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에 성장률 '2.0→2.6%'…금리, 연내 2차례 인상 시사
한은, 성장률 대폭 상향 조정…반도체가 중동 리스크 압도
매파적 금리 동결…점도표 절반이 6개월 뒤 금리 3% 전망
2026-05-28 17:28:24 2026-05-28 17:43:58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2.6%로 대폭 끌어올렸습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세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나고, 투자 확대와 양호한 소비 흐름이 뒷받침되면서 성장세가 크게 확대됐다는 판단입니다. 또 중동 전쟁에 따른 고유가 부담을 반영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2.2%에서 2.7%로 상향했습니다. 더불어 한은은 기준금리를 현 수준은 2.50%로 묶으면서도 하반기 금리 인상을 시사, 통화 긴축으로 기조 전환을 분명히 했습니다. 특히 금통위원 7명의 6개월 후 금리 전망을 반영한 점도표에서 '연 3.0%'에 점이 몰리면서 연 2회 인상도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반도체 업고 성장률도 '껑충'…"반도체 경기 내년까지 간다"
 
한국은행은 28일 '2026년 5월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2.6%로 0.6%포인트 상향 조정했습니다. 앞서 한은은 지난 2월 전망치에서도 기존 전망에서 0.6%포인트 올렸는데, 또다시 상향 조정한 것입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잠재성장률 약 1.8%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지난 2022년(2.7%)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 역시 기존 1.8%에서 2.1%로 올렸습니다.
 
한은의 전망치는 한국개발연구원(KDI·2.5%)보다 소폭 높고, 한국금융연구원(2.8%)보다는 낮은 수준입니다. 주요 투자은행(IB) 8곳이 지난달 말 내놓은 평균 전망치인 2.4%와 비교하면 높은 수준입니다. 또 중동 전쟁 초기인 지난 3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제시한 1.7%나 국제통화기금(IMF)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의 1.9%보다도 훨씬 높습니다.
 
한은이 성장률을 대폭 높인 배경에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수출 호조의 영향이 컸습니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예상보다 강한 반도체 경기와 정보기술(IT) 수출 확대가 성장률을 0.7%포인트 높이고, 정부 추경과 증시 호황도 성장률을 각각 0.2%포인트, 0.1%포인트씩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중동 전쟁은 올해 성장률을 0.4%포인트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반도체 수출 호조세는 내년 성장률까지 끌어올렸습니다. 한은은 반도체 사이클이 내년까지 강하게 지속될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신 총재는 "성장세가 상향 조정된 것은 일시적 흐름이 아니라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면서 "반도체가 단기간에 생산을 늘릴 수 있는 품목이 아니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반도체 사이클이) 상당히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중동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기존 2.2%에서 2.7%로 0.5%포인트 올렸습니다. 이는 2023년(3.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는 석유류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고, 시차를 두고 석유류 이외 품목으로 고유가 충격이 파급되면서 지난 2월 전망보다 크게 높은 2.7% 상승할 전망"이라고 밝혔습니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기존 2.0%에서 2.3%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금리 묶으면서도 매파색 짙어진 한은…금리 인상 '공식화'
 
아울러 한은은 이날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연 2.50%인 기준금리를 현행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지난해 7월 이후 여덟 차례 연속 동결 결정입니다.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물가 불안에도 금리를 현행 수준으로 묶은 것은 1500원대의 높은 환율과 중동 전쟁 불확실성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한은 금통위는 "중동 사태 전개와 파급 영향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만큼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추이와 성장,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판단"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한은은 기준금리를 묶으면서도 통화 긴축으로 기조 전환을 분명히 했습니다. 신 총재는 "향후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며 "금리 인상의 시기와 속도는 앞으로 입수되는 데이터를 토대로 물가 상승 압력의 확대 정도와 경기 흐름, 금융 안정 상황 등을 점검하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금통위 내부 여론도 이미 금리 인상 쪽으로 기운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이번 기준금리 결정에 대해 금통위원 7명 중 5명은 찬성했으나, 장용성·유상대 위원은 2.75%로 인상 소수의견을 냈습니다. 또 점도표에서도 지난 2월보다 금리 수준이 대폭 올랐습니다. 이번 점도표에서는 6개월 후 기준금리에 대해 3.25%에 2개의 점, 3%에 10개의 점, 2.75%에 7개의 점이 찍혔습니다. 2.50%로 유지될 것으로 본 의견은 2개 점에 그쳤습니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면서 이르면 7월 금리 인상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박준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인상 소수의견 2명, 점도표 중간값 3.0% 인상 시그널을 강하게 제시했다"며 "인상 속도가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기준금리 전망을 올해 7, 10월과 내년 1월 인상으로 수정한다"고 말했습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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