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수출 호재에도 중기 '원자재·인증' 부담 발목
나프타 쇼크·고환율·선박운임 삼중고…비용 부담 6월부터 가시화
부자재 납기 지연…대기업 우선 공급에 중소브랜드 직격
8월 EU 포장재 규정·10월 인도네시아 할랄 인증 의무화
2026-05-28 16:37:50 2026-05-28 16:37:50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K-뷰티가 사상 최대 수출 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장의 중소 화장품 업체들이 체감하는 온도는 통계와 사뭇 다릅니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촉발된 나프타 가격 급등과 고환율이 맞물리면서 포장재 원가가 치솟고 있고 높아진 선박운임에 규제 대응 비용까지 더해져 비용 부담이 늘고 있습니다.
 
(이미지=챗GPT)
 
28일 중소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화려한 수출 실적과 달리 각종 비용 부담이 늘면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습니다. 화장품 수출은 역대 최고치를 거듭 경신하고 있지만 포장재와 원자재 비용이 급등하고 있습니다. 한 중소 화장품업체 부대표는 "부자재 업체로부터 최근 공문을 받았다"며 "용기 가격이 올라 6월부터 가격을 10~15% 인상한다는 내용이었다"고 전했습니다.
 
중소 화장품 업체들은 가격 인상보다 나프타 공급 차질로 인한 납기 지연이 더 문제라고 꼬집었습니다. 화장품 용기는 플라스틱 소재가 주를 이루고 잉크·접착제 등 인쇄·가공 재료 역시 나프타 기반 석유화학 제품이 다수입니다. 또 다른 화장품업체 대표는 "부자재 가격 인상보다 납기 지연이 더 문제"라며 "공급이 지연될 상황에 놓여서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납기 지연의 충격은 업체 규모에 따라 달라졌습니다. 부자재·용기 공급사들은 물량이 제한된 상황에서 대형 제조사와 브랜드사에 우선 납품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따라 중소 업체들의 경우 납기 차질이 더 크게 빚어지고 있습니다. 한 중소 화장품업체 부대표는 "큰 제조사들이나 브랜드사들은 문제가 없다. 성장하는 브랜드만 답답한 상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수출 성장세를 타고 막 규모를 키워가는 중소 브랜드들이 납기 지연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입니다.
 
고환율도 이중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수출 매출은 달러로 환산해 높아지지만 원재료를 달러로 수입하는 업체들은 조달 비용이 함께 뛰어오릅니다. 원재료를 해외에서 수입하는 중소 화장품 업체에는 수출 환차익보다 원재료 환손실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물류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해상 화물로 수출하는 업체들은 선박 운임에 붙는 프리미엄까지 부담해야 합니다. 이 역시 중동 전쟁 직격탄을 맞은 결과입니다. 미국과 유럽 수출이 빠르게 성장해 전체 지표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중동 전쟁으로 인한 선박 운임 급등과 컨테이너 부족 현상은 중소 업체에게 큰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규제 대응 비용도 한꺼번에 몰려들고 있습니다. 유럽 수출 기업들에는 오는 8월 유럽연합(EU ) 포장 및 포장폐기물 규정(PPWR)이 적용됩니다. 납, 카드뮴, 수은, 6가크롬 등 4대 중금속 관련 제한이 생기면서 중소기업들은 화장품 포장재에 관련 인증을 확보해야 합니다. 오는 10월부터는 인도네시아에 화장품을 수출하려면 할랄 인증을 받아야 합니다. 중소 화장품업체 관계자는 "돈이 없는 브랜드들에게 악재가 계속 생기고 있는 셈"이라며 "K-뷰티가 성장하면서 지원사업도 그에 맞게 변화해야 하는데 아직은 관행 때문에 제대로 따라오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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