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과 국방부, 중소벤처기업부, 방위사업청이 후원했습니다.
수출 늘어도 협력사 매출은 제자리…성과 확산 과제
전준범 국방부 국방인공지능기획국장은 기조발표에서 AI·무인체계·우주·사이버 등 민간 첨단기술이 안보 역량을 좌우하는 만큼, 국방이 신기술의 최초 수요자가 되고 군이 실증의 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절차와 규제, 제한적인 실증 기회로 좋은 기술이 전력화되지 못하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며 민·관·군의 지원을 당부했습니다.
김동범·최공영 한국국방연구원(KIDA) 박사는 발제에서 방산 수출 증가가 산업 전반의 성장으로 이어지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들은 "방산 수출의 81%가 대기업 중심으로 이뤄졌고 중소기업 비중은 4.3%에 불과하다"며 "대기업 수출이 협력기업의 매출과 수출로 얼마나 연결되는지 파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최공영 박사는 수출 무기체계별 협력업체 매출과 중소기업 수출 성과를 관리할 지표가 필요하다고 제안했습니다. 수출용 부품구성표(Export BOM)로 중소기업 참여를 파악하고, 이를 원가보상과 상생 인센티브에 연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수출은 완제품 일회성 판매에서 총수명주기관리(MRO)와 부품 공급, 성능개량을 포함한 장기 협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시했습니다. 최 박사는 "현지화를 글로벌 가치사슬에 장기 참여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되 핵심기술과 부가가치는 국내에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방사청·중기부, 실증부터 구매·투자까지 연결
박진아 방위사업청 방산정책과장은 AI·드론·자율무인체계 등 신기술의 발전 속도에 맞춰 획득체계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기존 제도의 일부 개선이 아니라 획득체계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며 군의 임무 제시, 기업의 기술 제안, 실사용 평가와 보완을 반복하는 체계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방위사업청은 신속시범사업이 실증 성공 후에도 별도 절차에 막혀 전력화되지 못하는 문제를 보완하고, 연구개발과 구매를 연계하는 한국형 OTA(기타거래권한) 방식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박 과장은 "연구개발(R&D) 지원에만 그치고 실제 수요가 나오지 않으면 기업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군 실증과 후속 구매를 통한 매출 창출을 강조했습니다.
정연호 중기부 신안보 혁신기업 육성 태스크포스(TF)장은 최대 5년간 100억원 규모의 OTA형 R&D를 통해 연구개발과 실증, 구매를 연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기업이 군 훈련 현장에서 데이터를 확보하고 성능을 검증하도록 하겠다"며 정부 조달 실적이 민간·해외시장 진출의 발판이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초기에는 정부가 100% 투자하는 '한국형 인큐텔'로 위험을 분담하고, 성장 단계에서는 모태펀드와 방산펀드로 민간 후속투자를 유도한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기술 전문 운용사인 '한국전략기술파트너스'를 통해 500억원 이상 대규모 투자까지 연결한다는 구상입니다.
"낙수효과 넘어 생태계 수출로…중소·벤처를 사업 주체로"
장원준 전북대 첨단방산학과 교수가 주재한 토의에서 심순형 산업연구원 방산TF 팀장은 체계기업 수출이 2022년 이후 중소기업의 영업이익과 단기순이익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쳤지만, 매출 확대와 설비 재투자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낙수효과는 존재하지만 수익성 개선에 국한돼 있다"며 원재료비·매입채무 증가에 따른 운전자금 부담을 줄이고, 방산 전문펀드와 설비투자·판로 지원을 단계별로 설계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윤성현 국방기술진흥연구소 방산진흥본부장은 드론 등 첨단 무기체계의 대량 생산과 안정적 조달을 위해 중소·벤처기업이 뒷받침하는 방산 생태계가 필수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중소·벤처기업을 지원 대상이 아니라 사업의 주체로 바라봐야 한다"며 군의 실제 구매를 늘리고, 수출도 부품·장비·MRO까지 넓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송영길 의원은 "방산 수출이 성장하고 있지만 성과는 여전히 일부 대기업에 집중돼 있다"며 "중소·벤처기업의 기술이 일방적으로 소외되거나 탈취되지 않고, 제대로 된 금융 지원을 바탕으로 건강한 방산 생태계를 이룰 수 있도록 국회가 뒷받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원준희 방산중소벤처기업협회장은 "방산 중소·벤처기업이 기술혁신 역량을 갖추고 공정한 경쟁 환경에서 성장해 해외시장과 글로벌 공급망에 진입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했습니다.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박물관 내 국회체험실에서 열린 '신안보 혁신기업 육성 대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지우 기자 jw@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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