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선관위 강제수사 돌입…'투표용지 부족' 수사에 속도
경찰, 중앙선관위 등 7곳 압수수색
노태악 전 위원장 등 피의자 적시
"합수본 운영까지 신속 수사 진행"
2026-06-11 16:40:40 2026-06-11 17:00:14
[뉴스토마토 김백겸 기자]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수사 중인 경찰이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지역선거관리위원회 등을 대상으로 강제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검경 합동수사본부(합수본)가 구성됐지만, 아직 합수본이 본격 운영되기 전이어서 경찰이 먼저 수사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입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송파·서초·강남·광진·동작구 선거관리위원회 등 7곳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및 직무 유기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했습니다. 강제수사 돌입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지난 6·3 지방선거 본투표로부터 8일 만입니다. 
 
11일 오전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압수수색을 벌이는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복도에서 관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에 광역수사대 소속 경찰과 국가수사본부, 서울청 디지털포렌식 요원 등 100여명을 투입했습니다. 또 검경 합수본 소속 검사 3명과 수사관 등 10여명도 중앙선관위와 서울시선관위, 송파구선관위 등 3곳에 대한 압수수색에 참여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원인과 선관위의 대처 등 전반적인 경위를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중앙선관위의 노태악 전 위원장과 허철훈 전 사무총장, 각 지역선관위 위원장과 사무국장 등 총 10여명이 피의자로 적시된 걸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노태악 전 위원장과 허 전 사무총장은 지난 5일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겠다며 사의를 표명했지만 수사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노 전 위원장과 함께 경찰에 고발당한 민소영 송파구 선거관리위원장도 지난 9일 사임했습니다.
 
앞서 6·3 지방선거 본투표 당일인 지난 3일 서울 송파·강남·광진구 등 14개 투표소를 비롯한 전국 91개 투표소에선 투표용지가 부족한 일이 벌어졌고, 투표소에 온 시민들이 투표를 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이에 시민단체인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지난 4일 선관위가 국민의 참정권을 침해하고, 투표용지를 축소 인쇄해 비용을 빼돌렸다며 직무유기, 업무상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노 전 위원장 등을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경찰은 고발을 접수하자마자 수사에 착수, 선거 종사자들의 대화방을 확보하고, 선거 사무 공무원과 투표하지 못한 유권자, 투표용지 인쇄업체 관계자 등을 상대로 조사하는 등 기초수사를 진행했습니다. 지난 8일에는 선관위를 고발한 서민민생대책위원회를 상대로 고발인 조사를 진행했으며, 9일에는 각급 선관위 관계자들에게 출석을 요구하고 조사 일정 조율에 들어가는 등 수사 속도를 올리고 있습니다.
 
전날인 10일에는 서울동부지법이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일어난 잠실7동 제2투표소 우성아파트 경로당을 찾아 현장검증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검증 대상인 투표용지 보관 상자와 포장재가 이미 폐기돼 검증이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선관위는 해당 보관 상자가 법적 보관 대상이 아니라 통상 절차에 따라 폐기됐으며, 증거보전 결정문은 폐기 업체가 물품을 수거한 이후 송달됐다는 입장입니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투표용지 인쇄 계획서와 회의록, 예산서, 지방선거 관련 CD 등을 확보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또 각 지역 선관위 간부 등 직원들 PC에 6·3 지방선거와 관련이 있는 자료가 있는지 포렌식 분석도 진행한 걸로 전해집니다.
 
이후 수사는 본격적으로 가동될 검경 합수본이 이어받을 방침입니다. 검찰과 경찰은 지난 9일 서울중앙지검에 합수본을 설치했으며, 합수본은 검사 12명과 경찰 15명 등 총 27명 규모로 구성됐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일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진상규명을 위해 검경 합동수사본부 구성을 지시한 데 따른 것입니다. 
 
합수본은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서 선관위 공무원들의 고의성 여부와 투표용지 인쇄 비용을 빼돌렸는지 여부 등을 수사할 걸로 보입니다. 아울러 경찰은 합수본 운영까지 기다리지 않고 자체 수사 계속 진행한다는 입장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합수본이 본격 운영될 때까지 적법 절차에 따라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전했습니다.
 
한편, 경찰은 일주일째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개표소 앞에서 이어지고 있는 보수단체 시위에 대해 과격 행동이 발생할 경우 적극 대응할 방침입니다. 이날 서울 송파경찰서장은 과격한 행동으로 폭행이 발생할 경우 현장 책임자가 경찰력을 동원해 이격 조치하고, 검거 등 적극 대응하라고 일선에 주문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송파서장은 최근 지병 악화를 이유로 사의를 표명한 상태입니다.
 
김백겸 기자 kb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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